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스페셜 리포트 겨울연가 10주년]  식어가는 연가 새로운 사랑을 원한다!
  • facebook네이버 밴드youtubekakao 플러스친구
  • 검색
  1. 사회/르포
[2252호] 2013.04.15
관련 연재물

[스페셜 리포트 겨울연가 10주년]식어가는 연가 새로운 사랑을 원한다!

겨울연가 10년, 그 이후

박영철  차장  / 심하늘  인턴기자·고려대 서어서문학과 4년  

2003년 4월 3일 일본 NHK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를 ‘겨울소나타(冬のソナタ)’라는 제목으로 바꿔 BS(위성채널)2에서 방송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가 한국 드라마를 방영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막상 방송이 시작되자 난리가 났다. 중년 주부들이 ‘낯선’ 한국이라는 나라의 드라마를 보면서 울고 웃고 하면서 ‘겨울연가’ 붐이 일어났다. 예상보다 시청자 반향이 폭발적이자 NHK는 2003년 12월에 재방송을 했고 2004년 4월부터 8월까지는 지상파 메인채널인 NHK종합에서 다시 방송을 내보냈다. 한국 문화 불모지였던 아시아의 문화강국 일본에서 일대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올 4월은 겨울연가가 일본에 상륙한 지 만 10년이 되는 달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겨울연가 10주년은 곧 한류 10주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 이전에도 한국 드라마가 수출길에 오른 적은 있었지만 폭발적인 매출과 파급 효과를 낸 것은 바로 2003년 일본에서 방영된 겨울연가부터라는 것이다. 겨울연가가 당시 아시아 최대 문화시장이던 일본을 석권했기 때문에 한류가 일본을 발판으로 아시아로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는 분석이다. 개인주의 성향의 ‘쿨하고 도시적인’ 드라마가 많은 일본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리는 겨울연가는 중장년 여성층의 향수를 강하게 자극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겨울연가의 일본 팬들은 종종 ‘겨울연가를 보면 자신들의 청춘을 보상받는 기분이다’고 말하곤 한다”면서 “첫사랑을 다루는 겨울연가가 ‘청춘을 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리는 일본 40~50대의 허전한 정서를 채운 것이다”고 평했다.
   
   겨울연가 이후로 한류는 물꼬를 텄다. ‘대장금’ ‘아름다운 날들’ ‘가을동화’ 등의 한국 드라마가 수출길에 올랐다. 정덕현 평론가는 그중에도 ‘대장금’을 최고의 한류상품으로 꼽으면서 “대장금은 한국 문화를 본격적으로 알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대장금을 방영한 NHK BS2 채널에서 대장금 직전 시간대에 9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편성해 한국의 음식 문화나 예복 문화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에 한정되었던 겨울연가에 비해 대장금은 ‘음식’과 ‘의술’이라는 소재, 그리고 이병훈 PD 특유의 긴박감 넘치는 전개를 통해 전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았던 드라마였다. 이는 한류가 폭 넓게 사랑받게 되는 데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드라마로 촉발된 한류 열풍은 K팝에도 영향을 미쳤다. 겨울연가는 감각적인 OST로 인해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실제로 겨울연가에 출연했던 배우 박용하의 경우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정덕현 평론가는 “보아와 동방신기가 한류 가수 1세대로 활동하면서 미리 길을 열어놓은 것이 직접적인 K팝의 성공 요인이다”라면서도 “겨울연가 등의 드라마 덕분에 한국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된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K팝의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겨울연가 이후 한·일 간의 심리적 거리감도 크게 좁혀졌다. 한류를 좋아하는 일본의 ‘친한파’들은 최근 잇단 일본의 혐한(嫌韓) 시위에 반대하면서 ‘친한 시위대’를 조직하여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재근 평론가는 “일본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한류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고 이를 동경하는 사람도 다수다”고 했다. 또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 정덕현 평론가는 “예전 같으면 조금만 일본 느낌이 나도 왜색이 짙다고 논란이 많았다”면서 “요즘은 일본이 한류의 주요 수출국인 만큼 한국인들 또한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인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나 ‘직장의 신’과 같이 한국에서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예전과 같은 인기몰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평론가는 “한국 드라마의 뻔한 패턴에 질려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겨울연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 참신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리메이크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일본 수출길에 오를 예정이다. 정 평론가는 “리메이크작이지만 노희경 작가의 수려한 대사와 김규태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미 등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면서 “일본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