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예상할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다. 하와이제도 카우아이섬에 있는 와이메아캐니언은 붉다. 화산 폭발로 생긴 지형이 침식하며 이런 풍경이 생겨났다. 협곡 아래에 흐르는 와이메아강은 산화철이 섞여 강물도 붉다. 와이메아(Waimea)는 ‘붉은 물’이라는 뜻이다. 이런 낯선 풍경을 찾아 헤맨 할리우드 사람들은 이곳에서 영화 ‘쥬라기공원’을 찍었다. 와이메아캐니언 꼭대기는 해발 1500m다.

날씨는 변덕스러워서 오전에는 맑고, 오후에는 앞을 볼 수 없으리만치 짙게 안개가 끼기도 한다. 카우아이섬 일주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 보면 와이메아캐니언 이정표가 시큰둥하게 나타난다. 마을 속으로 난 작은 도로로 한없이 올라가면 붉은 고원이 나오고 오른편 아래쪽으로 협곡이 보인다. 침식으로 생긴 지형이라서 캐니언은 발 아래에 있다. 태생이 침식지형이다 보니, 연원이 비슷한 네바다주 그랜드캐니언과 생긴 것도 닮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와이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사람은 마크 트웨인이었다. 하지만 층층이 쌓인 지층은 층마다 색이 다르고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니, 사람을 압도하는 그랜드캐니언보다 하와이 자연은 더 예술적이다. 초점거리= 105㎜, 셔터스피드= 1/800초, 조리개= f6.3, 감도= ISO100, 2015년 1월 촬영

박종인 조선일보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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