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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6호] 2015.05.11

“2년이면 핵폭탄 100개도 제조 가능”

국내 과학자가 본 한국 핵무장 능력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찰스 퍼거슨 미국과학자협회 회장 등이 열람한 ‘한국이 어떻게 핵무기를 획득하고 배치할 수 있는가’란 보고서는 한국이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위치한 4개 가압중수로에서 준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해 5년 내에 수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photo 연합
미국 외교가에서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찰스 퍼거슨 미국과학자협회(FAS) 회장과 헨리 소콜스키 등 비확산 전문가와 관료, 의회 관계자 등 10여명이 지난 4월 워싱턴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국이 어떻게 핵무기를 획득하고 배치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비공개로 회람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한국은 비핵확산체제의 지지국가로 미국의 확장억지력을 제공받고 있지만 국가 안보가 중대한 위협에 직면하면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이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위치한 4개 가압중수로(PHWR)에서 준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해 5년 이내에 수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한다.
   
   실제 한국의 원자력 기술은 1940년대 미국이나 1960년대 중국보다 훨씬 뛰어나다. 현재 한국에서 가동 중인 24기의 원전에서 태우고 난 연료에는 플루토늄이 상당량 들어있다. 특히 4기의 월성 중수로 부지 내에 30년 넘게 쌓여 있는 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빼내기만 하면 핵폭탄의 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그간 한국의 원전에 쌓인 사용후 핵연료는 1만t에 육박한다. 이 중 플루토늄이 수십t으로 핵폭탄 한 발 제작에 플루토늄 5㎏ 정도가 필요하니 핵폭탄 대량생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한국 내의 모든 원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국제사회 모르게 한국이 플루토늄 핵폭탄을 제조하기는 현재로선 불가능하지만, 족쇄가 풀릴 경우 한국은 언제라도 핵폭탄 제조국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한국의 핵무기 제조 잠재 능력은 그간 원자력을 활용해온 수준과 비례한다. 현재 한국의 원자력은 설비용량 세계 5위, 운전기술 세계 1위 수준이다. 이에 따른 핵폭탄 제조 잠재력은 세계 10위권으로 평가받는다. 핵폭탄 제조 잠재력은 핵개발을 위한 기술력과 경제력을 종합한 것인데, 한국은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에 버금가고,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인도·파키스탄보다 이 잠재력이 훨씬 높다.
   
   한국은 핵무기는 없으나 레이저 우라늄 농축 기술력과 플루토늄 추출 기술, 원심분리 기술을 개발해 왔다. 특히 레이저 우라늄 농축기술은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경지에 이르고 있어 플루토늄이 없이도 단기간에 핵무장이 가능하다. 한국의 핵무기 개발능력은 거대한 원자력 산업을 보육기로 삼고 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는 강력화약 TNT 고폭(高爆) 실험을 통하여 핵폭발에 관한 공학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핵실험 없이 수퍼컴퓨터만으로도 핵탄두 설계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더욱이 한국의 기술력으로는 핵폭탄 제조 과정의 핵심인 고농축이나 재처리 시설도 과거처럼 수입할 필요 없이 자체 제작이 가능하다. 찰스 퍼거슨 미 과학자협회장 등이 열람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핵무기의 삼총사로 볼 수 있는 핵물질·핵탄두·운반체를 확보했거나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대공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공군 주력 전투기 등 핵폭탄을 운반하는 최첨단 무기체계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핵무기 제조는 안팎의 족쇄만 풀리면 당장 현실화가 가능한 시나리오다.
   
   특정 국가가 핵개발을 결심한 이후 핵폭탄을 갖게 되기까지의 기간은 나라마다 편차가 있었다. 미국 3년7개월, 소련 4년, 영국 5년10개월, 프랑스 5년3개월이었다.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를 가동하고 나서 핵실험까지는 미국 10개월, 소련 14개월, 영국 27개월, 프랑스 49개월, 이스라엘 40개월, 중국 26개월이 걸렸다. 한국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한국 정부가 핵무기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나서 얼마 후 실제 핵폭탄을 보유할 수 있을까. 필자의 판단으로는 2년 내면 충분하다.
   
   핵 전문가인 토머스 코크란 등이 지난해 10월 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4개 가압중수로에서 매년 준무기급 플루토늄 2500㎏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바라봤고, 찰스 퍼거슨 회장 등이 열람한 보고서는 ‘한국이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위치한 4개 가압중수로에서 준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해 5년 이내에 수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 한국은 핵무기를 만들기로 결심하면 현 상황에서 몇 개나 만들 수 있을까. 필자의 계산으로는 많게는 100개도 가능하다. 한국의 핵개발은 기술과 경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다. 국가가 결심하고 정치인들이 방패만 되어준다면 핵개발은 연탄 찍기처럼 간단할 수도 있다.
   
   한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하면 필연적으로 인접국이나 경쟁국도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밖에는 이렇다 할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전통적 특성이 있다. 미국이 개발하니 소련이, 소련이 개발하니 중국이, 영국이 개발하니 프랑스가, 인도가 개발하니 파키스탄도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스라엘이 개발하니 중동이 요동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한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데도 사문화(死文化)된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연연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세 차례 핵실험을 통해 플루토늄과 우라늄탄을 모두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차 핵실험은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의 폭발력을 넘어서는 것으로 관측되어 국제사회에서 비공식적으로나마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을 모두 보유함으로써 북한의 핵무장은 우리에게 절박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찰스 퍼거슨 회장 등이 열람한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한국이 핵무기를 결심할 계기로 가장 크게 주목받는 것은 일본의 핵무장이다.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핵무장을 포기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미국의 반대와 인접국에 미칠 연쇄효과 때문에 핵무장을 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이미 65t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관 중이고, 1977년부터 도카이 재처리 시설을 가동 중이며, 로카쇼무라에는 대규모 재처리와 농축시설을 건설했다. 특히 로카쇼무라의 재처리 공장은 연간 8t의 플루토늄 추출 능력을 지니고 있어서 2000개 이상의 핵탄두 제작이 가능하다.
   
   한국은 핵비확산조약에 가입해 정부가 핵무기 개발이나 보유를 국가정책으로 채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방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핵무장의 길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민간이나 비정부조직, 국방연구기관 등에서 핵무장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여론을 형성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와 적의 핵무장에 대해 무심했고, 낙관했으며, 무책임했다.
   
   핵무기는 첨단기술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기술력이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개발할 수 있다. 실제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더라도, 너희가 만들면 우리도 만들 수 있음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일본과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위협이 증가할수록 한국도 핵무장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또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북한 지도부에 대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 핵무기에 관해서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면서도 국내적으론 핵개발 요구가 강력하다는 상황을 국제사회에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나 대중·대일·대미 핵 외교에서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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