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인 2013년 7월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 중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 미사일이 등장했다. ⓒphoto 조선중앙통신
북한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인 2013년 7월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 중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 미사일이 등장했다. ⓒphoto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번째 핵실험으로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4번째 핵실험을 자제할 터이니 연례적인 한·미 연합 훈련인 키리졸브(Key Resolve) 훈련을 중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이 가져올 파장은 무엇이고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 심각한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현재 북한의 핵무기 발달 수준이 어느 정도에 도달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다. 그 사실은 3차에 걸친 핵실험으로 증명되었다. 2006년 북한 최초의 핵실험은 과연 폭발물이 핵폭탄이 맞는지를 의심해야 할 정도로 그 폭발력이 미약했다. 핵실험 지역 상공의 공기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는 사실로 핵폭발이 분명하다고 판단되었다. 2009년에 단행된 두 번째 핵실험은 북한이 히로시마급의 폭발력을 가지는 핵폭탄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다만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실용성이 있는 핵폭탄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 전,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 퇴임 2주 전인 2013년 2월 12일 행한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북한의 핵폭탄이 폭발력은 유지한 채 그 규모가 대단히 작아졌음을 과시했다. 아직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작아진 것은 아니지만 북한은 곧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지고(小型化) 가벼워진(輕量化) 핵폭탄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핵폭탄을 소형화·경량화하면 북한은 기존의 미사일에 핵탄두(nuclear warhead)를 장착할 수 있게 된다. 즉 북한은 자신이 공격하기 원하는 한국, 일본 등의 표적을 핵으로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완비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미 북한의 각종 미사일들은 대한민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으며 일본은 물론 미국의 서부까지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폭탄을 소형화·경량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핵폭발 실험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런데 북한은 2013년 2월 이후 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제4차 핵실험을 단행하지는 않은 상태다. 4차 핵실험이 초래할 국제정치적 파탄 상태를 우려해서, 혹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서 4차 핵실험을 단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4차 핵실험을 통해서 북한이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 및 미국의 일부를 핵폭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자 할 것이다.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의 투사 중량(Throw weight·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폭탄 무게의 한계)보다 가벼운 핵폭탄을 만드는 날, 북한의 각종 미사일에는 그 미사일의 투사중량에 부합하는 핵폭탄이 장착될 것이다.

핵폭탄은 그 자체로만은 의미가 없다. 미사일에 장착되거나 혹은 폭격기에 탑재 가능한 상태가 되어 상대방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야 의미가 있다. 핵폭탄과 그 운반 수단이 완벽하게 결합되는 상황을 우리는 ‘핵무기 체계(Nuclear Weapons System)’가 완성된 상황이라고 부른다. 북한은 핵보유국이 틀림없지만 아직 핵무기 체계를 완비하지는 못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게 될 것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는 상황은 마치 은행 강도가 들고 있는 총에 ‘총알’이 장전되어 있다는 사실을 은행원들에게 확신시키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에 비유할 수 있겠다. 북한이 들고 있는 총(핵무기)은 진짜다. 다만 그 총에 총알이 있느냐(즉 미사일에 장착되어 북한이 원하는 대한민국 내의 표적을 강타할 수 있느냐)가 아직 불확실할 뿐이다.

지금까지는 북한이 정말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 3차 핵실험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의 핵폭탄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에 장착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컸다. 그래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우리는 그 위협이 진짜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북한이 그 무겁고 큰 핵폭탄을 원하는 표적에 투하시킬 수 있는 능력을 아직 갖추기 이전이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북한은 아직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북한이 아직 그런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더 이상 NCND, 즉 핵폭탄이 있다고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을 단계는 지났다. 북한은 이제 대한민국과, 북한이 적으로 생각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 확실한 핵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 즉 ‘핵무기 체계’를 완성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야 할 때가 되었다. 4차 핵실험은 바로 그러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온갖 역경을 뚫고 드디어 핵무기 체계를 보유하는 데 성공한 북한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핵무기 체계를 보유한 북한은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다양한 전술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을 가지고 놀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이상 북한은 직접적인 무력 도발을 자제해 오고 있었다. 한국군의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무기 체계를 확보한 북한은 대담한 무력 도발을 감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핵무기 체계를 갖춘 북한은 대한민국에 경제 지원을 요청할 것이다. 한국의 경제 지원이 성에 차지 않거나 혹은 남북관계가 자기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북한은 국지적 도발을 단행할 것이다. 예로서 한·미 양국이 북한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연합 훈련을 단행하는 경우, 훈련이 끝난 직후 북한은 대한민국의 일부를 무력 공격하는 만용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연평도 포격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 천안함 공격 같은 도발이 될 수도 있다. 1960년대 말엽처럼 대한민국에 게릴라를 침투시키는 형식의 도발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럴 때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갖추기 이전인 2010년 3월과 11월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에 대해 ‘더 큰 전쟁’을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 적극적인 보복을 단행하지 못했다. 그런데 핵무기 체계를 완성한 북한이 일으키는 도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우선 국민과 정치가들이 반대할 것이다. 핵무장한 북한과 어떻게 대규모의 전쟁을 벌일 수 있느냐며 대한민국 국군의 자제를 요청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이 같은 파탄 상황을 만들었다며 정책결정자들을 비난할 것이다.

핵무기 체계를 완비한 북한은 한국의 응징 보복을 우려하지 않은 채, 각종 도발을 자행할 수 있을 것이며 겁에 질린 대한민국으로부터 원하는 바를 마음껏 뜯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고생한 것이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핵무기는 사용하기 위해 만드는 무기가 아니다. 사용하겠다고 협박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보유하는 무기다. 핵무기는 진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데서 그 효용성을 발휘하는 무기다. 물론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장난감 총 혹은 총알이 없는 총에 영원히 속을 상대방은 없다. 그러나 총알이 장전된 진짜 총을 들고 있는 강도에게 대들 방법은 없다. 강도의 1차적 목적은 돈을 빼앗는 것이지 살인 그 자체가 아니다.

북한은 서울 혹은 대한민국을 핵공격해서 전멸시키기 위해 핵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 핵공격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핵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대한민국을 위협함으로써 대한민국으로부터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해 핵을 보유하는 것이다. 핵무장을 완비한 북한은 온갖 수단으로, 예컨대 심리전, 게릴라전, 테러 혹은 소규모 정규전으로 대한민국을 골탕먹일 것이다. 핵무장을 완비한 북한과 전면전을 펼칠 수 없는 대한민국은 속절없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전쟁하지 않은 채로 대한민국을 자신이 가져가는 것, 즉 북한 주도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원론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보유하는 상황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는 것이다. 4차 핵실험을 막아야 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더 이상 수수방관하며 보고 있으면 안 된다. 북한이 그토록 자주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유는 대한민국과 미국에 분노해서가 아니라 핵무기 체계를 빨리 완성시키기 위해서다. 핵실험을 하기 어려운 처지의 북한은 미사일의 능력을 개량함으로써 핵무기 체계의 완성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핵실험을 통해 더 작은 폭탄을 개발하기 어려운 북한은 더 큰 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저토록 열심히 미사일을 쏴 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선 핵전략 이론은 다른 종류의 전략 이론과는 달리 ‘전쟁의 경험’에 의거해서 만들어지거나 축적된 이론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핵전략은 그 대부분이 전쟁을 해본 장군들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민간인 국제정치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체계가 완성되는 날, 우리는 더 이상 북한과 ‘전쟁을 할 각오’를 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북한은 마음 놓고 다양한 전략·전술적 차원에서 대남 도발을 감행할 수 있게 된다. 핵무기 체계를 완성한 북한과 그렇지 않은 한국은 전략적으로 완전한 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한국이 비핵 재래식 전력에서 우세하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하게 되면 북한이 후회하게 될 정도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함으로써 북한의 행동을 ‘자제’시켜 왔다. 이를 학자들은 재래식 전쟁 억지(conventional deterrence)라 부른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게 되면 우리는 핵공격을 감당해 낼 수 없는 한 이 같은 전략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다. 북한을 후회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파멸될 수 있는 상황을 감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의 핵무기 체계 완성을 막지 못했다면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대응책을 수립해야 할 것인가? 최근 북한의 핵무기를 ‘막겠다’는 대단히 위험한 생각들이 개진되고 있음을 느낀다.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핵공격을 막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니다. 핵전쟁은 아직 누구도 해보지 않은 전쟁이며 핵무기를 다른 수단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미국 같은 나라가 최근 미사일 방어체계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사일 방어체계가 적의 미사일 공격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이미 미국의 핵 공격력이 충분할 정도로 갖추어져 있어 핵 억지(nuclear deterrence) 상태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의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이를 막을 능력까지 갖추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최근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킬 체인(Kill Chain)이라는 개념이 있다. 북한이 우리나라를 핵 공격할 ‘조짐’이 보일 경우, 우리가 먼저 공격해서 북한의 핵무기를 무력화시킨다는 방어 개념이다. 기왕의 핵 전략과 본질적으로 다른 상상력에 의거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킬 체인 개념은 핵무장한 북한과 전쟁을, 그것도 우리가 선제공격함으로써 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황당하다.

우선 북한이 ‘핵공격할 조짐을 보이면’이라는 가설이 허망하다. 북한의 핵전략은 핵공격을 통해 대한민국을 절멸시키는 데 있지 않다. 그래서 북한은 사용하겠다고 협박은 하겠지만 결코 진짜 핵공격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북한의 목표는 대한민국을 통째로 가져가는 것이지 대한민국을 죽이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그 ‘조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100%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백보 양보해서 북한이 대한민국을 핵공격할 ‘조짐’을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치자. 그때 우리는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해 선제공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선제공격을 함으로써 북한의 모든 핵폭탄을 하나도 남김없이 100% 제거할 수 있을까? 북한이 핵폭탄과 미사일을 우리의 선제공격력에 의해 100% 요격당할 정도로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한국의 킬 체인 공격에 의해 보유하고 있었던 100발의 핵폭탄 중 99발이 파괴되었다면 북한은 남은 한 발을 어떻게 사용할까? 서울을 향해 발사하지 않을까? 킬 체인으로 선제공격하는 일은 1%라도 실패할 경우, 서울을 히로시마처럼 만들 일이 되고 말 것이다. 아무리 정밀한 무기 체계라고 하더라도 극도의 긴장 상황일진대, 킬 체인이 100% 성능을 다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다.

킬 체인으로 북한의 핵을 100% 제거할 수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우리는 북한과의 전면 전쟁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핵이 완전히 제거된 북한이 그대로 주저앉은 채로 항복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남북한 간의 전략적·정치적 균형을 완전히 파탄시킬 것이며, 이를 회복할 방안은 대한민국도 핵무장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모든 핵전략이론가들은 핵전쟁은 막아야 할 전쟁이지 치러야 할 전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구에는 위태롭지만 핵을 통한 평화 상태가 지속되었다. 둘 다 확실하게 죽을 것임을 확신시키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핵 억지의 요체다. 그동안 미국과 소련은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즉 싸우면 둘 다 죽는 상황을 만듦으로써 전쟁을 억지하는 데 성공했다.

킬 체인의 문제점은, 그것이 고육지책인 줄 다 알지만 핵전략의 기본원칙, 즉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면에서 위반하고 있다는 데서 심각하다. 핵무장이 ‘현실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미국의 핵을 다시 한국에 반입하는 차선의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핵으로 대한민국을 위협할 경우, 우리가 미국의 핵을 사용할 권한을 갖는 방법을 미국으로부터 양해를 받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스스로 핵무장을 포기하는 대가로 능히 얻어낼 수 있는 전략 대안일 것이다.

남북한이 모두 핵무장을 할 경우 그것은 민족의 파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민국이 굴복해야 한다는 말을 다르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북한은 아직 4차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도 북한이 완전한 핵무기 체계 보유국이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아직도 북한의 핵무기는 투박하고 무게와 크기가 너무 커서 미사일에 장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은 남북관계의 파탄은 물론 국제정세의 파탄을 불러올 사건이 될 수 있음을 북한에 분명히 주지시켜야 한다. 개념적으로도 모호하며 아직 이론도 수립되지 못한 킬 체인이라는 무기 체계에 매달릴 때는 지났다. 더 이상의 예의 주시와 인내도 곤란하다.

북한이 아직 ‘보여 주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마치 핵무기 체계를 완성한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국민을 ‘겁주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의 핵무기 체계가 정말로 완성되었다면, 그럼 지금 우리는 북한의 도발과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라는 말인가? 북한이 우리를 파멸시킬 능력을 완비했으니 북한의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 혹은 죽기 살기로 덤벼야 한다는 말인가?

북한의 능력에 대해 과장도 폄훼도 모두 금물이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비하는 날 북한은 그것을 우리에게 분명한 방식으로 알려 줄 것이다. 그것이 4차 핵실험일 수도 있고, 소형화된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고 실제로 발사를 단행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단 하루라도 북한의 핵무기 체계의 완성을 지연시키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하며 그것이 실패하는 경우 우리는 즉각적으로 이를 무력화(neutralize)할 수 있는, 이론적으로 확고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춘근

연세대 정외과 졸업. 텍사스대 정치학 박사.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자유기업원 부원장,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역임. 현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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