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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5호] 2018.07.09

제조업 도시 구미의 비명

5산단 분양률 20%, 대기업 신청은 ‘0’ 구미가 비어가고 있다

배용진  기자 

▲ 경북 구미시 남구미대교에서 바라본 구미산단 1단지의 모습.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7월 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 입구. 비포장도로로 들어서기 전 표지판에는 ‘여기서부터는 미등록 도로이니 통행에 유의하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도로 양옆으로 펼쳐진 널찍한 부지에는 작업 근로자들이 흰색 안전모를 쓰고 공구를 정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옆에는 주황색 소형 포크레인이 두 대 가동되고 있었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버팀목을 댄 가로수들이 쭉 늘어서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이테크밸리’라는 이름으로 조성 중인 구미국가산단 5단지는 전체 935만㎡(283만평) 규모다. 1969년부터 조성된 1041만㎡(315만평) 규모의 구미 1단지를 제외하면 구미에 있는 산업단지 중에서 가장 크다. 구미시는 2008년부터 구미산단 5단지 조성 사업에 1조5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구미시는 18조2000여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1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구미시 경제가 침체됨에 따라 구미산단 5단지 분양률이 당초 계획보다 저조해지면서 분양사업자 측은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구미산단 5단지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눠서 공사와 분양을 하는데, 전체 935만㎡ 중 376만㎡(114만평)를 1단계로 먼저 분양한다. 이 중 약 60%인 226만㎡(68만5000평)가 공장, 아파트, 변전소 등 지원시설 용도로 분양된다.
   
   
   1000만평 규모 산단이 만든 도시
   
   구미국가산단의 분양을 담당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분양을 시작한 구미 5단지는 올해 7월 4일 기준 1단계 목표 중 약 20%만이 분양된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의 배병주 분양담당은 “당초 2023년까지 5단지 분양을 100% 끝내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분양실적이 저조해 목표 연도를 늦췄다”며 “현재는 연도별 목표치를 모두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미 5단지에 입주를 확정한 기업은 일본계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와 국내 중소기업 세 곳이 전부다. 국내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 구미에 짙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현재 전국의 지자체 중 구미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구미가 유독 조명받는 것은 대한민국의 전체 경제에서 차지해온 구미의 비중과 역사적 의미 때문이다. 구미는 사실상 도시 전체가 산업단지의 발달에 따라 조성된 도시다. 구미시와 칠곡군 석적읍 일대에 걸쳐 있는 구미국가산단은 국내 1위 대기업인 삼성의 대표 계열사 삼성전자의 ‘고향’이자 제조업의 전통적인 보금자리다. 2010년 충남 아산시에 추월당하기 전까지 구미시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해 왔고 현재도 2~3위를 다투고 있다. 총 1~4단지에 현재 공사 중인 5단지까지 완공되면 도합 3300만㎡(100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가 구미시에 들어선다.
   
   국내 최대의 내륙 수출 도시 구미의 경제가 침체된 이유로는 수도권 규제 완화로 인한 대기업 공장의 이전, 교통의 발달로 인한 상대적인 입지 경쟁력 감소 등이 근본 배경으로 꼽힌다. 지역에 기업을 새로 유치하기는커녕 있던 기업조차 떠나는 상황이 이어지자 구미 경제는 점점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몇 년간 구미 경제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던 이런 추세에 불을 지른 것은 현 정부의 반(反)대기업 정책들이다. 현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52시간 근무 등 기업들을 옥죄는 정책들이 잇따라 도입되자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막론하고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의 현실이 가라앉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경제 침체와 관련해 특히 주목받은 현상은 제조업 분야에서의 일자리 감소다. 통계청이 지난 6월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5월 취업자수는 2706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올 1월까지만 해도 평균 3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월 10만명대로 떨어진 이후 3개월 연속으로 10만명을 넘지 못했다. 특히 일자리 감소세가 두드러진 제조업 분야에서의 취업자수는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올 4월 6만8000명, 5월에는 7만9000명 감소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인력 블랙홀이 이제 ‘일자리 없다’
   
   이러한 제조업 취업자수 감소 현상은 제조업 도시 구미에서도 확연하다. 과거에는 일자리가 넘쳐나 주변 도시들의 유휴 인력을 빨아들이던 도시에서 이제는 “일자리가 없다”는 말이 예사로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2일 구미1단지에 있는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정면에 있는 상가에 들어섰다. 해당 층의 인력업체 사무실 5곳 중 영업을 하는 곳은 한 곳뿐이었다. 영업 중인 인력업체 사무실에서 만난 박홍연 A테크업체 대표는 “작년 하반기 들어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가 동시에 시행되면서 사업체를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노동자들은 중국과 달리 근면성실하다”며 “조만간 베트남에서 사업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 경북 구미시 순천향대 구미병원 근처 상가. 대낮이지만 문을 연 점포가 몇 없었다.

   같은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리자 정면의 다방 문이 굳게 잠긴 모습이 보였다. 나무판으로 못질된 다방 문에는 ‘이 부동산에 대해 부동산 경매 신청이 있어 현장을 방문했지만 거주자가 부재 중이라 조사가 어려우니 임차인의 연락을 바란다’는 대구지방법원김천지원 집행관의 쪽지가 붙어 있었다. 바로 옆 인력업체의 유리문도 굳게 잠겨 있었다. 유리문 옆 가스계량기에는 가스업자가 붙인 ‘가스계량기 봉인’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순천향대 구미병원 앞에서 10년 이상 인력업체를 운영한 김호규씨는 “대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가뜩이나 지역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을 죽이는 정책만 시행하니 이 사업도 접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구미에 공장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도 공장 증설 등 더 이상 투자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 같은 대규모 투자를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며 “지금처럼 정부가 대기업들을 옥죄는 분위기에서는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만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실제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설비투자는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속속 빠져나가는 대기업 공장들
   
   구미산단 1단지 LG전자 A3공장 북문 근처에서 만난 노동자 박성진씨는 “최근 몇 년 들어 일감이 줄어 노는 사람이 많다. 3~4년 전만 해도 일을 계속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구미 자체에 일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 LG 쪽 설비자동화 일을 하다 보니 나 같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기업이 투자를 한다 하면 건설보다 자동화 쪽, 기계 쪽부터 투자하니까 대번 알 수 있다. 지금 대기업들이 투자를 접는 분위기로는 내년 이후 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중국 업체들이 계속 밀고 올라오는 것도 큰 문제다. 이번에 중국 업체가 판매 단가를 20% 정도 낮춘다는 소문도 들렸다. 그전에는 중국이 못 만드니까 우리 장비 업체들이 할 일이 많았는데 이제 LCD 장비나 휴대폰 장비나 중국 기술력이 다 올라왔으니까 국내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등 정부 정책 외에 구미시가 침체에 빠진 지역별 요인 중 첫손에 꼽히는 것은 LG디스플레이의 공장이 2013년 경기도 파주시로 옮겨간 것이다. 구미는 ‘LG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LG는 이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1995년 구미국가산단에 자사 첫 LCD 공장을 신축한 이래 구미사업장에 약 14조원 이상의 투자를 해왔다. LG디스플레이와 전자가 대규모 공장을 가동하면서 산업단지에는 수많은 하청업체와 부품업체들이 들어섰다.
   
   하지만 LCD 분야가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직면하면서 구미는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측의 설명이다. 효율성이 떨어져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기존의 저세대 LCD 공장을 대체할 고세대 LCD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넓은 부지가 필요하지만 구미 사업장에서 더 이상의 공장 확장은 어렵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고세대 LCD는 파주에서 생산하고 구미에서는 자동차나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를 위주로 투자하는 추세”라며 “예전에 비해 지역에서 바로 고용 가능한 인력 규모도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만이 아니다. 구미에 대규모 공장을 세 곳 두고 있는 LG전자도 구미공장에 있던 TV사업부 대부분의 생산라인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구미에서의 몸집을 축소하고 있다. TV사업부가 쓰던 LG전자 구미 사업장의 A2공장은 현재 물류창고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구미국가산단은 삼성전자에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1969년 고(故) 이병철 회장이 삼성전자를 설립한 곳인 데다 1988년 국내 최초 휴대폰인 SH-100을 개발하고 1994년 애니콜 브랜드 SH-770을 출시한 곳이 바로 구미국가산단이다. 현재도 삼성전자는 구미에 1·2캠퍼스를 두고 휴대폰 개발과 생산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력 생산기지는 2010년을 전후해 모두 베트남 등지로 이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휴대폰 생산량의 절반을 베트남 공장 두 곳에서 생산한다.
   
   물론 글로벌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는 기업의 글로벌 생산 전략에 따라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등 해외로 이전하거나, 국내로 옮기더라도 더 나은 곳으로 집적화하는 것이 기업으로서는 경영상 불가피한 전략이다. LG 지주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계열사별로 공장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는 전략적 ‘빅 플랜’에 따르는 것”이라며 “교통 발달 등으로 인해 구미 등 국내 지역이 지니던 장점이 지금은 많이 희석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이 지역을 떠나면 지역경제는 직격탄을 맞는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특성상 대규모 하청업체들이 함께 들어서기 때문에 고객사(대기업)가 떠나면 파트너사(하청업체) 역시 지역을 떠나야 한다. 실제로 삼성과 LG가 떠난 구미시는 수출액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구미세관에 따르면 2016년 구미국가산단 수출액은 247억달러로 가장 높았던 2013년의 367억달러에 비해 120억달러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283억1800만달러로 2016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올해는 전망이 밝지 않다.
   
   구미가 지금처럼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제조업 도시가 된 데에는 대구광역시의 배후수요와 노동력이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도로환경이 좋아지고 철도교통이 발달하면서 구미 지역경제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구미에서 그나마 가장 번화가로 꼽히는 구미산단 2단지 인근의 인동에는 음식점, 의류매장, 영화관 등이 밀집해 있지만 평일보다 주말이 오히려 한산한 진풍경이 펼쳐진다. 대구에서 구미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많기 때문이다. 대구와 구미는 차량으로 40분가량 떨어져 있지만 삼성, LG 등 대기업은 통근버스를 운영한다. 대구에 살면서 구미산단 1단지로 출퇴근하는 근로자 장모(30)씨는 “대기업은 근처 도시로 이동하는 통근버스를 운용하기 때문에 대구에 비해 물가가 싸지도 않은 구미에서 돈을 쓸 필요가 없다”며 “술자리도 구미보다는 대구에서 주로 가진다”고 말했다.
   
   
   3분기 전망도 어두워
   
   구미시의 통계상 지표는 아직까지 곤두박질치지 않았다. 2015년 기준 경상북도 시군 단위 GRDP(지역내총생산)를 보면, 구미시의 GRDP는 29조1000억원, 1인당 GRDP는 5만7926달러(6554만3000원)로 경상북도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구미상공회의소가 구미 지역 제조업체 700여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3/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79로 나타나 전 분기 전망치 112에 비해 33포인트 하락했다. 전기·전자(63), 섬유·화학(75), 기타(58)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된다.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이다.
   
   구미시의 인구는 42만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생산가능연령층(15~64세)은 2013년 11월 이래 31만8000~31만9000명대 수준이다. 산단이 밀집한 특성상 젊은 도시다. 지난해 말 기준 구미시민의 평균연령은 37세이고, 연간 출생아 수는 3789명으로 경북 전체 출생아의 20%가량을 차지했다.
   
   구미의 불황은 1~4단지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구미산단 4단지의 구미전자정보기술원 근처 원룸촌에는 ‘주인 직통’ ‘임대 문의’ ‘본건물 임대’라는 전단지가 건물 기둥마다 붙어 있었다. 옥계동의 한 오피스텔 1층 기둥에 전단을 붙이던 30대 여성에게 “공실이 많냐”고 묻자 그는 3단지 방향을 가리키며 “저쪽은 더 공실이 많다”고 말했다. 구미산단 5단지 산동면 근처에서 옥계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유주상씨는 “지은 지 10년 된 아파트 값은 작년에 비해 20~30% 빠졌다”며 “경기 좋을 땐 소위 ‘갭 투자자’들이 모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사실상 ‘올스톱’되고 ‘깡통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작년 초에 비해서 공실이 20~30% 늘어났다. 10년 이상 된 아파트는 거의 빈 집이 많고, 신규 아파트는 분양받은 사람들이 분양가의 40~60%에서 전세 놓아버리니까 기존 아파트는 죽고 새 아파트는 차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영향이 더디게 오는 토지도 팔려고 하면 작년 시세의 70~80%로 불러야 매수자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구미는 거의 거래 절벽이라고 보면 된다.”
   
   구미산단 1단지에서 기사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식당주인에게 “요즘 장사가 잘되냐”고 묻자 그는 “아주 죽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직원들 밥 달아놓고 먹는 회사도 여럿 있었고 저녁이면 회식도 하니까 장사가 잘됐다. 요새는 대기업이 빠져나가니까 사람이 없다.” 그의 설명처럼 기사식당 안쪽에는 여닫이문으로 막힌 좌식 테이블 방이 있었지만 텅 비어 있었다.
   
▲ 구미산단 1단지 내 골목 곳곳에 공장 임대·매매 현수막이 걸려 있다.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경제가 지방권력 교체에도 영향
   
   6·13 지방선거 결과로 나타난 구미의 지자체 권력 교체에는 이 같은 구미의 경제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말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장세용 후보가 구미시장으로 당선되자 일종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는 보수세가 강한 TK 중에서도 보수 지지세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젊은층이 많이 거주한다는 특성이 있긴 하지만, ‘보수의 심장’으로 자리해온 구미의 시장에 민주당 인물이 당선됐다는 것은 많은 이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지역주민들이 꼽는 민주당 후보의 당선 요인은 그동안 권력을 잡았던 야당 시장들의 안일함과 태만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상황에서 지역을 위해 일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특히 구미 시민들은 인프라 부족에 불만이 많았다. 예컨대 KTX 김천구미역은 김천시 남면에 있다. 구미에서 가려면 차량으로 30분 가까이 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구미 시민들이 철도를 이용해 서울에 가려면 구미역에서 동대구에 내려갔다가 올라가야 한다.
   
   인프라 부족은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김천과 구미 일대에서 택시 영업을 하는 진은기씨는 “기업이 줄어든 탓에 손님이 줄어드니까 구미산단 3단지 쪽에서는 구미 택시와 칠곡 택시가 서로 ‘자기 손님’이라며 실랑이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아버지 고향이 구미라고 하지만 신경 써 준 것이 뭐가 있냐”고 말했다. 구미 토박이로 산동면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유주상씨는 “이번에 당선된 장세용 시장이 구미 출신이지만 구미 지역을 위해 뭘 한 건 없다”며 “자유한국당이 지역을 위한 인물을 공천했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겠냐”고 말했다. 그는 “도합 24년 동안 시정을 이끈 김관용·남유진 구미시장은 전형적인 관료”라며 “행정편의주의와 무사안일주의를 시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미에는 그동안의 안일한 시정과 관련해 널리 퍼진 소문이 있다. 과거 LG디스플레이가 구미산단 4단지 인근에 LCD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부지 확장 허가를 요청했는데 구미시가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자 경기도가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LG디스플레이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동문 구미시 투자통상과장은 “노무현 정부 때 국가 정책적으로 북한과의 접경 가까이에 대규모 공단을 조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파주 땅값이 매우 저렴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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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의 글이 있습니다.
  지나가다  ( 2018-07-07 )    수정   삭제
대구로의 부가가치 유출은 한마디로 한심한 행정탓이 크다. 인근 도시 김천과 전략적 유대 관계를 추진하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였고.... KTX김천역을 운행하는 광역 버스 노선을 만들지 않은 것도 문제다. 김천 역시 흔들리고 있다. 적극적인 제안을 했더라면 안될 이유가 없는 일인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육 투자가 문제다. 초-중-고 교육 여건을 대구 대비 경쟁력 있게 끌어 올렸더라면 굳이 대구까지 출퇴근을 하겠는가 대한민국의 생산 여건도 나빠지고 주거의 질도 그닥이고 인근의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노력도 없고... 한심할 뿐이다. 3년전인가 40여년만에 김천에 갔었는데 40년전 그 건물에 그 음식점이 있더라. 구미만 발전했다고 주민들이 그러던데, 구미도 사정이 이렇다니...
  지나가다  ( 2018-07-07 )    수정   삭제
기사를 카더라로 쓰는가 LG LCD에 대해서 제대로 취재하고 써라. 당시는 LG-Phillips 시절이다. 구미에서 공장 용지나 비용 문제로 투자를 포기하고 해외로 투자가 결정된 상태였다. 해외 어디냐가 남았을 때였는데, 경기도와 파주시가 최대한의 공장 설립에 협조를 약속하면서 파주로 가게 된 것이다. 당시 사레는 친기업적인 행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접경지 투자문제는 이미 오래전에 파주시가 모토롤라를 유치함으로써 역시 모범 사례다. 현재는 모토롤라도 철수하였고 다른 업체가 그자리에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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