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yucon 2014’ 개막식에서 네덜란드 젊은이들이 K팝 댄스를 선보였다.
‘Hallyucon 2014’ 개막식에서 네덜란드 젊은이들이 K팝 댄스를 선보였다.

지난 10월 18일 오전 10시30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드 메어파르트 컨벤션센터. 한복에 고무신을 차려 신은 내가 무대에 오르자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다. 350여명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마치 한류스타라도 된 것 같았다. 평범한 한국의 아줌마도 이렇게 환영을 받는데 K팝 스타들이 이곳에 오면 어떤 대접을 받을지 상상이 갔다.

내가 서울에서 네덜란드까지 날아간 이유는 네덜란드의 자생한류단체인 ‘한류콘’이 주최한 ‘Hallyucon 2014’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Hallyucon 2014’는 일종의 한국문화 축제로 올해 처음 열렸다. K팝 공연은 수없이 많았지만 한국 문화 전반을 알리는 종합 한류 컨벤션으로는 유럽 최초이다. 나는 ‘Hallyucon 2014’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한식 프레젠테이션 진행을 맡았다.

‘한류콘’은 한국 문화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네덜란드 젊은이들이 만든 단체이다. 이들은 K팝이 한류의 전부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나 연예기획사가 아닌 외국의 민간단체가 주최가 돼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젊은 한류팬들이 마련한 작은 행사겠거니 생각했던 나는 현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 문화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진지하고 한류를 알고 싶어하는 열정도 뜨거웠다. 서울의 코엑스 정도 되는 대형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 규모도 대단했다. 그들은 “한국은 세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다. 한국 문화는 대단히 세련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공부한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았다. 한국 음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참석한 내가 오히려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많았다.

행사장 입장객은 총 550여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이었다.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유럽의 인근 국가에서 원정을 온 한류팬도 많았다. 더구나 이들은 자기 지갑을 열어 입장료를 내고 참가했다. 1인당 30유로(약 4만원)인 입장권은 매진됐다. ‘선착순 30명에 20유로’를 내건 프로모션 입장권은 지난 8월 눈 깜짝할 사이에 팔려나갔다고 한다. 입장권이 안 팔리면 어쩌나 싶던 ‘한류콘’의 걱정은 기우였다. 한류콘의 임원인 데보라 멜렌베르그(21·대학생)는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덴마크, 독일, 노르웨이 등에서 행사 참여 문의가 쏟아졌다. 행사가 하루만 진행되다 보니 참석을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K팝 세대인 10~20대뿐만 아니라 40대 이상도 많았다. ‘도대체 한국 문화가 어떤 것이기에 아이들이 한류에 빠졌나 궁금해서’ 참가한 부모도 많다고 했다. 암스테르담에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랠리스타드에서 왔다는 한 여대생은 한복을 입고 머리에 비녀까지 꽂고 나타나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최지아 대표(오른쪽)가 진행한 한식 프레젠테이션 행사.
최지아 대표(오른쪽)가 진행한 한식 프레젠테이션 행사.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네덜란드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내외의 한국 방문(11월 2~5일)이 예정돼 있어 한국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 보였다. 이날 행사 소식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터그램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올려졌다. 소식이 올려지자마자 페이스북에는 순식간에 1500여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한류콘 외에 유럽에 있는 4~5개의 한류 커뮤니티들이 서로 연계돼 있어 ‘Hallyucon 2014’ 소식이 SNS를 타고 지구촌을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드라마에서 시작한 ‘한류 1.0’은, K팝으로 대변되는 ‘한류 2.0 시대’를 거쳐, 이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된 ‘한류 3.0 시대’로 진화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지켜본 네덜란드발(發) ‘한류 3.0’의 바람은 뜨겁고 강력했다.

‘한류콘’은 엘크 그뢰넨디크(33·육가공 품질보증사), 아나타샤 그라프(22·대학 조교), 나타샤 반 니펜베르그(22·LG전자) 등 한국을 사랑하는 5명의 네덜란드 젊은이가 지난해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이들 모두 한국 사랑의 시작은 K팝이었다. 아나타샤와 나타샤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도 왔었고 나타샤는 한국 기업에 취업까지 했다. 이들은 2010년 K팝 팬미팅에서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락을 주고받던 이들은 함께 일본 문화 컨벤션인 ‘아니메콘(Animecon)’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난 후 한식당에 모여 앉았다. ‘왜 한국에 관련된 행사는 없을까’라는 아쉬움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라도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결론까지 이르게 됐다. 그로부터 협회를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뢰넨디크 회장은 “유럽에 K팝 팬과 한류 팬이 많은데 그들이 한국의 대중음악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에게 K팝 말고도 얼마나 다양하고 멋진 한국 문화가 있는지 알리고 싶었다. 우리 전 세대는 일본이나 젠(선(禪)의 일본식 발음) 스타일과 같은 일본 문화에 관심이 높았지만 이제는 K팝을 접하기가 더 쉽고 한국 문화가 더 세련되고 트렌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네덜란드에 한국 문화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류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류콘은 설립 멤버 5명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 스태프 등 30여명이 운영을 돕고 있다. 그동안 헤이그에 있는 이준 평화뮤지엄 투어, 한류캠프를 개최했고 극장을 통째로 빌려 한국 영화를 관람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들이 처음 ‘Hallyucon 2014’를 계획했을 때는 행사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회계를 담당하고 있는 나타샤 니펜베르그는 “한류팬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유료 행사에 몇 명이나 참가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게다가 K팝 공연이 아닌 한국 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행사는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 정부를 비롯해 행사에 참여해준 업체들에 우리를 알리는 것만 해도 큰 성과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예상을 뛰어넘은 행사의 성공에 흥분해 있었다. 행사 비용은 입장료 수입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가장 지출이 많은 장소 대여료 1만2000유로 중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2000유로를 거들어줬다. 또 한국 외교부에서 ‘한식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후원했다. 그뢰넨디크 회장은 “내년에는 행사 기간을 2~3일로 늘려 프로그램도 다양화하고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2개의 대형홀에 설치된 10개의 부스에서 다양한 한국 문화가 소개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기놀이 방, 한복을 입어보고 촬영하는 방, 노래방에서부터 한국어 초급 강의,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및 워크숍, 한국 유학 설명회가 열렸다.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대사 이기철)에서는 한국 홍보관을 마련하고 한국의 발전과 문화를 알리는 영상 상영과 함께 한국 관광안내 지도를 제공했다.

개막식은 컨벤션센터에서 가장 큰 홀인 레드홀에서 열렸다. 네덜란드 학생들이 K팝 댄스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잠시 후 사회자가 올해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와 네덜란드 MH17 항공기의 우크라이나 상공 추락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1분간의 침묵’을 제안해 참석자 모두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에서는 최종호 공사참사관이 참석해 감사말을 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행사장에는 입장객이 몰려들면서 혼잡해졌다. 특히 한복입기 체험관 앞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궁중한복, 드레스한복 등 한류콘 측에서 마련한 다양한 한복들을 입어보고 촬영을 하면서 즐거워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인 행사 중 하나는 공기놀이였다. 이날 행사 프로그램은 모두 한류콘 운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 대표 문화로 선정한 것들이어서 공기놀이가 포함된 것이 흥미로웠다. 어설픈 손놀림으로 공기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제치고 내가 왕년의 실력을 발휘해 공깃돌 채어잡기를 하자 “와~” 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한국 홍보관 앞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홍보관 영상을 통해 소개된 서울의 야경, 제주도 등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한국 관광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사관 측에서 준비한 관광홍보 책자는 행사가 끝나기 전에 일찌감치 동이 났다. 암스테르담에 사는 여대생 아나타샤(21)는 “한국은 도시가 예쁘고 세련된 것 같다. 전통적인가 하면 현대적인 면도 있고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영상을 보니 한국에 더 가고 싶다”고 했다. 특히 아나타샤는 “한국이 세계의 뷰티산업을 선도하고 있다고 들었다. BB크림도 한국이 세계에 유행을 시켰지 않았느냐”면서 한국 화장품과 한국 여성들의 패션 센스를 어찌나 칭찬하던지 형편없는 내 화장이 미안할 지경이었다.

태권도 시범자는 한국인이 아닌 네덜란드 학생 마토 맨더슬롯(19)군이었다. 마토는 런던대학에서 그리스 문화를 전공하고 있다. 마토가 태권도를 배우게 된 사연이 매우 흥미로웠다. 마토가 너무 내성적인 것을 걱정한 그의 어머니는 그가 7살 때 태권도를 배우게 했다. 예의범절을 먼저 가르치고 그 다음에 겨루기와 싸우기를 가르치는 태권도의 정신이 마음에 들어서였다고 한다. 유단자 자격인 검은띠를 받으려면 한국 국기원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행 비행기표 값이 만만치 않았다. 마토는 고민 끝에 SNS에 “나의 미래에 투자해 달라”면서 자신이 태권도를 배우게 된 사연을 올렸다. 사람들로부터 펀딩에 성공한 마토는 한국 왕복 비행기표를 살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음식도 한류팬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한국대사관에서 한류콘 측에 후원을 약속하면서 “어떤 행사를 지원해 주면 좋겠냐”고 물으니 한식을 꼽았다고 한다. 오전과 오후 두 번에 걸쳐 진행한 ‘한식 프레젠테이션(K-Food)’ 행사는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이 한국 음식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김치였다. 치즈 등 발효음식에 대해 익숙한 그들이지만 채소를 발효해 먹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한식을 알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한식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음식보다는 김치에 담긴 멋과 스토리, 그 안에 담긴 한국 문화를 전달하는 것이 먼저였다.

슬라이드를 통해 한국의 자연과 고급스러운 김치 사진을 보여주고 한국의 지역음식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한국에는 김치냉장고가 따로 있다는 소개와 함께 가수 싸이가 광고하는 냉장고 사진을 보여주자 관객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김장 문화를 소개하면서 “한국에서는 서로 도와주는 김장 품앗이가 있다” “직장에 김치 보너스가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김치 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하자 대단히 흥미로워했다. 김치를 담글 줄도 모르면서 “한국에 가서 김치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처음엔 내 한복에만 관심을 갖던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를 경청했다.

태권도 유단자 마토 맨더슬롯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태권도 유단자 마토 맨더슬롯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치 시연과 함께 공개질문 시간을 마련하자 관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류 하면 K팝만 알고 있었는데 한국 문화에 대해 폭넓게 알게 됐다. 한국 문화를 어디서 더 공부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세대별로 질문의 내용이 달랐다. 나이 든 관객들은 한국 하면 분단국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북한 사람들도 김치를 먹느냐” “남북한의 음식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하는 반면 10~20대는 “김치 마스터셰프가 되고 싶다” “코리안 바비큐셰프가 되고 싶은데 한국에 교육 프로그램이 있느냐” 등 꿈에 대한 질문을 주로 했다.

질문 공세는 예정된 시간이 30여분 지나도록 이어졌다. 행사가 끝나고도 큰 항아리와 배추를 쌓아 놓은 포토존 앞으로 몰려와 나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며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들은 내 한복을 보고 “아름답다” “섹시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한복을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물었다. 고무신을 보고는 네덜란드 전통신발과 비슷한데 훨씬 날렵하고 섹시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한국 동포가 운영하는 한식당 ‘한국관’과 ‘미스터 밥’의 도움을 받아 마련한 김치김밥과 식혜 음료는 300~400인분을 준비했는데도 “더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 부족했다. 김치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 보였다. 단지 반찬 문화가 없다 보니 김치를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헷갈리는 것 같았다. 김치를 먹으려면 어떤 식으로 먹는 게 좋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식이나 한류를 들고 외국인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에도 나는 한식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초청으로 네덜란드를 방문했었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벨기에, 프랑스, 독일인 셰프 28명이 마련한 한식 세미나였다. 미슐랭 스타 셰프들을 포함해 유럽의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음식업계 리더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틀간 열린 세미나에서 그들은 한국의 발효음식인 김치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고 왜 바비큐가 발달했는지도 궁금해 했다. 셰프들은 내가 시연한 비빔밥, 바비큐 등을 자신들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중 한국에도 방문한 적이 있는 네덜란드의 미슐랭 스타 식당인 ‘샘 하운드 플레이스’의 모시크 로스 셰프는 한국에서 가져간 새우젓 등으로 김치를 담가 김치만두처럼 만든 요리를 메뉴에 추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행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유학설명회에 참석한 유학원 사장 은미 포스트마가 명함을 건네더니 인사를 했다. 한국인 입양아로 돌도 되기 전에 네덜란드로 보내졌다는 그는 “한류 덕분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예전에는 미국 쪽으로 가고 싶어하는 학생이 많았는데 요즘엔 한국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온다. 한류 덕분에 사업이 잘되고 있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특별하게 관객들의 관심을 모은 참석자가 있었다. 토크쇼에 초청된 스타블로거로 한국에 살면서 잇유어김치닷컴(eatyourkimchi.com)을 운영하는 사이먼과 마티나 부부였다. 캐나다인으로 5년 전 한국에 영어강사로 왔다가 아예 한국에 자리 잡고 살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면서 한국 문화 전도사가 됐다. 외국 한류팬 사이에선 스타가 된 이들이 한류콘의 소식을 듣고 먼저 참석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한국을 동경하는 네덜란드의 한류팬들에게 사이먼과 마티나 부부는 부러운 모델인 듯했다. 부부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당신들처럼 한국에 가서 살아보고 싶은데 어떻게 정착해야 하느냐.”

“네덜란드인으로서 한국에 살면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 사람들은 K팝 스타들처럼 다들 멋있게 생겼느냐.”

“K팝이 요즘 따라할 만한 댄스가 없는데 한국에서 가장 핫한 춤은 뭐냐.”

“한국인들이 외국인에게 배타적이진 않느냐.”

질문의 내용은 다양했다. 그들은 한국의 소식과 트렌드에 굉장히 목말라했고 한국을 “다이내믹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한류콘 임원인 나타샤 반 니펜베르그는 “어른을 존중하는 문화가 신기하고 좋아 보인다. 네덜란드는 철저한 개인주의인데 한국의 집단주의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조직의 일원이 되면 자신의 가치를 조직에 맞추는 것도 우리와는 다르다. 이렇게 다른 문화가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알수록 재미있다”고 말했다. 나이 든 세대에게 가난한 분단국이었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 ‘잘살고 세련된 나라’로 달라져 있었다. 한국의 위상은 짧은 시간에 많이 높아져 있었다. 일본 문화는 1980년대 한류보다 더 작은 규모에서 시작해 유럽에서 붐을 일으키고 일본에 대한 국가 호감도도 높여줬다. 머나먼 나라 네덜란드에서 파란 눈의 젊은이들이 불을 지핀 한류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문화를 넘어 어떻게 경제적 효과로 연결시킬지의 고민은 이제 우리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지아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 대표, 한국컬리너리투어리즘협회장,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유망서비스 관광TF위원

최지아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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