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
대한항공에서 주 2회(수·토), 아시아나항공에서 매일 인천~코타키나발루 구간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하늘에서 본 휴양지 사피섬 전경. ⓒphoto 말레이시아 관광청
하늘에서 본 휴양지 사피섬 전경. ⓒphoto 말레이시아 관광청

말레이시아는 자연이 가장 잘 보전된 나라다. 말레이시아 전역에 흩어져 있는 많은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은 자연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사바주에는 가족여행객을 유혹하는 명소가 유난히 많다. 그 가운데서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코타키나발루다. 세계적인 가족여행지이면서도 근교에 태고적 신비를 자랑하는 명소가 많은 까닭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최고봉인 키나발루산을 온 가족이 함께 오른다면 힘들긴 해도 추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코타키나발루는 보르네오섬 북동쪽에 위치한 사바주의 주도다.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코타키나발루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깨끗한 휴양지다. 특히 신혼부부와 가족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좋은 여행지로서의 장점도 많다. 비교적 물가가 싼 데다 날씨가 쾌적하고 치안이 안정되어 있다.

코타키나발루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오염되지 않은 섬들이 많다는 점이다. 유명 관광지들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시설물 대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권할 만한 휴양지로는 해양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사피섬과 마누칸섬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이들 섬 일대는 열대어와 산호초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피섬은 시내 선착장에서 모터보트로 20분이면 찾아갈 수 있다. 간단한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미리 준비해 가지고 들어가야 할 만큼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곳이다. 숙박시설은 물론 불필요한 위락시설도 없기 때문에 잠시나마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섬에 서식하는 원숭이와 함께 가벼운 정글 트레킹을 하거나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사피섬 근처에 있는 마누칸섬은 사피섬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다. 통나무로 지은 산장 형태의 숙박시설, 간이축구장, 수영장 등과 같은 위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사피섬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반면 마누칸섬은 자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조성한 친환경 리조트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누칸’이라는 섬의 이름은 남중국해협에 서식하는 물고기인 ‘마누칸’에서 유래되었다.

코타키나발루가 가족여행지로서 각광을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부분의 리조트들이 온 가족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단지 숙박을 위한 공간을 넘어 스쿠버다이빙, 승마, 테니스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스포츠 시설들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오랑우탄에게 먹이 주기, 정글 트레킹 등과 같은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리조트도 있다. 게다가 리조트 안에는 어린이들의 재미있는 놀이와 학습을 위한 ‘키즈클럽’도 마련되어 있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나라의 문화체험과 함께 사회성을 기르는 소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키즈클럽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 동안 부모들은 골프나 스파 등 원하는 개인 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초보자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들이 많다. 산악 등반은 말레이시아의 독특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멋진 방법 가운데 하나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산은 코타키나발루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키나발루산(해발 4095m)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산인 키나발루산 일대는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말레이시아 최초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키나발루산 인근에 살고 있는 원주민 카다잔족의 전설에 의하면 ‘키나발루’라는 산 이름은 카다잔족의 언어로 ‘죽은 자들의 안식처’를 뜻하는 ‘이키나발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동식물의 보고로 유명한 키나발루산은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에 의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다. 산이 워낙 높다 보니 고도에 따라 각기 다른 생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낮은 지대는 열대우림지역을 이루고 있으며 중산간지대는 참나무, 무화과나무, 철쭉나무 등과 같은 온대성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높은 지대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고산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키나발루산이 4000m가 넘는 산이긴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깨끗하게 조성되어 있으며 가파른 암벽지대에는 로프도 마련되어 있다.

키나발루산의 본격적인 등반은 해발 1564m 지점에 있는 관리사무소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곳에서부터는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해발 2000m 이상부터는 걷는 속도를 줄이며 고도에 적응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자신의 평소 체력만 믿고 방심하다 고산증세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첫째 날의 등반은 일반적으로 해발 3272m지점의 라반라타산장에서 마친다. 잠시 산장에서 휴식을 취한 후 새벽 3시쯤 일어나 서둘러 등반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만 키나발루산 정상에서 장엄한 일출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가 따뜻한 나라이긴 해도 해발 4000m가 넘는 키나발루산 정상은 추위를 느낄 정도로 쌀쌀하다. 정상에 오를 계획이 있을 경우 반드시 따뜻한 겉옷과 방풍용 점퍼, 우의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송일봉

여행작가

송일봉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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