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의 가을
뉴욕 센트럴파크의 가을

뉴욕 맨해튼.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비싼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맨해튼 내에서도 동네 분위기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1년 365일 24시간 사람들이 ‘왕창’ 몰리는 곳은 대략 30번가에서 60번가에 걸친 이른바 미드타운(mid town)이다. 소호(Soho)나 차이나타운이 들어선 맨해튼 남쪽은 부분적으로 사람들이 붐빈다. 이에 반해 60번가 위쪽으로 올라가면 사람이 살 만한 ‘평범한 동네’로 변한다. 이유는 센트럴파크에 있다. 공원의 기능이 그러하듯, 센트럴파크는 맨해튼의 심장이자 휴식처다. 자동차와 인파로 가득 찬 ‘잠들지 않는 도시’의 이미지를 지워버리는 맨해튼의 오아시스라 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는 99%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공 공원이다. 미국은 240여년이란 일천한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에 오히려 고유한 영역은 절대시하면서 보존해나간다. 센트럴파크는 바로 그 같은 뉴욕, 아니 미국 역사의 성역에 해당한다. 뉴욕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공원 안 환경이나 건물, 조각 등은 건립 당시인 1857년 이래 거의 똑같다. 남북 4㎞, 동서 800m에 달하는 초대형 공원은 뉴욕과 뉴요커의 DNA 그 자체다.

가로 15㎝ 세로 10㎝의 동판에 새긴 문구

5년 전 초가을의 기억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들르기 직전, 센트럴파크를 잠시 찾았다. 센트럴파크는 82번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바로 뒤에 있다. 노상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운 뒤 곧바로 공원 산책로로 들어갈 수 있다. ‘접근 용이성’은 대도시 공원의 특징 중 하나일 듯하다. 30여분간 공원을 돌아다니다가 벤치에 앉았다. 잡지를 읽고 있는데 곱게 차려입은 70대 노부인이 말을 걸어왔다.

“미안하지만, 잠깐 등을 옆으로 움직여 주시겠어요?”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주변에 비어 있는 벤치도 많았기 때문에 노부인 몸이 불편하거나 혹은 태양빛을 피하려고 필자가 앉은 음지 쪽 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여기서 쉬세요. 저는 저쪽으로 가면 됩니다.”

자리를 뜨려는데 노부인은 한사코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벤치에 새겨진 기념비만 보면 되니까 그냥 앉아 있어도 됩니다.”

상황을 파악한 것은 등 뒤에 붙어 있는 작은 동판(Plaque)의 내용을 읽은 직후다.

‘센트럴파크를 사랑한 마크 골드스미스(Mark Goldsmith)를 기리며. 1994년 9월 8일 그를 사랑하는 모든 가족들이…’.

20여년 전 세상을 뜬 남성의 아내가 노부인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고인을 되새기는 시간을 망쳐놓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몸이 불편해서 이곳에 잘 들르지 못했습니다. 저 사람과 함께 여기서 자주 앉아 얘기를 나눴습니다.”

자리를 양보하려 몇 번이나 일어섰지만 괜찮다는 답만이 돌아왔다.

“여기서 보낸 좋은 시간은 과거의 추억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른 분들이 여기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면 마크도 좋아할 겁니다.”

로마제국의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가 말했던가. “두 눈이 있다고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인간이다.” 노부인을 만나기 전까지 필자가 경험한 센트럴파크는 ‘외눈박이 공원’에 불과했을지 모르겠다. 센트럴파크에는 9000개가 넘는 벤치가 배치돼 있다. 적어도 수십 개, 많으면 백 개 이상의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을 듯하다.

센트럴파크의 벤치. 등판에 가로 15㎝, 세로 10㎝ 크기의 동판이 붙어 있는 게 보인다.
센트럴파크의 벤치. 등판에 가로 15㎝, 세로 10㎝ 크기의 동판이 붙어 있는 게 보인다.

뉴요커 삶의 압축판

부끄럽게도, 등판에 새겨진 작은 동판의 의미를 이해한 것은 노부인을 만난 이후부터다. 물론 장님이 아니기에 가로 15㎝, 세로 10㎝의 동판이 존재한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미국에는 기념 동판이 넘치고 넘친다. 좀 괜찮다 싶은 공공장소에 가면 누군가를 기리는 내용의 동판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최근 보수계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간담회에 갔을 때도 의자 바로 뒤에 새겨진 한 기업가의 동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소한 1000달러를 기부하면 회의실 의자 바로 뒤에 누군가를 기리는 동판을 새길 수 있다고 한다.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센트럴파크 동판의 존재감을 노부인과의 조우로 확실하게 느끼자 그가 떠난 뒤 곧바로 주변 벤치들을 살펴봤다. 동판에 새겨진 글은 전부 30자, 세로로 네 줄 정도였다. 하나씩 읽어나가자 신비한 느낌이 몰려왔다. 타임머신를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4차원 공간이 작은 동판 속에 새겨진 짧은 사연 속에서 배어나오는 듯했다. 동판 하나하나에 새겨진 추억과 기억, 사랑과 환희가 머리와 가슴을 자극했다. 휴식과 안식을 안겨주는 자연환경으로서만이 아닌, 뉴요커의 삶의 압축판으로서 센트럴파크를 재발견한 순간이었다.

지난 7월 말 현재 센트럴파크 벤치에 새겨진 동판은 전부 4223개에 달한다. 필자는 ‘벤치 동판’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8월 말 다시 센트럴파크를 찾았다. 전체 벤치 9000여개의 절반 정도에 동판이 새겨져 있다. 동판의 내용은 다양하다. 센트럴파크 벤치를 훑으면서 내린 나름대로의 기준이지만, 크게 보면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사람에 대한 기념이다. 앞서 노부인과 같은 경우다. 흥미롭게도 전체적으로 보면 동판의 약 20% 정도에 그친다. 동판의 80%는 죽음이 아닌, 삶과 관련된 것들이다. 기본적으로 맨해튼 센트럴파크는 죽음이 아닌, 삶을 찬미하고 즐기는 공간이다.

사자(死者)를 기리는 동판은 가족이나 친구들의 기억과 더불어 이름과 출생·사망연도를 표기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필자가 인상 깊게 본 것은 센트럴파크 서쪽 입구 근처에서 발견한, 자식들의 기억을 담은 동판이다.

‘셀마와 아론 시벤(Thelma & Aaron Siben)에게. 뉴욕의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 야구팀에 대한 사랑, 푸치니(Puccini) 오페라에 대한 열정, 아시아에 관한 뜨거운 관심으로 세상을 달군 두 분이지만, 아마 저희들의 두 분에 대한 사랑에는 못 미칠 걸요? 자식들 올림’.

주목할 것은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을 기리는 동판 기증자다. 2대인 자식보다, 3대인 손자 손녀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일찍 숨진 부모의 경우 자식이, 장수한 부모는 손자 손녀를 통해 추억으로 재생된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할아버지 로버트 러셀(Robert Russell)에게. 소피아를 비롯해 7명의 손자 손녀가 2013년 5월’.

자식과 손자만이 아닌, 배우자, 특히 남편이 부인이게 전하는 동판은 한층 더 애절하고 가슴 뭉클하게 와닿는다.

‘캐럴(Carol), 나는 언제까지나 영원히 당신 바로 옆에 앉아 있을 겁니다. 당신에게 사랑을. 마이크(Mike)’.

뉴욕이 경험한 최대의 비극은 센트럴파크 내의 가장 슬픈 사연에 해당한다. 2977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1년 9·11 테러가 비극의 정점이다. 당시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의 사망자는 테러로 숨진 전체 사망자의 90%에 해당하는 2753명이었다. 103층에서 컴퓨터 전문가로 일한 그레그 로드리게즈(Greg Rodriguez)도 그들 중 한 명이다. 첫 번째 비행기가 빌딩를 뚫고 들어온 직후 로드리게즈는 급히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도 없었기에 전화 메시지를 남겨둔다. “지금 여기에 테러가 발생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괜찮아요. (조카인) 엘리자베스에게도 (저의 소식을) 알려주세요.”

로드리게즈가 남긴 지상에서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가족과 친구들은 로드리게즈가 자주 들렀을 센트럴파크 벤치에 모여 슬픔을 나눈다.

‘친구들과 가족의 가슴속에 영원히 존재할 그레그 로드리게즈를 기리며: 1969년 11월 12일~2001년 9월 11일’.

로드리게즈 가족은 9·11동시테러 10주년이 되던 2011년 9월 11일, 미국 미디어로부터 다시 한 번 주목받게 된다. 당시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자식을 죽음으로 몰아놓은 그들이지만, 모두를 용서하겠습니다. 그것이 로드리게즈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의 실천일 것입니다.”

죽음에 관한 기억이 반드시 어둡고 차가울 필요는 없다. 89번가 벤치에서 만난 10년 전에 새겨진 동판은 위트와 유머로 살아간 한 인간의 유물로 와닿는다. 그는 자기의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원하는 동판을 위트 있게 만들었다.

‘내가 말했잖아 아프다고…. 가족과 친구 모두의 기억과 더불어. 테드 스미스(Ted Smith) 1943년 7월 21일~2006년 2월 12일’.

인생의 전환점과 관련된 센트럴파크 축하 동판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최근 다섯 개의 ‘특별한’ 동판을 뉴요커에게 소개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던 60대 뉴요커가 암으로 숨지기 직전 손자 5명에게 남긴 동판이다. 다섯 명의 손자들이 각각 16살이 되는 날 선물로 전해질 생일 축하 동판이다. 내용은 비밀로 부친 채 센트럴파크 공원관리소 책상 서랍 안에 깊숙이 보관된 ‘사전예약제’ 동판에 해당한다. 미리 동판을 만들어 특정한 날에 전달하는 것은 즐거운 이벤트에 한정되지 않는다. 저세상으로 떠나는 날을 모두에게 알리는 동판도 사전예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글귀를 미리 기재한 채 사망날짜만 써넣어 벤치에 붙이면 되겠지만, 예상과 달리 당사자가 장수(長壽)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사망자를 위한 동판이 장수로 인해 무용지물로 변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보도한다.

센트럴파크 벤치 동판에 새겨진 문구들.
센트럴파크 벤치 동판에 새겨진 문구들.

결혼·졸업·생일 축하부터 청혼까지

동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것은 결혼·졸업·생일과 같은 인생의 대전환점에 해당하는 기억들이다. 결혼의 경우 결혼기념일에 맞춘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청혼에 관한 동판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필자가 믿는 미신이지만 결혼기념일, 특히 청혼에 관한 동판을 발견하면 1주일 내내 행운이 이어진다고 확신한다.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센트럴파크 벤치의 하이라이트가 청혼 관련 동판이다.

‘에밀리(Emily), 바로 옆에 서서 영원히 지켜보고 싶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답니다. 나와 결혼해주시겠어요? 톰(Tom)’.

‘사랑하는 보나(Vonna), 저와 결혼해주시겠지요? 무릎을 끓고 청혼을 합니다. 마이클(Michael)’.

‘지나(Gena), 나의 사랑, 나의 하트(Heart), 나의 천사…. 저와 결혼해주시겠어요? 라이안(Ryan) 2007’.

필자의 개인적 상념이지만, 청혼의 주체가 누구냐는 문제는 미국 문화 속에서 느껴지는 이질적 요소 중 하나다. ‘왜 남자만 청혼을 하는가?’ 페미니즘에다 동성애 양성애, 나아가 여성 대통령 출연이 임박한 미국이라고 하지만, 청혼의 주체는 아직 남성으로 굳어져 있다. 여성이 하는 경우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센트럴파크 벤치 동판을 보면 청혼자의 100%가 남성이다. 주목할 부분은 청혼 동판과 결혼 성공률이다. 100%가 아니다. 동판까지 새기면서 정열적으로 청혼을 하지만,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동물과 관련된 동판도 적지 않다. 최근 들어 급속히 늘어나는 벤치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바로 반려동물이다. 센트럴파크는 반려견의 출입이 허용되는 공원이다. 그러나 개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을 경우 벌금 250달러를 물어야 한다. 개에 관대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반려동물 동판 가운데 1위는 개에 관한 것이다.

‘부다 브란카(Buddha Branca). 크리스(Chris)의 불도그 애완견으로 영원히 그와(크리스) 함께할 친구’.

개에 관한 동판으로, 필자가 센트럴파크에서 발견한 가장 짧은 글귀의 동판도 인상 깊다.

‘고타로. 바로 그 개(Kotaro. The dog)’.

9·11동시테러는 인간만이 아닌, 개의 목숨도 앗아갔다.

‘9·11에 숨진 구조견을 위해. 인간이 상상할 수도 없는 충성심과 책임감에 불탔던 그들에게’.

벤치 동판의 글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센트럴파크를 소재로 한 인생찬가(讚歌)다. 뉴요커로서의 기억과 자랑이 센트럴파크를 무대로 펼쳐진다. 유년기·사춘기·청년기·장년기·노년기를 통해 접했던 센트럴파크에 관한 기억과 추억이 동판 글귀 곳곳에 배어 있다. ‘사랑(Love)’ ‘감사(Thank)’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센트럴파크 공동 키워드다.

‘뉴요커는 큰 마당이 없다고 누가 감히 말했던가? 만(Mann) 가족 일동’.

‘우리는 ♡ 센트럴파크. 로젠하우스(Rosenhaus) 가족 일동’.

‘센트럴파크에서 보냈던 행복했던 수많은 시간들을 기억하며. 밀턴 콜맨(Milton Coleman)’.

‘우리에게 문을 열어준 센트럴파크에 감사드린다. 당신의 팔에 안겨 보냈던 그 많은 시간들과, 아름다운 공원에서의 기억에 대하서도 깊히 감사드린다. 틸리(Tillie)와 찰리 골드먼(Charlie Goldman)’.

노부인을 만난 뒤부터지만, 센트럴파크 벤치의 동판은 뉴욕을 찾는 친구들에게 방문을 권하는 제1 명소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나 자유의여신상에 올라가 눈 아래를 호령하는 호연지기 관광도 좋다. 더불어 작은 동판에 새겨진 아름답고도 애잔한 스토리를 통해 뉴욕과 뉴요커의 희로애락을 살펴보는 것도 기억에 남을 듯하다. ‘간결성은 지혜의 정수(Brevity is the soul of wit)’라고 문호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단 한 문장만으로도 삶의 전체를 아우르는 사랑과 감사가 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맨해튼 벤치와 무관하다 해도, 혼자서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마음속의 동판이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위해 어떤 글을 만들어 전하고 싶은가.

센트럴파크 동판을 만들려면

기부금 최하 1만달러 외국인도 가능

센트럴파크에 벤치 동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86년이다. 당초 공원 내 벤치의 신설과 보수를 위한 50만달러 기금 확보 차원에서 기획됐다. 9000여개에 달하는 벤치의 등판에 기념비를 새겨주는 대신 비용을 부담하는 식이다. 초기에는 1000달러 기부에서부터 시작됐지만, 현재는 동판 하나를 만드는 데 ‘최하’ 1만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보통 미국 내 다른 공공 공원 동판의 경우 비싸도 2000달러 수준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센트럴파크 동판은 비싸다고 할 수 있다.

동판을 만들기 위해 내는 비용은 전부 기부금으로 처리된다. 개인·가족·법인의 명의로 기부금을 내고 동판을 설치하는 것이다. 1만달러가 고가이기는 하지만 십시일반으로 모을 경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4세에 숨진 친구를 위해 90명의 친구들이 기부금을 모아 동판을 설치한 경우도 있다. 한번 설치하면 영원히 센트럴파크 내에 보존된다. 동판의 장소는 비어 있는 벤치에 한한다. 풍수지리는 한국만이 아닌, 인류 공통의 관심사이다. 동쪽을 향하거나, 센트럴파크 내 호수에 인접한 조용한 벤치는 이미 1990년대에 전부 ‘팔렸다’. 현재 비어 있는 벤치의 대부분은 관광객으로 들끓는 센트럴파크 남단이나, 공원 외곽의 다소 시끄럽고 어지러운 곳에 몰려 있다.

모든 기부금은 공원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인 센트럴파크 보전국(CPC:www.centralpark.com)에 전달된다. 따라서 세법 501조에 의해 기부금 전액이 세금 면제의 대상이 된다. 미국인이 아니라도 동판을 신청할 수 있다.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동판 설치자는 일본인이다. 필자가 열심히 찾아봤지만, 한국인은 아직 없다. 동판 신청은 CPC 홈페이지에 떠 있는 기본 양식을 통해 이뤄진다. 언제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관한 생각을 알려주면 직접 만나서 상의를 한 뒤 결정한다. 글자의 수와 길이를 제한된 양식에 맞춰야 한다. 신청 후 최종 결정까지 약 8주가 소요된다. 어떤 내용이라도 자유롭게 실을 수 있지만, 욕이나 저주, 외국어는 금지된다. 동판 문장 속에 특별한 디자인이나 그림을 그리는 것도 허가하지 않는다.

유민호 퍼시픽21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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