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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호] 2018.04.16

깨끗해진 중국 ‘괴물’ 청정기 덕분?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전 ‘뉴턴(NEWTON)’ 편집장 

▲ 중국 시안시 야외에 설치된 100m 높이의 공기청정기. photo Chinese Academy of Sciences
중국은 미세먼지로 해마다 110만명이 목숨을 잃을 만큼 ‘스모그 대국’이다. 미세먼지 입자들은 피부를 뚫고 체내에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하기 때문에 피부 노화를 넘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지난 3월 8일자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높이 100m짜리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개발했다는 내용을 실었다. 과연 이 ‘괴물 공기청정기’는 얼마나 효과적일까.
   
   괴물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곳은 산시성 시안(西安)시 야외. ‘스모그 제거탑(除霾塔)’이라 불리는 100m 높이의 거대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시험 가동 중이다. 중국과학원 지구환경연구소(카오준지 박사팀)가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세먼지 감소 장치다. 2015년 건설에 들어가 2017년 시안에 탑 건설을 끝마쳤고, 최근 본격적으로 시험 가동 중이다.
   
   시안은 중국 최대 공업도시이자 석탄 산지다. 더구나 석탄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가구가 여전히 많아 중국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시안에서 생긴 석탄 먼지가 베이징과 허베이를 포함한 중국 수도권을 뒤덮는다. 우리가 접하는 ‘중국발 스모그’의 출발점인 셈이다. 중국 당국이 시안에 거대 ‘스모그 제거탑’을 세운 이유도 바로 산시성의 스모그 문제를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농도 15% 감소
   
   ‘스모그 제거탑’ 공기청정기는 우리가 집안에서 쓰는 공기청정기와는 다르다. 건물 내부의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게 아니라 야외에 설치돼 대기의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장치이다. 실내처럼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가능할까.
   
   겉보기에 이 장치는 마치 대형 굴뚝 같다. 구조도 굴뚝만큼 단순해 보인다. 바닥처럼 보이는 맨 아래 부분에 축구장 절반 크기의 유리온실이 있고, 그 위 중심 부분에 깔때기를 뒤집어놓은 듯한 배출탑(굴뚝)이 우뚝 서 있는 것이 전부이다.
   
   작동원리 또한 비교적 간단하다. 세계 최대 크기의 이 공기청정기는 태양열을 이용한다. 따라서 전력이 거의 필요 없다. 온실로 빨려 들어온 더러운 바깥 공기가 태양열로 뜨거워지면서 상승기류를 형성하고, 이 상승기류가 배출탑 위로 빨려 올라가면서 여러 필터 등을 거쳐 깨끗해지는 원리이다.
   
   가장 먼저 유리온실의 바깥 벽면에 달린 10여대의 공기 흡입구(대형 모터)가 주변의 오염된 공기를 온실 안으로 빨아들인다. 이후 바닥에 설치된 태양열 난방 패널이 오염된 공기를 따뜻하게 데운다. 데워진 공기는 중앙 기둥의 배출탑, 즉 굴뚝 구멍으로 빨려 올라가 굴뚝 끝부분에 설치된 필터를 통과하면서 초미세먼지를 비롯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같은 오염물질이 깨끗하게 걸러진다. 그 결과 공기가 굴뚝을 빠져나올 때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뚝 떨어진 깨끗한 공기가 배출되는 식이다.
   
   태양열 난방 패널이 포함된 이 장치를 ‘태양열 보조 대형 세정 시스템(SALSCS·The Solar-Assisted Large-Scale Cleaning System)’이라 부른다. 이 시스템을 통해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고 그곳을 다시 오염된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공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변이 신선한 공기로 변환된다.
   
   중국 측의 설명에 따르면 거대 공기청정기의 효과는 상당하다. 중국과학원은 거대 공기청정기 주변 반경 10㎞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며 공기 질이 개선됐다고 설명한다. 인근 12곳의 공기 질 측정소에서 수개월 동안 시범 가동한 결과, 주변 10㎢ 지역에 매일 1000만㎥의 깨끗한 공기가 만들어졌고, 미세먼지 농도 측정에서는 15% 정도의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사람에게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날에도 무려 19%나 줄었다는 게 연구소 측의 결과라고 네이처지는 밝히고 있다. 서울로 치면 강남역에서 여의도역까지의 거리(9.5㎞)에 이르는 면적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시안시 주민들도 더 깨끗해진 공기를 체감하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 공기청정기의 설계자인 카오준지 박사는 “대기 질 개선 효과 면에서 이 공기청정기는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크기가 큰 만큼 소음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공기청정기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도 공기가 드나드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고 말한다.
   
   
   높이 500m 공기청정기도 계획
   
   100m 높이 공기청정기의 효과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과학원은 더 과감한 계획을 세웠다. 높이 500m, 지름 200m에 달하는 훨씬 더 큰 규모의 공기청정기를 중국 다른 도시에 세우겠다는 것. 이는 작은 도시급 하나 정도인 30㎢ 이내 지역의 전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 대형 공기청정기의 효과가 클 경우 같은 원리로 작동되는 작은 공기청정기를 중국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병원, 학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특히 인구 밀집 지역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각지에 작은 공기청정기까지 등장하기 시작하면 중국의 공기 질 개선 효과는 널리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발 스모그에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 또한 미세먼지의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거대한 굴뚝은 공기청정기로서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대형 공기청정기가 도심에 세워질 경우 파사드(Media Facade)나 LED 광고를 대형 공기청정기 벽면에 추가할 수 있어 경제적 이익도 가져다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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