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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속내는 항상 약(弱)달러...연말 원달러 환율 900원대 예상

홍익희  세종대 교수

연말 원달러 환율 900원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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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조선DB]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는 달러가치 하락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우리 원화 가치는 높아져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것이다. 지난해 초 1,20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1월 14일에는 1058원까지 떨어졌었다.
 
지난해 초 103까지 치솟았던 달러 가치 곧 ‘달러 인덱스’(주요 6개 통화대비 지수)가 최근 1월 27일에는 88.27까지 떨어졌다. 1년 사이에 달러 가치가 14.3%나 절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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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80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달러 인덱스는 항상 80에 수렴하곤 했다. 달러인덱스 80은 일종의 달러가 평소 지향하는 기준선인 셈이다. 
 
이것이 빈말이 아닌 게 며칠 전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은 약달러를 원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공개적으로 했다. 이런 직설적 어법은 미국의 재무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는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럼에도 그는 속내를 드러내어 대놓고 약달러를 원한다고 했다. 사실 이것은 월가의 바람이자 미국 경제 지도층의 속내이기도 하다. 그가 대변했을 뿐이다. 
 
므누신의 발언은 달러 약세를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수출 증대를 통해 고용 창출을 노린다는 트럼프의 정책 기조에도 부합한다. 그러나 므누신 발언이 지나쳤다고 느꼈는지 평소 약달러를 주장했던 트럼프가 느닷없이 ‘나는 강달러를 지지한다.’고 외쳤다. 한 편의 코메디를 보는 느낌이다.
 
미국의 속내는 항상 약달러 
 
미국은 겉으로는 강달러를 외쳐도 속내는 항상 약달러였다. 달러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저 깊숙한 속내는 시종일관 ‘약달러 정책’이었다. 그래야 경기가 살아나고 빚 탕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의 환율정책 역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은 약달러 정책을 지향하면서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위상을 지키기 위해 동시에 강달러를 지지한다. 강달러란 돈의 실질가치가 높아서가 아니라 국제 결재통화로서 강한 지배력을 뜻한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대외적으로는 강달러를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미국은 국내 재정정책상의 약달러 정책과 국제 기축통화로서의 강달러 정책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 모순된 딜레마를 가능한 눈치 채지 못하도록 끌고 나가는 과정이 ‘교묘한 달러 곡예의 역사’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고 경기가 좋아지자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하고 있다. 그 통에 애꿎게 혼나는 게 이머징 국가들이다. 이번에는 그 가운데서도 우리나라가 표적이 되고 있다.
 
달러 가치 등락에 가장 큰 영향 받는 원화 환율 
 
우리 원화는 1990년에 시장평균 환율제도를 도입했다. 곧 원화 환율이 외환시장에서의 수요, 공급에 따라 시장기능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 뒤 1997년 12월 16일부터는 상하 10% 이내로 제한되었던 은행 간 환율의 1일 변동범위 마저 아예 폐지했다. 이로써 원화 환율이 완전히 시장기능에 맡겨지게 되었다. 이른바 자유변동 환율제이다. 
 
그럼에도 사실상 우리 원화 가치는 달러 가치의 등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달러 인덱스 하락세로 어제 원달러 환율은 1,065원이었다. 앞으로 달러 가치가 7%만 더 떨어지면 우리 원화는 900원대로 진입할 확률이 크다.
 
매파로 구성되는 연준 
 
여기에 미국 연준 이사들이 금리인상에 공격적인 매파 일색으로 바뀌고 있다. 금번 연준의 3 거두 곧 의장, 부의장, 뉴욕연준총재를 비롯해 8명이 한꺼번에 바뀐다. 지금까지 연준은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해 이사들이 교체 된다고 해도 고작 1~2명이었는데, 이번에는 투표권을 가진 이사의 반 이상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것이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게다가 교체되는 인물들 대부분이 금리인상파들이다. 
 
2월에 취임하는 ‘제롬 파월’ 연준 차기의장을 비롯해 재무부 차관보 출신 ‘랜더 퀼스’, 멜론대 교수 출신 ‘마빈 굿프렌드’, 윤번제로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위원을 맡게 되는 5명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 모두 매파 일색이다. 
 
원래 현직 대통령은 자기 임기 중 금리가 인상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달가워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싫어한다. 경기가 위축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연준 수뇌부를 매파 일색으로 바꾸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여하튼 미 연준의 올해 3회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상반기부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이 나타나고 이에 따른 자본유출이 우려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우리 보다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처럼 원·달러 환율이 계속 내려가면 환차익을 노리는 해외 자본의 국내 유입세를 확대시켜 우리는 한숨 돌릴 수도 있다.
 
달러는 금리가 올라도 강세로 가지 않는다 
 
그럼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면 달러는 다시 강세로 돌아서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서 보아야할 것은 달러에 대해서만은 이제는 교과서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곧 달러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통화선물을 주도하는 월가의 헤지펀드가 그렇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유럽 등의 다른 통화들도 경기가 살아나 강세로 가고 있기 때문에 달러 인덱스 하락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는 달러의 금리인상에 동조하거나 부동산투기를 잡겠다고 금리를 올린다면 원화 강세에 기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 우리 원화는 금리가 인상되면 교과서대로 강세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무역흑자와 경상수지흑자 
 
여기에 우리의 대규모 무역흑자로 인한 경상수지흑자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경상수지흑자 규모는 810억 달러로 GDP 대비 7%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3대 요건의 하나인 3%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로 원화 절상압력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올해에도 반도체 등 수출호조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협박으로 인해 우리 원·달러 환율이 슬슬 끌려 내려지고 있는 것이다. 북핵 같은 돌발 사태만 없다면 원·달러 환율이 연말 90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 
 
여기에 위안화 절상 속도가 가파른 것도 우리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안화는 올해 1월 들어 지금까지 달러화에 대해 3%가량 올랐다. 이는 1980년 4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환율에 대한 인식 바꿔야 
 
수출지상주의 시절에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애국이고 하락은 매국이었다. 적어도 경제관료들의 머리는 그렇게 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업체에게는 분명 부담이지만, 일반 서민에게는 물가상승 걱정을 덜어주며 심지어는 수입물가 하락으로 전반적인 물가 인하효과를 가져다준다. 이제는 서민 편에서 환율을 바라보아야 한다. 
 
수출업체는 원고에 맞서 각오를 단디하고 전략을 짜내 대비해야 하며 외환당국은 옛날처럼 섣불리 환율시장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입력 : 2018.01.30 | 조회 : 28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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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의 세상만사

서울고와 외대 스페인어과를 나와 1978년 KOTRA 입사하다. 이후 보고타, 상파울루, 마드리드무역관 근무를 거쳐, 경남무역관장, 뉴욕무역관부관장, 파나마무역관장, 멕시코무역관장, 마드리드무역관장, 밀라노무역관장을 역임하고 2010년 정년퇴직했다. 배재대학에서 서비스산업의 역사와 미래’, 유대인의 창의성’, 기업가 정신’을 가르친 바 있으며 현재는 세종대학에서 유대인의 창의성과 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32년간 수출전선 곳곳에서 유대인들과 부딪치며 그들의 장단점을 눈여겨보았다. 우리 민족의 앞날도 제조업 보다는 그들이 주도하는 서비스산업에 있다고 보고 그는 10년 전부터 유대인 경제사에 천착해 아브라함에서부터 현대의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궤적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경제사 시리즈 10권을 썼다. 그 축약본 유대인 이야기가 2013년 초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예스24 네티즌 투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듬해 출간한 세 종교 이야기 역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2년 연속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또 같은 해 화폐금융시리즈 곧 달러 이야기,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를 동시 출간했다. 최근에는 세상을 바꾼 다섯가지 상품이야기를 펴냈다. 그는 종이책 이외에도 금융산업 등 각종 서비스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한민족 이야기 등 103권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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