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버스토리
[2476호] 2017.09.25

자폐와 싸우는 부부 과학자 허준렬·글로리아 최

자폐 정복 단서 찾았다 장내 세균이 한 원인 장과 뇌 신경망 연결 확인

▲ 장내에 서식하는 장내 세균. photo Sustainable Balance
장내 세균이 자폐증의 원인이다? 지난 9월 13일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연구논문 두 편을 공개했다. 각각 ‘산모의 장내 세균이 새끼 쥐의 신경발달 이상 촉진’ ‘모계 염증에 노출된 생쥐의 행동이상 추적’이란 제목.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다뤘다. 한국인 부부가 이끄는 연구진이 공동으로 연구했다. 허준렬(44)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와 글로리아 최(40) MIT대 뇌인지과학부 교수다. 허 교수는 논문 발표 후 하버드대 의대 면역학과로 소속을 옮겼다. 논문 제1저자도 모두 한국인이다. 각각 임영신 MIT 박사와 김상두·김현주 매사추세츠대 의대 박사(공동1저자)다.
   
   마침 허 교수와 최 교수 부부는 학회 참석차 서울에 들어와 있었다. 연구 뒷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지난 9월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일단 두 논문을 요약하면 이렇다. 임신한 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쥐의 몸 안에서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T헬퍼17’이라는 면역세포가 특정 단백질(인터루킨 17단백질)을 분비한다. 이 단백질이 새끼 쥐의 뇌세포 발달에 영향을 준다. 그 결과 태어난 쥐는 자폐성 행태를 보인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다른 쥐와 어울리지 않는 식이다. 애초에 T헬퍼17이라는 면역세포는 특정 장내 세균 때문에 만들어진다. 절편섬유상세균(segmented filamentous bacteria)이다. 산모 쥐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이 세균을 제거해 봤다. 그러자 산모 쥐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정상적인 새끼가 태어났다.
   
   또 다른 논문에는 자폐 증상을 보이는 새끼 쥐의 뇌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영역이 영향을 받은 건지 밝혀놓았다. 대뇌피질의 제1차 체성감각영역(S1DZ)이다. 주로 몸의 위치와 자세, 운동상태 등에 반응하는 영역이다. 이 부분의 신경 활성을 조절하니 자폐 증상이 완화됐다.
   
   두 논문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기존 연구를 통해 의심하고 있었던 걸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산모의 면역시스템과 태아의 뇌질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있었다. 예를 들어 덴마크에서 1980년부터 2005년까지 태어난 아이들을 모두 조사해 보니, 산모가 임신 3개월 내에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폐아 출산위험이 3배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번 공동 연구팀은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뇌의 어느 영역이 영향을 받는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네이처가 ‘이번 호에서 가장 중요한 논문’으로 평가한 이유다. 다른 하나는, 장내 세균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규명했다는 점이다.
   
   논문이 공개되고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부부 교수는 차분했다.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자신의 연구팀을 각자 이끌고 있는 이들은, 둘 다 학업 도중 미국으로 건너간 경우다. 허준렬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에서 석사를 마친 후 유학을 갔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하 칼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후 과정은 뉴욕대에서 거쳤다. 글로리아 최 교수는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 간 동포 1.5세다. 최 교수의 부모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딸을 MIT대 교수로 길러냈다. 두 사람이 만난 곳은 칼텍이다. 최 교수도 칼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후 과정은 뉴욕 맨해튼 컬럼비아대에서 보냈다. 노벨생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액셀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최 교수는 2014년 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셀(Cell)이 선정한 ‘40살 이하의 주요 생물학자 40인(40 under 40)’에 들기도 했다.
   
   이번 논문 얘기를 꺼냈다. “결국 자폐성 장애가 엄마 탓인가.” 허 교수가 답했다.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네이처 기자도 같은 질문을 하더라. 이번 연구는 쥐를 이용해 자폐 증상의 여러 원인 중 하나를 밝힌 거다. 아버지의 나이가 아이의 자폐 장애에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극단적인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일단 모든 쥐가 같은 유전적 배경을 갖고 있다. 쥐의 임신기간은 19~21일이다. 착상 후 12.5일에 모체의 면역 활성화를 유도해야지만 자폐성 장애로 이어진다. 15.5일에 모체 면역 활성화를 유도했더니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최 교수가 덧붙였다. “과학은 특정 조건을 두고 연구한다. 인간을 두고 유전자를 조작해 보는 등의 연구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쥐로 연구하는 이유다. 인간에게도 적용될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엄마가 아프면 아이가 자폐가 되는구나’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 쥐가 자폐성 장애를 갖고 태어났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 허 교수의 설명이다.
   
   “쥐에게 장난감과 다른 쥐 중 원하는 걸 고르게 한다. 일반적인 쥐는 다른 쥐와 노는 걸 더 자주 택하는데, 자폐 쥐는 장난감에 집착하거나 비슷비슷한 확률로 선택한다. 똑같은 배에서 태어난 남매 중 숫쥐가 자폐 장애를 갖는 확률이 컸다.”
   
   이번 연구는 어떤 계기로 계획한 걸까. 허 교수의 설명이다. “칼텍 시절 폴 패터슨 교수에게 강의를 들었다. ‘산모 쥐가 아프면 태어난 새끼가 자폐성 장애나 조현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진다’는 실험 모델을 만든 분이다. 들으며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머릿속에 계속 의문점이 남아 있었다. 마침 아내가 신경생물학 전공이니 함께 연구하기로 한 거다.”
   
   지난해 12월 네이처에 논문을 투고했고, 9개월 후 게재됐다. 피어 리뷰(peer review)에 9개월이 걸린 셈이다. 피어 리뷰는 동료 연구자들이 진위 여부를 검토하는 걸 뜻한다. 네이처의 피어 리뷰 과정은 길고 까다롭다. 길게는 2년을 검토한다. 2년 전에 투고한 논문이 올해 실리기도 한단 얘기다. 허 교수는 “피를 말린다”고 표현했다. “투고 후 긴 질문 목록이 돌아왔다. 조건을 바꿔서 실험해보라고 계속 요구해왔다. 엄청나게 많은 실험을 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논문을 원하더라. 경험상 심사위원 3명이 모두 만족해야 논문이 실리는 듯하다.”
   
   
▲ 학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허준렬·글로리아 최 부부.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8세 어린이 68명 중 1명 ASD
   
   보통 자폐증으로 불리는 질환의 공식 진단명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이하 ASD)다. 자폐 장애나 아스퍼거 증후군, 소아기 붕괴성 장애가 모두 ASD에 속한다. 쥐의 경우처럼 인간에게도 여자 아이보다 남자 아이가 유병률이 높다. 이유는 아직 모른다. 유병률은 특정 시점이나 기간에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비율이다. 유병률은 상승 중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4년 발표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미국 내 만 8세 어린이 68명 중 1명꼴로 ASD를 앓고 있다. 약 1.5%다. 한국은 어떨까. 2011년 네이처지가 ‘그해의 7대 연구’로 선정한 연구가 있다. 한국의 ASD 현황을 조사한 연구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고양시 초등학생 5만명을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 38명 중 1명꼴(2.64%)로 ASD를 앓고 있다고 분석했다. 치료 현장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2.6%는 너무 높다. 과장된 연구 결과’라는 평가가 있다. 차라리 미국의 통계(1.5%)가 신뢰성이 높다는 얘기다.
   
   ASD 유병률이 전 세계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에 대해 물었다. 허 교수의 답이다. “인류가 이렇게 장수하는 게 역사상 처음이다. 수명이 늘어나고 아이를 늦은 연령에 낳을수록 돌연변이 유전자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위생 수준도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인류가 이렇게 깨끗한 환경에서 산 것도 유례없다. 기생충이 많이 없어지지 않았나. 기생충과 싸우던 면역세포들이 할 일이 없어졌기에 엉뚱한 걸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가설이 있다. 꽃가루, 견과류 등에 대한 각종 알레르기, 대사질환,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를 예로 들 수 있다.”
   
   아이를 지나치게 청결한 환경에서 키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일까. 최 교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고 있다. 풀밭에서 뛰어놀게 놔둔다.” 허 교수가 설명을 덧붙였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처음엔 아프기도 하지만 나중엔 괜찮다. 어릴 때 다양한 미생물군에 노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할머니가 음식을 씹어서 아이에게 주는 것도 미생물 교환 행위로 볼 수 있다. 다양한 미생물에 노출되지 않고 크면 뒤늦게 과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ASD를 안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해마다 느는데 우리는 ASD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가장 답답한 것은 환자의 부모들이다. 사이먼스재단의 창립자 짐 & 매릴린 사이먼스 부부도 같은 처지다. ASD를 앓는 자녀가 있다. 맨해튼에 있는 사이먼스재단은 기초과학 연구와 ASD 연구에 재정 지원을 한다. 이번 연구에도 사이먼스재단이 재정 지원을 했다.
   
   허 교수는 “연구를 지원하는 방식에서 한국과 미국이 좀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구 지원 여부를 결정할 때 심사 단계에서 굉장히 엄격하게 따져본다. 연구 계획이 말이 되는지 동료 교수들에게 평가하게 한다. 선정되면 보통 1년에 2억5000여만원씩 5년간 지원받는다. 일단 지원금을 준 후엔 뭘 하는지 신경 안 쓴다. 자율성을 준다는 얘기다. 5년 후에도, 계획대로 연구가 진행됐는지 여부는 안 본다. 과학이 어떻게 예측한 대로 되나. 한국은 연구비 지원을 받으면 1년마다 보고해야 할 게 많다고 들었다.”
   
   사이먼스재단 같은 사적인 지원단체도 같을까. “마찬가지다. 1년에 두 번 재단이 여는 학술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것 외에는 조건이 없다. 행동생물학자, 신경학자 등등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 발표하고 토의하는 자리다.”
   
   허 교수의 연구팀에는 현재 6명의 연구원이 있다. 2명이 더 합류할 예정이다. 최 교수의 연구팀엔 10명이 있다. 미국에서 연구팀을 이끄는 건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 연구 방향을 결정하고 관련 연구를 끊임없이 분석한다. 회의도 잦다. 밤 10시가 다 되어 퇴근하기 일쑤다. 부부에겐 ‘시부모님 찬스’가 있다. 허 교수의 부모님이 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 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미국으로 건너와 육아를 돕고 있다.
   
   연구 기금도 끌어와야 한다. 연구비가 늘어나면 더 좋은 연구원을 더 많이 데려올 수 있다. 연구 성과가 늘어난다. 다시 기금이 늘어난다. 선순환이다. 어느 교수가 연구 기금을 많이 유치하겠다 싶으면 유수의 학교들이 서로 끌어가려 한다. 교수의 연구비 유치 실적에 비례해 정부에서 학교에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올해 하버드대로 스카우트됐다.
   
   

   장과 뇌는 상호작용
   
   이번 연구 결과에서 바로 ‘장내 세균’을 주목해야 한다. ‘장과 뇌가 상호작용을 한다.’ 최근 의학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주제 중 하나다. 공교롭게도 허 교수와 최 교수의 연구 분야의 교집합이 장·뇌 연구다. 허 교수의 연구 분야는 면역학이고, 최 교수는 뇌신경학이다. 장은 최근까지 ‘잊힌 장기’였다. 단순히 배설물이 거쳐가는 마지막 장기 정도로 여겼다. 최근엔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제2의 뇌’라고도 불린다. 정신질환과 깊은 관계가 있어서다.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것도 장 문제와 연관됐다는 주장이 있다.
   
   장에는 약 1.5㎏ 중량의 세균이 서식한다. 대변을 검사해 어떤 세균이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균의 구성은 개인마다 다르다.
   
   허 교수의 설명이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몸에 있는 전체 세포 수보다 장내 세균의 수가 더 많거나 적어도 비슷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유전자 수를 보면, 인간(2만1000개)보다 인체 내 미생물군의 유전자 수(440만개)가 훨씬 많다. 장내 미생물군이 신체의 대사나 면역, 심지어 행동양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동물 연구에서도 입증이 됐을까. “동물의 장내 세균 구성을 바꿔줬더니 행동 패턴도 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좀 다른 얘기지만 동물이 배설물을 먹는 식분증(食糞症)도 장내 미생물을 위한 본능적인 행위로 보기도 한다. 대변의 약 70%는 장내 세균이다. 다른 개체의 대변을 먹으면 장내 미생물 종류를 늘릴 수 있다. 만성 설사병에 시달리는 야생 침팬지는 설사가 도진 것 같으면 다른 침팬지의 변을 먹는다. 제인 구달이 남긴 침팬지 관찰 기록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다른 사람의 대변 추출물을 이식받는 ‘대변 미생물 이식’은 현재 의학계에서 치료법으로 활용 중이다. 설사를 동반하는 시디프 박테리아 감염이 대변 미생물 이식으로 치료하는 대표적인 예다.
   
   
▲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병원의 크레이그 파월 교수는 논평 논문에서 “장내 세균과 면역체계, 뇌 발달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귀중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파월 교수는 이번 논문을 심사한 3명 중 한 명이다.

   인간과 함께 진화한 세균
   
   동물이 미생물과 함께 진화해왔다는 주장도 있다. 소(牛)가 대표적이다. 소는 초식동물이다. 풀이 주식이다. 소의 몸에는 풀처럼 섬유질이 많은 먹이를 소화할 수 있는 효소가 없다. 대신 미생물이 있다. 소의 위장엔 1조마리가 넘는 식물성 섬유질 분해 미생물이 산다. 이들이 없으면 소는 생명을 부지할 수 없을지 모른다. 인간의 경우는 모유 올리고당(糖)의 존재를 예로 들 수 있다. 우리의 장은 모유 올리고당을 소화할 수 없다. 그런데도 여성의 몸은 모유 올리고당을 만든다. 아기가 모유를 삼키면 그 속의 모유 올리고당은 소화되지 않은 채 아기의 대장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장내 세균, 특히 비피더스균종의 먹이로 쓰인다. 비피더스균은 대표적인 유익균이다.
   
   장 문제는 병에 걸렸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ASD 환자들은 변비나 설사 문제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 환자들 사이에서는 변비가 매우 흔하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고질적인 변비에 시달리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임신기간에 산모가 받은 스트레스가 장내 세균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위스콘신대학의 크리스 코(Coe) 연구진은 임신한 붉은털원숭이에게 경고등 소리를 6주간 매일 들려주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줬다. 평온하게 임신기간을 보내고 태어난 원숭이와 비교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고 태어난 원숭이의 몸속에는 유익균과 비피더스균이 훨씬 적게 들어있었다고 한다.
   
   인위적으로 장내 세균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허 교수에게 물었다.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보조제)를 섭취하면 효과가 있을까.” 유보적인 답이 돌아왔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 세균의 구성을 얼마나 좋은 방향으로 바꿔줄 수 있는지 아직 잘 모른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진 않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딸에게도 먹이고 있다.”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할지 물었다. 최 교수의 답이다. “자폐성 장애에 걸리는 이유가 많다고들 얘기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어떻게 증상은 같을까. 결국 뇌의 특정 영역에 있는 신경망이 영향을 받는 게 아닐까. 이번에 그 단서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계속 연구할 예정이다.”
   
   허 교수가 답했다. “두 가지 연구를 하려 한다. 자폐 장애를 일으키는 세균을 찾았으니, 안 걸리게 막아주는 세균을 찾고 싶다. 두 번째는 인간과 좀 더 연관이 있는 연구다. 자폐 장애가 있는 아이 어머님들의 장내 세균 분포를 조사하려 한다. 어머님들에게서 수집한 세균을 무균 쥐에게 이식하는 식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우리 연구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면? 자폐 발병 확률을 높이는 세균들을 인체에서 찾을 수 있다면? 우리 앞에 놓인 질문들이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열심히 연구하겠다.”
   
   부부는 팀을 이뤄 한쪽은 치료, 한쪽은 예방을 맡아 자폐와 맞서고 있다. 한국, 중국, 미국 다양한 나라 출신의 연구원들과 함께다. 사이먼스 부부 같은 독지가도 빼놓을 수 없다. 연구 기금이 늘어날수록 자폐의 비밀도 더 빨리 밝혀질 터다. 인터뷰를 마치며 문득 이 부부의 10년 후가 궁금해졌다. 이들의 궤적이 자폐, 루푸스, 알츠하이머 등 인류를 위협하는 각종 질환의 완치로 이어져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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