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버스토리
[2478호] 2017.10.16

재일학자의 ‘혐한 10년 보고서’

혐한은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나
혐한 책 연 20여권 출간 혐한 데모, 20대가 60대의 3배 국민 13% 혐한 콘텐츠 경험

김민희  차장대우 minikim@chosun.com 

일본의 혐한(嫌韓) 붐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보고서가 나왔다. ‘일본 출판 미디어의 혐한의 현황과 비판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올해 초 일본어로 먼저 발표됐다가 일본 언론과 학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한국어로도 번역됐다. 2000년대 들어 일본에서 혐한 콘텐츠 붐이 일었지만 이에 대한 본격적 연구는 없었다. 이 보고서는 일본 내에서의 혐한 콘텐츠를 학계에서 체계적으로 고찰한 최초의 연구 보고서로, 극소수의 목소리로 치부해왔던 혐한 현상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공론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팀은 재일학자인 이홍천 도쿄도시대학 미디어정보학부 교수를 비롯, 김미림 게이오대학 SFC연구소 연구원, 이경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 소장, 황선혜 게이오대학 미디어디자인연구소 연구원 등이다.
   
   연구팀은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에서 공모한 ‘제1회 학봉상 논문 및 연구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공모 주제는 ‘한·일 문화교류와 양국 관계의 미래’. 학봉은 재일동포 기업가 고(故) 이기학(1928~2012)씨의 호이다. 와코물산과 와코테크니카를 창업해 자수성가한 학봉 선생에게 장학사업은 일생의 숙원사업이었다. 끝까지 일본 귀화를 거부한 그는 2008년에 학봉장학회를 설립, 2012년 작고하면서 국내의 전 재산 23억원을 학봉장학회에 기탁했다. 학봉상 논문 지원사업은 학봉장학회의 후원으로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이 공모했다.
   
   

   2005~2015년 205권
   
   보고서는 혐한 붐이 급부상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출간된 단행본 및 언론기사를 대상으로 삼았다. 이 기간 동안 일본에서 나온 혐한 관련 단행본 205권과 종합일간지, 주간지 및 월간지를 샅샅이 뒤져 혐한 현상의 양상과 원인을 깊숙이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혐한 현상이 일본의 출판미디어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는지, 또 혐한 현상이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해부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혐한 콘텐츠를 접한 일본인 1000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설문조사를 했다.
   
   보고서는 ‘혐한’이라는 용어가 일본 사회에 정착하게 된 데에는 출판미디어의 영향이 크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혐한 서적 붐이 혐한 무드 형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혐한 서적이 혐한 무드를 강화하고, 이를 읽은 독자들의 혐한 의식이 강화되면서 결국 한·일 간 관계 개선을 방해한다는 시각이다. ‘혐한(嫌韓)’이라는 용어는 ‘싸잡아서 한국을 비웃거나 민족차별과 배타주의를 선동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자신 이외의 것을 배척하는 ‘배타주의’, 외국인과 외국 사상 문물을 배척하는 ‘배외주의’와 다르다. 혐한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재일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힌 현상으로 설명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본인은 외국에 대한 감정 중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가장 강하며, 혐한이라는 용어가 반한 감정을 대표하는 용어로 사용된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혐한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 혐한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다. 1992년 이후 마이니치·산케이·아사히·요미우리 등 주요 일간지에서 혐한을 종종 다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붐까지는 아니었다. 혐한물 출판 붐의 계기는 2005년에 출판된 ‘만화 혐한류(嫌韓流)’다. 이 책은 발행 이후 30만부 이상 팔렸다. 산케이신문은 이 책에 대해 “한일합병, 강제연행, 전후(戰後) 보상, 외국인 참정권, 한글의 역사, 한·일 월드컵의 속사정, 독도 문제 등 한·일 관계의 중요한 정치·문화의 문제에 대한 진실이 균형을 잃지 않고 냉정하게 그려져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 책에 대해 ‘객관성’ ‘알기 쉬움’의 요소를 충족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조선인은 싫다, 중국인도 싫다, 한국과 중국은 지긋지긋하다”는 본심을 표현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일본인에게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일본인의 마음에 고인 억제된 감정을 분출하게 하는 ‘가스 빼기(불만 해소)’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다.
   
   이후 혐한 관련 서적이 무섭게 쏟아져나왔다. 지금까지 출판된 혐한 서적의 80% 이상이 2005년 이후에 출간됐다. 무려 55개의 출판사에서 205권의 혐한 서적을 냈다. 혐한 서적을 많이 출간한 출판사를 순위별로 매기면 다카라지마(宝島社·20권), 신유샤(晋遊舎·16권), 후소샤(扶桑社·14권), 와쿠(ワシク·13권), 도쿠마쇼덴(徳間書店·13권), PHP연구소(12권) 순이었다. 이들은 일본에서 매출액 상위 100위권 내의 출판사들이다. 일본 사회의 혐한 무드에 출판사들이 편승한 모양새다. 2014년의 경우 연간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 1위는 ‘매한론(呆韓論)’이었다. 7위는 ‘한국인이 쓴 치한론(恥韓論·부끄러운 한국론)’. 10위 안에 혐한 관련 서적이 두 권이나 포함된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혐한 관련 서적이나 기사가 일본인의 의식구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심층연구하기 위해 20~69세 일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혐한 서적이나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 사람이 응답자의 13%에 달했다. 7~8명 중 한 명꼴로 혐한 콘텐츠를 접했다는 통계다. 연구팀은 혐한 출판 붐에 대해 “팔리기만 하면 어떤 내용이든 상관없다는 풍조가 만연”한 출판계의 불황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출판편집자들의 인식 저변에는 “한국이 그렇게 싫지는 않으면서 팔리니까 혐한 관련 책을 낸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혐한 서적이 인기를 끌면서 혐한 서적 붐을 만들어내고, 혐한 서적을 읽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혐한 붐이 강화된다는 얘기가 된다.
   
   연구팀은 혐한 서적을 일일이 읽고 어떤 내용을 가장 많이 다루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내용은 ‘정치’로 94.1%를 차지했고 역사(63.8%), 사회문제(44.7%), 문화(27.6%), 경제(26.3%)가 뒤를 이었다. 쟁점별로는 ‘위안부 문제’가 56.6%로 가장 많았고, 영토 문제(47.4%), 역사교과서 문제(38.8%), 재일 한국인 문제(15.8%) 순으로 많았다.
   
   혐한 현상은 한·일 관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끼쳤다. 2012년 이후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보고서는 혐한 붐으로 인해 악화된 한·일 관계의 정황을 조목조목 짚었다. 무엇보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여행객이 급격히 줄었다. 2012년 352만명이었던 방한 일본인은 2015년에는 절반 수준인 184만명까지 뚝 떨어졌다. 일본 내 극우세력이 주도하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외국인에 대한 증오나 반감을 담은 연설) 데모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237건이던 것이 2013년 347건, 2014년 378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 수강생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어 수강생이 줄면서 한국어과를 폐강하는 대학이 늘고 있고, 한글능력검증시험 수험생도 숫자가 떨어져 2015년 봄에는 응시자가 9916명에 불과했다. 1만명을 밑돈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에서는 한·일 관계 악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2016년에는 매출액이 전성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곳이 많고 폐업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신주쿠 한인상인연합회 조사에 의하면 2016년 한인 상점 수는 320곳으로 500곳 이상이 영업하던 2012년에 비해 40% 감소했다.
   
   혐한은 국제적으로도 눈여겨보는 현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혐한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본의 상황을 비중 있게 다루기도 했다. 2005년 11월 19일자에서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혐한(Ugly Image of Asian Rivals Become Best Sellers in Japan)’ 특집기사를 통해 “지금의 한국이 이렇게 발전한 것은 모두 일본의 덕분이고 한국 문화는 프라이드를 가질 내용이 하나도 없다”는 ‘만화 혐한류’ 등장인물의 발언을 소개했다. 기사는 한국과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정치적으로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이 일본인의 반감을 사고 이 현상이 혐한 출판 붐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혐한 붐의 절정은 2014년이다. 2014년 8월 ‘한국인이 쓴 치한론(恥韓論)’은 또 한 번 혐한 출판 붐의 불씨를 댕겼다. 예약주문이 쇄도해 발매 전에 증판을 결정했고 발매 3주 만에 10만부를 돌파했다. 이 책에는 “한일합방은 당시 국제법에 기초한 합법적인 일”이며, “위안부가 성노예였는지, 일본 정부나 군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고” “독도 문제를 국제재판에서 해결하자는 일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등의 내용이 녹아들어 있다.
   
   연구팀은 한국의 정권별로 혐한 용어의 노출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혐한 용어는 노무현 정부 들어 늘어나기 시작해 박근혜 정부 때 가장 많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혐한 의식에 불을 지폈고, 박근혜 정권 들어 정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2012년 8월 10일 한국의 현직 대통령 최초로 독도를 방문했다. 며칠 후 한 대학교에 방문해 독도 방문 관련 질문을 받고서는 “일왕이 ‘통념의 석’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할 것이라면 한국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 오고 싶으면 독립운동가들에게 고개를 숙여서 사죄해야 한다”고 답변해 일본인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연구팀은 일간지별, 잡지별, 저자별로도 혐한 붐을 분석했다. 주요 일간지별로 혐한 키워드 등장 비율을 살펴보면 마이니치·산케이 신문에서 혐한 용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일본 4대 신문에서 혐한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지난 10년의 기사들을 분석하면 마이니치와 산케이가 각각 30%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아사히(25%), 요미우리(15%)가 뒤를 이었다. 진보·중도신문(아사히+마이니치=55%)과 보수신문(요미우리+산케이=45%)의 비중은 엇비슷했다. 한국 시각에서 본다면 보수신문이 혐한을 더 자주 언급할 것 같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진보신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혐한 용어 사용 빈도가 증가했지만 보수신문은 점점 감소했다. 2008년을 기점으로 역전이 시작됐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엇비슷하다가 박근혜 정권 취임 이후에는 진보신문에서 혐한 키워드가 확 늘었다.
   
   다음은 잡지별 분석이다. ‘주간 다이아몬드’가 16건으로 혐한 기사를 가장 많이 다뤘고 ‘역사통’이 13건, ‘사이오’ 12건, ‘Will:먼슬리 윌’이 11건 순으로 다뤘다. 혐한 관련 대표 저자는 ‘악한론(惡韓論), 매한론(呆韓論)을 쓴 이유-반일 교육 세대가 사회를 쥐고 중국과 연계를 도모하는 한국, 기본적으로 상대하지 않는 것이 최고’ 등 6건의 기사를 쓴 무로타니 가쓰미였다. 자유기고가인 무로타니는 일본 내 반한 감정을 의한(疑韓)→혐한(嫌韓)→반한(反韓)→노한(怒韓)→매한(呆韓)→소한(笑韓)→망한(忘韓)으로 표현하면서 한국을 조롱하는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후루야 쓰네히라는 자유기고가는 ‘무한(無韓)’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반한(反韓) 의식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한다. ‘한국은 없다’는 식의 반한 의식이 이웃 국가들에서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혐한 붐의 진짜 원인
   
그렇다면 일본 내 혐한 붐의 원인은 무엇일까. 도대체 그 많은 혐한 콘텐츠는 어떤 사람들이, 왜 소비하는 것일까. 연구팀은 혐한의 원인에 대해 일본의 내부·외부 원인이 얽혀 있다고 본다. 내부 원인은 일본의 언론 등 미디어이고, 외부 원인은 한국의 정치와 한·일 간 외교 문제다.
   
   ‘만화 혐한류’의 저자 야마노 샤린(山野車輪)은 혐한 붐의 원인이 일본 내부에 있다고 본다. 그는 “혐한류는 한국과 한류 붐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비판을 터부시하는 일본의 주요 미디어의 보도 풍조에 대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판서를 다수 집필한 미쓰하시 다카아키(三橋貴明) 역시 일본 미디어의 보도 논조가 혐한 서적을 부추긴다고 본다. 그는 “주요 신문사들이 한국 경제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는 반면 한국 경제의 위기에 대해서는 어디서도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 심리로 혐한 콘텐츠가 먹힌다는 논리다. 신초샤 편집자가 혐한 서적 출간 배경에 대해 ‘반(反)삼성론’이라고 보는 것도 비슷한 시각이다. “수년 전까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약진을 배경으로 한국에서 배워라는 내용의 서적이 많았는데, 혐한은 이런 움직임에 대한 안티테제의 성격을 포함한다”는 분석이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 환경 발달을 혐한 붐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는 “혐한은 새롭게 등장한 현상이 아니라 일본 사회에 이전부터 존재해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혐한 의식을 가진 일본인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연결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는 그들의 생각이 일본의 주류사회에서 인정되지 않았지만 인터넷으로 인해 부각됐다는 얘기다. 이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혐한 의식을 자극한 계기가 되었고 인터넷이 혐한 현상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냈다고 본다.
   
   한편 혐한을 일본 보수층의 울분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이라는 비판 대상을 만들어 공격하는 것으로 보수 성향의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는 논리다.
   
   외부 요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한국 대통령의 언행과 한국 미디어의 대일(對日) 보도가 혐한 붐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혐한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정치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인해 일본 내의 혐한 의식이 급속도로 높아졌고(요미우리 2015년 1월 11일), 이로 인해 표면화되지 않았던 혐한 감정이 억제할 수 없는 계기를 제공했다(산케이 2014년 1월 11일)는 기사들이 나온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또한 혐한 감정을 조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한국 내의 여론에 영합해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요했고(요미우리 2015년 6월 22일), 일본을 비판하는 고자질 외교(요미우리 2015년 12월 29일)를 한 것이 혐한 감정을 선동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한국 미디어의 일본어판 또한 혐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혐한 서적의 정보 원천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신문의 일본어판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신문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연합뉴스 등인데, 이들 신문의 일본어판은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혐한 서적에서는 이들 신문의 일본어판에 실린 반일 기사나 한국의 사회문제만을 선별해 다룸으로써 이들 기사가 전체의 톤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혐한 무드는 인터넷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 보고서의 최종 분석이다. 요즘에는 ‘혐한운동가’라는 말까지 등장한다. 문제는 혐한운동가들이 새로운 사상을 퍼뜨렸다고 자부할 정도가 되면 이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혐한 무드는 특정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10여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혐한 의식이 일본 사회 저변에 축적되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혐한의 장기화 우려
   
   연구팀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앞서 언급한 대로 연구팀은 혐한 의식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혐한 서적이나 텍스트를 접한 일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체조사를 실시했다. 2016년 5월 2일부터 4일까지 인터넷 조사로 진행했으며 조사기관은 GMO리서치다. 조사에서는 혐한 텍스트를 접한 이들이 어떤 콘텐츠를 접했는지, 접한 전후의 인식변화가 일어났는지를 들여다봤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7%가 혐한 서적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5권 이상 구입했다는 응답도 6%나 됐다.
   
   연구를 통해 도출된 사실은 이렇다. △한국 관련 경험과 이해 부족이 혐한을 일으키는 배경이 된다. 즉 한국 방문 경험, 한국인 친구, 한류 등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혐한 의식이 약하다. △일본 사회에 만족하지 않을수록, 일본 정치에 만족할수록(아베 정권을 지지할수록) 혐한 데모에 참가하는 횟수가 많다. △인터넷 이용 시간이 길수록 혐한 이미지가 강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혐한 행동을 보이는 연령대가 20대와 30대의 젊은층이 많다는 것. ‘연령별 혐한 데모 참가 경험’ 조사에 따르면 20대는 9.7%, 30대는 10.4%로, 50대(3.1%), 60대(3.1%)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20~30대 혐한 데모 참가자가 50~60대보다 무려 3 배나 많다는 통계다. 혐한 데모에 참가한 사람은 응답자의 5%에 불과했지만, 젊은층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혐한 관련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가’라는 질문에는 인터넷이 6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방송, 신문, 출판 순이었다. 젊은층일수록 혐한인구가 많고, 인터넷을 통해 혐한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다는 조사결과는 ‘혐한의 장기화’를 우려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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