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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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이어졌던 세계 반도체 시장의 ‘수퍼 호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2019년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고 비수기가 2019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의 ‘반도체 공습’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제2의 조선업’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 같은 위기설에 반기를 드는 이가 있다. 지난 12월 24일 경기도 판교 반도체산업협회 회관에서 만난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지금은 위기를 말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오히려 제2의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도약을 위한 속도조절과 쇠퇴를 동일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학박사 출신인 안 상무는 1994년부터 반도체 업계에 몸을 담아 하이닉스반도체, 한국과학기술원 등을 거쳤고 2016년부터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로 일하고 있다.

안 상무는 최근 2년간의 반도체 호황에 대해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는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던 시기였다.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다 보니 D램 수요도 늘고 가격도 오르는 호황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1차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투자 결과를 지켜보면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때가 됐다.”

그에 따르면 인공지능 시대가 불러온 ‘수퍼 호황’이 지나갔다고 아쉬워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눈앞에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 상무는 5G 시대 개막과 함께 메모리반도체가 지금보다 더 큰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G 시대가 이제 막 시작했다. 하지만 5G 서비스를 선보인 것일 뿐 모든 기기와 하드웨어가 5G에 맞춰진 것은 아니다.”

안 상무는 “2019년은 새로운 서비스에 맞춰 준비기간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데이터를 다루는 5G 기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다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의 시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투자 시기가 다시 오는 시점을 2021년 정도로 내다봤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주어진 1~2년 동안 중국과 얼마나 격차를 벌리면서 따돌릴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인력수급 문제다.

안 상무는 “한국의 메모리반도체는 발전속도도 빠르고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데 비해 인력 수급이 잘 안 되고 있다”며 “신규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지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대학에 반도체를 전공한 교수의 수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고 그렇다 보니 대학으로부터 나오는 인재의 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으로의 인력 유출 또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안 상무는 “중국으로의 인력 유출 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다. 홍콩, 대만, 미국 등을 거쳐 중국 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서다”며 “대기업에서 나오는 고급인력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반도체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이 절실한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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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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