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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315호]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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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최경환의 힘?

관가 주목받는 대구고 인맥

박혁진  기자 

▲ 지난 7월 8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기재위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photo 이진한 조선일보 기자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최경환(59)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됐다.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로 불리는 그가 기재부 장관이 되면서 정부 부처와 금융권 인사 중에 최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도 함께 관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 경산 출신인 최 장관은 1975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1979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20년간 일했다.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1987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공부하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언론에서는 최 장관의 위스콘신대 인맥을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최 장관 본인은 위스콘신대 동문보다는 대구고 동문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는 경북고나 대륜고 등 대구 지역 전통의 명문고 졸업생들이 많은 활약을 해왔다.
   
    최 장관은 대구고 재경동문회 회장을 오랫동안 맡으면서 활발한 동문 활동을 펼쳐왔다고 한다. 동문들도 최 장관이 2004년 17대 총선에 처음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사무실 개소식에 대거 참석하는 등 정계 입문 후 꾸준히 그를 지원해왔다. 출신 고교에 대한 최 장관의 각별한 관심 때문일까. 여당 원내대표로 뽑힌 후 그와 가깝다고 알려진 대구고 출신 인사들은 소속 부처와 기관에서 승승장구했다.
   
    정부 부처 중에는 임환수(53) 서울지방국세청장, 홍완선(58)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본부장 등이 대표적인 대구고 출신 인물로 꼽힌다. 임 청장은 최 장관의 대구고 6년 후배로 차기 국세청장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임 청장은 현 정부 들어서 국세청의 실세로 꼽혀왔고, 그 배경에는 최 장관과의 인연이 작용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같은 TK(대구·경북) 출신으로 차기 국세청장직을 두고 경합을 벌이던 이전환 국세청 차장이 지난 6월 27일 사표를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국세청 내부 분위기다. 이 전 차장은 대구 청구고 출신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차장의 사표와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들이 국세청 내부에서 돌고 있지만 최 장관이 기재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사실상 임 청장을 차기 국세청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청장직을 놓고 경합하던 이 전 차장이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 전 명예롭게 조직을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 청장은 국세청 고위직 인사에서 국세청장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내부에서 입김이 세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공단의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최 장관과 대구고 15회 동기로서 관가에서는 널리 알려진 ‘절친’이다. 홍 단장은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하나대투증권, 하나은행 등 경력 대부분을 하나금융그룹에서 쌓았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국민연금공단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410조원에 달하는 연금을 운용하는 한국 최고의 큰 손이다.
   
    금융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순우(64)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윤태(60) 한국산업은행 부행장이 대구고 출신 실세로 꼽힌다. 이 회장의 경우 지난해 6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 겸직) 공모 당시 ‘모피아’(기획재정부 출신 퇴직관료)들을 제치고 회장에 선출되어 금융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여당 원내대표인 최 장관의 입김이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많았다.
   
    한국산업은행 김윤태 부행장은 최 장관의 고등학교 1년 후배다. 김 부행장의 경우 최 장관과 고등학교 동문인 데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한때 주목받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의 멤버이기도 하다. 1983년 산업은행에 입사한 김 부행장은 M&A실장, 기업금융4실장, 리스크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2013년 1월부터는 ‘창조금융’ 지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투자금융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차기 산업은행장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KB투자증권의 전병조(50) IB부문 부사장 역시 최 후보자의 대구고 후배다. 그는 행시 29회로 행시 22회인 최 장관과 행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최 장관이 대구고 출신들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리는 측면도 있다. 최근 ‘철피아’(철도 마피아)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한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의 연루설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사장으로 임명된 그는 평소 최 장관과 대구고 동문임을 강조하며 ‘연임’을 자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남이 자신의 대구고 2년 후배가 운영하는 업체에 근무했던 사실이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업체는 최 장관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시절 지경부로부터 업무개발비를 지원받았다.
   
    대구고와 함께 최 장관의 주요 인맥으로 꼽히는 인사들은 이른바 위스콘신대학 출신들이다. 이번 개각으로 최 장관과 함께 박근혜 경제팀을 이끌 투톱이 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 장관과 비슷한 시기(1980년대 후반) 위스콘신대학에서 공부했다. 이들 외에도 유정복 인천시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등도 위스콘신대 출신이다. 여권 내에서는 최경환 장관, 안종범 경제수석, 유정복 인천시장과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일컬어 ‘위스콘신 4인방’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때 친박계 핵심이었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역시 위스콘신대 출신이다. 방 장관이 내각에 합류하게 된 것이나 당초 교체가 유력했던 윤 장관이 유임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도 최 장관의 강력한 의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의 경우 최 장관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있던 시절 지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정재계에 이처럼 최 장관을 중심으로 한 인맥이 넓게 포진되면서 정부 한편에서는 ‘최경환 내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한 관계자는 “사표를 냈다가 유임된 정홍원 총리보다는 부총리 겸 장관을 하면서 내각 중심에 선 최경환 장관이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서는 가장 입김이 셀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수습 이후에는 경제 살리기에 정권 차원의 역량이 모아지는 분위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최 장관에게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부처들이 실세 최 장관만을 바라보면서 ‘받아쓰기 경제팀’ ‘줄서기 경제팀’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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