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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6호]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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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2시간] 홍준표의 출사표

“영남 민심 보고 출마할 것 서민대통령이 꿈”

정장열  부장대우 jrchung@chosun.com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9개월 만에 다시 만난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제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었다. 지난해 5월 인터뷰 때 홍 지사는 총선에서 참패한 여권 지도부의 전략부재와 친박(親朴)의 공천 전횡을 질타하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시 그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느라 스스로의 운명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는 자신이 “올무에 걸렸다”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 2월 16일 2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음으로써 자신을 1년10개월간 괴롭혔던 올무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지난 2월 21일 오후 경남 창원 도청 집무실에서 다시 마주 앉은 그는 “재판받는 동안은 오히려 잠을 잘 잤는데 무죄 선고를 받으니까 잠을 잘 못 자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생각이 많아졌다는 얘기로 들렸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권 10년간 대표적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그런 그가 야당에 비해 이렇다 할 차기주자가 없는 보수·우파 진영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대선의 링에 오르나. “더 검토를 해봐야 한다. 단순히 어떤 정파의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에 안 나간다.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나갈 생각이다.”
   
   - 그런 확신을 어떻게 얻나. “자기 노력 없이 상황만 주어지기를 바라는 건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상황이 어려우면 상황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본다. 아직 시간이 있다.”
   
   - 상황을 만들어나간다? 핵심이 뭔가. “영남 민심을 잡는 게 첫 번째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 왜 영남 민심이 중요한가. “영남은 내 정치적 자산이다. 연고가 없는 곳이 없다. 나는 여론조사는 믿지 않는다. 영남지방을 순회하면서 바닥이 움직인다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 영남의 바닥 민심이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확신이 서면 출마 선언을 한다는 얘긴가. “그러려고 한다. 시기적으로는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이후가 될 것이다.”
   
   경남 창녕 출신인 홍 지사는 자신의 영남 연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창녕에서 났지만 대구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우리 집안이 울산에서도 살았다. 부산도 자주 오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울산 현대조선소에서 일당 800원의 임시직 경비원으로 일했다. 누나와 여동생도 울산 공장에서 일했었다. 먹고살 게 없어 가족들이 리어커 하나에 전 재산을 싣고 영남 일대를 돌아다녔다.”
   
   그는 화요일 기자와의 인터뷰 이후 주말까지 대구, 부산, 울산에서의 강연 일정이 잡혀 있다고 했다. 강연을 통해 영남 유권자들과의 접촉 면을 넓혀가려는 듯했다.
   
   - 영남 민심을 중시한다는 것이 이념적으로는 핵심 보수층의 지지를 받겠다는 전략인가. “나는 전부터 우리의 이념 진영을 보수·진보가 아니라 우파·좌파로 구분해왔다. 우파의 가치가 자유라면, 좌파의 가치는 평등이다. 나는 국회의원을 하면서 국적법, 반값아파트 정책,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변화를 추구해온 우파다. 우리 사회의 이념층을 보수·진보·중도로 분류하면 4 대 4 대 2라고 하지만 우파와 좌파로 나누면 우파가 60% 이상이라고 본다. 호남에도 우파가 많다. 지금은 탄핵 광풍 때문에 좌파들 세상처럼 보이지만 숨은 우파들도 많다. 나는 이번에 도전하면 그런 우파의 희망이 되고 싶다. 지금 우파에 영남 대표성을 갖는 후보가 어디 있나. 지금 우파 진영은 후보가 궤멸되다시피하지 않았나.”
   
   -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대구 출신인데. “유 의원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황 총리는 초임 검사 시절을 청주 지검에서 함께 보낸 사이다. 지지율이 어떻든 대선에 나서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관료와 정치인은 서로 내공(內功)이 다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3주 만에 그만두지 않았나.”
   
   -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져서인지 통합의 리더십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표적인데 상대 진영을 껴안을 생각은 없나. “대선은 진영 싸움이다. 반 전 총장이 주장한 ‘진보적 보수주의’처럼 어설프게 끌어안아서 되는 싸움이 아니다. 통합은 정치적으로 하기 좋은 말에 불과하고 일단은 자기 진영에 충실해야 한다.”
   
   - 민주당 차기주자 지지율을 다 합하면 60%가 넘는다. 우파 후보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보나. “60%는 갈 곳 없는 우파 중도 민심이 안희정 충남지사한테 간 결과라고 본다. 문재인 전 의원보다는 차라리 안희정이 낫다고 생각한 결과일 뿐이다. 착시에 불과하다.”
   
   - 문재인 대세론도 인정하지 않나. “그것도 착시다. 좌파 유권자들만 응답하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은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10%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이회창 대세론’은 7년이나 유지됐다. 지금처럼 모바일폰이 보급돼 있지 않을 때 집전화로 비교적 정확히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가 그랬다. 하지만 이회창도 결국 대통령이 안 됐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준비된 대통령’에 대해서도 “나라 운영이 아니라 선거 준비만 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2년 전 무상급식 논란이 벌어졌을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가 내 집무실에 찾아와 방송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토론한 적이 있다. 많이 준비하고 온 줄 알았는데 기본적인 사실조차 잘 모르고 찾아와 놀랐다.”
   
   홍 지사는 문재인 대세론을 겨냥한 ‘반문(反文)연대’ ‘빅텐트론’에 대해서도 “난센스”라고 폄하했다. “한 사람을 반대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모이면 성공할 수 없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이기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대세론이 더 견고해지면서 이길 길이 없다. 사람이 열명 모여도 열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 되는 게 정치다.”
   
   -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안보관을 문제삼는 시선이 많다. ‘대통령 되면 북한 먼저 가겠다’고 해서 파문이 일었는데.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한테 결재받을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문재인이든 안희정이든 결국 ‘노무현 아바타’이고 노무현 2기(期)다.”
   
   - 문재인 전 대표의 공동자문위원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남 독살에 대해 “박정희의 DJ 납치 사건과 닮았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래서 좌파들이 집권하면 안 된다. 친북(親北) 정권이 된다. 국민들이 그 때문에 우려하는 것이다. 그것은 실수로 나온 말이 아니고 친북 좌파들의 본색이다.”
   
   - 지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순실 사태 때문인지 무능한 정부보다는 차라리 좌파 정부가 낫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도 있는 것 같다. 노무현 2기가 왜 문제인가. “가장 큰 문제는 자기들끼리만 나라를 통치한다는 생각이다. 노무현 5년은 결국 친노(親盧)끼리의 잔치였다. 자기들만 선(善)이고 정의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저쪽은 정권교체가 대의명분이라고 얘기하지만 노무현 2기가 무슨 정권교체인가. 오히려 박근혜 정부에서 홍준표 정부로 바뀌는 게 진짜 정권교체다. 정당이 수백 년간 이어진 선진국과 달리 정당 수명이 5년에 불과한 우리는 정당이 아니라 후보가 정권을 창출한다.”
   
   - 현재 자유한국당 적을 갖고 있는데 대권에 도전한다면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뛸 것인가. 자유한국당이 친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개혁작업을 해왔는데 충분하다고 보나. “당 개혁 여부는 내 소관이 아니다. 나는 조기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다시 합칠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중요한 건 당이 아니라 후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봐라. 공화당 이름을 빌렸지만 공화당이 해준 게 뭐가 있나. 트위터 하나로 당선되지 않았나. 이제는 일인(一人) 미디어 시대다.”
   
   거침없는 언변과 행동으로 ‘홍 트럼프’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그는 트럼프 이미지가 별로 싫지 않은 듯했다. 그 역시 트위터를 즐기는 트럼프처럼 페이스북에 자주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내가 쓰는 페이스북 글을 안 보면 기자들이 기사를 놓치게 된다. 핵 균형론 등 내 정책은 다 페이스북에 있다”고 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무능하지만 탄핵을 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는데. “박 대통령이 무능한 것은 사실이다. 인사와 정책에 대해 어디 물어볼 데가 없어 최순실 같은 여자한테 물어보나. 춘향이인 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니까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우파들은 부패하지만 능력은 있다고 여겼는데 이제 보니까 무능하기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능력 있는 우파들이 국민을 잘 설득하면 새로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 2015년 5월 18일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가 무상급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을 찾아 홍준표 도지사와 면담한 뒤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자 자리를 뜨고 있다. photo 뉴시스

   - ‘춘향이인 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였다’는 이유만으로도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통령이 탄핵당하려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게 있어야 한다. 나라를 운영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을 뽑은 건 맞지만 헌법 위반은 아니다. 대통령은 인사하고 정책을 짜면서 주변에 다 물어볼 수 있다. 과거 대통령들도 비공식 루트로 세평이나 여론을 다 물어봤다. 문제는 최순실 같은 비도덕적이고 행실이 안좋은 사람한테 물어봤다는 점이다.”
   
   - 미르, K스포츠재단을 만들면서 대기업에 강제로 돈을 거둔 것은 어떤가. 검찰은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적용했다. “제3자 뇌물죄라는데 과거 대통령들은 전경련 도움을 받아 정책사업을 한 게 없나. 이명박 대통령 때는 미소금융 만들면서 재계에서 수천억원을 출연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는 이건희 회장이 8000억원인가를 내놓았다. 문제는 그런 기업 출연 재산을 최순실과 그 옆의 지저분한 애들이 말아먹으려 했다는 점이다. 그게 사태의 본질이다. 대통령은 무능해서 그걸 몰랐을 뿐이다.”
   
   - 대통령이 진짜 몰랐다고 보나. “몰랐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그냥 국책사업을 하려고 했는데 그걸 최순실이 이용한 것이다. 그걸 대통령 실정법 위반으로 몰고가는 건 무리가 있다.”
   
   -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헌재가 특정 시점까지 무리하게 재판을 끝내려 한다고 비판했는데. “헌법에서 규정한 유일한 단심이 대통령 탄핵 심판이랑 비상계엄령하의 군사재판뿐이다. 재판 후 억울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에 어떤 헌재 재판관이 ‘형사재판 절차를 준용해야 한다’는 대통령 변호인단의 주장에 대해 ‘아니다’라 한 걸 보면서 아연실색했다. 대통령 탄핵을 공무원 징계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공무원 징계는 내부 결정 후 소청 절차도 있고 거기에 불복하면 3심까지 간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심판은 한 번으로 끝이다. 그만큼 재판 결과가 재론의 여지가 없어야 하고 절차도 공정해야 한다. 만약 재판 후 여운이 남으면 어떤 결론이 나도 양쪽 다 승복하지 않는다.”
   
   - 헌재는 재판을 오래 끌면 국가의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당초 국회 탄핵소추안에 담긴 대통령의 혐의가 13가지 아니었나. 그걸 다 따지려면 1년 정도 걸리는 게 당연하다. 탄핵 소추를 할 때는 대통령 권한정지부터 빨리 시키겠다는 정치적 야욕으로 13가지나 혐의를 걸어놓고 나중에 그걸 다섯 가지로 줄이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말이 안 된다. 국회의원 300명의 의사를 물어 탄핵소추안을 의결해놓고 거기에 담은 혐의를 소추 대리인단 마음대로 줄이는 게 말이 되나. 이건 공소장을 마음대로 변경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헌재 재판관들은 태산처럼 무거워야 하는데 깃털처럼 가볍게 행동하고 있다. 특정 시점까지 재판을 끝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박한철 전 소장이나 현 이정미 소장 직무대행이나 다 부적절했다. 탄핵은 대통령한테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그걸 재판관 임기에 맞춰 끝낸다는 게 말이 되나.”
   
   그는 탄핵소추안에 담긴 13가지의 혐의 중 특히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 서해 페리 사건으로 196명이 죽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면서는 또 얼마나 많이 죽었나. 그때 김영삼 대통령을 탄핵했나. 좌파들은 여성 대통령에 대한 저급한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헛소문을 퍼뜨려놓고 세월호 7시간을 물고늘어지고 있다. 나는 박근혜 편도 아니고, 박근혜 정부 4년간 험한 일을 많이 당했지만, 이건 아니라고 본다. 정상적인 사회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정권이 이양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비정상적인 협박과 음해로 정권을 탈취하려고 하는 것 같다. 나는 한국 사회가 미쳐가고 있다고 본다.”
   
   - 문재인 전 대표는 만약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건 민주주의와 사법절차를 부정하고 헌재를 협박하는 발언이다. 그건 과거 좌파들이 반체제 운동을 할 때 쓰던 용어다.”
   
   - 지금 여론이 촛불과 태극기 집회로 두 동강 나 있다. 탄핵 심판이 기각이나 인용, 어느 쪽으로 결론나도 승복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데. “내가 이미 작년에 페이스북에 정치권이 탄핵소추를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쓴 글이 있다. 탄핵소추를 해버리면 어떤 결정이 나든 촛불시위대와 보수집단이 헌재로 몰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조종(弔鐘)을 울리게 된다.”
   
   - 태극기집회에는 나갈 생각이 없나. “나는 촛불이든 태극기든 헌재를 압박하는 걸 처음부터 민중민주주의라고 규정했다. 그건 인민재판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규정했기 때문에 태극기집회에 안 나간다.”
   
   - 전직 검사로서 박영수 특검팀의 이번 수사를 어떻게 보나. “블랙리스트 한 가지만 얘기하자. 특검과 언론이 블랙리스트를 마치 민주화운동 시절 보안사가 리스트를 만들어 미행한 것과 다름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된다. 이 정부는 기본적으로 보수 정부다. 보수 정부에 협력하는 사람들한테 정책자금을 배분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범죄로 몰아갈 수 있나. 노무현 정권 당시의 일을 벌써 잊었나. 그때 연예계에서만 M씨 등 친노 두 사람이 황제처럼 설치면서 이회창 도와주던 연예인들 방송 출연 금지까지 시키지 않았나.”
   
   - 이런 일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게 당연하다는 말인가.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자기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더 심하게 해놓고 이제 와서 자기들이 희생양이고 민주투사인 양 행세하는 건 잘못이라는 말이다.”
   
   - 이번 탄핵 사태 와중에 언론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 언론의 왜곡, 과장 보도가 있었다면서 ‘언론의 난(亂)’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반면 언론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파헤치면서 제 역할을 했다는 정반대의 주장도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세상이 투명해졌다고 본다. 과거에도 대통령 아들이, 대통령 형이 국정농단을 했지만 그때는 탄핵하자는 말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다 권력의 투명성을 더 요구하고 국민들의 감시의 눈도 더 엄해졌다. 도덕성의 기준도 더 높아졌다. 나는 언론의 생리가 기본적으로 폭로라고 본다. 언론 탓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블랙리스트로 구속된 게 “정권의 부메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기춘 실장이 친이(親李) 핵심인 이재오를 잡기 위해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을 구속할 때 근거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였다. 이게 법리상 성립되기 굉장히 어려운 죄다. 근데 당시 박 총장을 기소하면서 법원에서 전례가 만들어져버렸다. 그런 혐의가 그대로 적용돼 이번에 김기춘 실장이 구속된 것이다. 일종의 부메랑이다.”
   
   그는 구속을 피해간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민정수석이 최순실 같은 사람의 나쁜 짓을 막으라고 만들어놓은 자리인데 우병우가 진짜 최순실을 몰랐다면 그야말로 직무유기”라고 했다.
   
   - 개인적으로는 탄핵 심판이 어떻게 결론 나기를 바라나.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고 대통령은 자진 하야하는 게 맞다. 대통령 선거가 10월쯤으로 늦춰질 수도 있는데 나라를 위해서는 그게 옳다.”
   
   - 아까 유능한 우파가 국민을 설득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비전으로 국민들을 설득할 것인가. “단임 대통령은 취임 순간부터 임기말이다. 다시 출마하지 않기 때문에 지지율과 국정지지도에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 욕을 먹더라도 재임 중 할 일을 해야 한다. 좌고우면하고 겁을 내면 아무것도 못한다.”
   
   - 지금 차기주자들마다 일자리 창출을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가가 애국자다. 그런 애국자를 범죄시하면서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라고 하나. 문재인 전 의원은 공공일자리를 얘기하는데 그게 딱 그리스가 망한 길이다. 그리스는 해운 강국이면서도 강성 노조가 무서워서 제조업이 없다. 반면 대학은 무상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이 10년씩 대학을 다닌다. 공공일자리밖에 없는데 그게 한 사람이 할 일을 네 사람이 하는 식이다. 세금 나눠 먹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 현대차 등 우리의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서 물건 만드는 것이 국내 생산을 추월하기 시작했는데 좌파가 집권하면 기업들을 해외로 내쫓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
   
   그는 “경남도에서는 4년 전부터 기업지원단을 만들어 공무원들이 앞장서 투자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인허가, 대출 등 모든 걸 대행해준다”고 했다.
   
   - 복지정책도 계속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데 복지에 대한 비전이 뭔가. “내 정책은 좌파의 보편적 복지와는 전혀 다른 서민복지다. 전부터 주장해왔지만 나는 ‘부자에게는 자유, 서민에게는 기회’가 답이라고 본다. 부자들은 골프 치고 해외여행하고 돈을 마음대로 쓰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단 세금은 제대로 내게 해야 한다. 반면 서민에게는 국가가 일자리, 금융,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쓰러졌다가 일어설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
   
   그는 자신이 추진해온 서민복지 중 하나로 서민 자녀들을 위한 학자금 지원을 꼽았다. 그는 “공부 잘하는 경남도의 서민 자녀들에게는 초·중·고 학비와 1년에 300만원의 대학 학자금까지 지원해준다. 졸업 후에는 일자리도 우선적으로 알아봐 준다”고 했다.
   
   - 작년에 만났을 때 경남도가 천문학적인 부채를 완전히 갚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내가 취임할 때 경남도 부채가 1조3488억원이었고 하루 이자만 1억원이었다. 그걸 건물이나 땅 하나 처분하지 않고 행정개혁, 재정개혁만으로 다 갚았다. 올해부터는 흑자재정이 가능해지는데 1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재정 흑자분을 비상금으로 적립할 방침이다. 아마 흑자 도정(道政)은 대한민국에서 처음일 것이다. 우리가 행자부에 흑자재정에 대한 시행령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 시행령이 처음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는 “도지사를 하면서 서민들의 꿈과 희망이 살아나는 경남도를 만들어 왔다”며 도지사로서의 경험과 리더십을 대한민국에도 적용하고 싶다는 희망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2007년 이명박·박근혜와 겨뤘던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내 구호가 ‘서민 대통령’이었다. 그때는 어찌 보면 연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서면 다를 것이다. 내 정책은 그때나 지금이나 서민경제, 서민복지다. 내가 살아온 인생을 정치에 투영하고 싶다. 퇴임하면서도 서민들의 존경을 받는 진짜 서민 대통령이 되고 싶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심정을 털어놓으며 “내가 밋밋한 대선후보에 머물렀으면 나한테 기회가 없었을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누명에서 벗어난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때 ‘모든 준비가 다 끝났는데 동풍(東風)이 없다’고 한 삼국지 적벽대전 때의 제갈량 심정이라고 토로했었다.
   
   홍 지사는 이번 무죄 선고를 ‘동풍’으로 여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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