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부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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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가 해양과 관련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영섭(61) 부경대학교 총장은 지난 10월 24일 해양 연구와 교육 협력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인 국제해양기관연맹(IAMRI·International Alliance of Marine-related Institution)의 신임 의장으로 선출됐다. 김 총장은 “국제협의체의 의장으로서 책임감이 크고, 우리 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협력해 해양과 관련된 국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4년 창립된 IAMRI는 부경대를 비롯해 중국 해양대, 영국 사우스햄프턴대, 일본 도쿄해양대, 독일 브레멘대, 프랑스 웨스턴브리타니대, 캐나다 퀘벡대,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스페인 해양대 등 9개의 세계적 해양 관련 대학 및 연구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간 지속가능한 해양자원관리, 해양오염, 해양재난 등 해양과학기술 분야에서 회원 기관 사이에 상호 협력이 진행돼왔다. 우리나라가 IAMRI 의장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기는 2년이다.

김 총장은 “해양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적인 정부 간 기구들이 많이 있지만 IAMRI는 정치·경제적 목적이 없는 순수한 단체”라며 “과학자의 공동연구, 세계적인 차세대 과학 기술인력 양성 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IAMRI는 매년 세계 해양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해양과 관련된 현안을 중심으로 한 심포지엄을 열어 ‘해양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10월 23일부터 부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남극 아문센해 빙호(氷湖)의 빙상이 급격히 녹는 원인과 해양쓰레기 중 거대·미세 플라스틱 잔해의 유해성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김 총장은 “세계적인 협력을 토대로 하면서 현재 유럽과 미국 중심의 해양 분야를 탈피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이 국제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IAMRI에 참여하는 대학이나 기관 범위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총장은 “우리나라의 바다만 하더라도 중국, 일본 등과 연결돼 있고, 북한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러시아와도 연결된다”면서 “해양은 한 나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국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나라의 참여가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양을 영토와 주권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고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공동 연구를 펼치는 공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중·일의 젊은 연구자들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국가 간 공동 연구 프로그램도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 총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지구 생태계를 지키고 식량자원 확보 등 온 인류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을 해양에서 찾고 실천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국제 간 협력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1978년 부경대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부터 부경대 교수로 재직하며 90편가량의 논문과 15권의 저·역서 등 학술 활동을 하면서 교무처장을 지냈다. 2012년 제5대 부경대 총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올해 6대 총장에 연임됐다. 부경대는 전체 70여개 학과 중 해양 수산 관련 학과만 20개며, 전체 교수 600여명 중 100여명이 해양 수산 학자들이다.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해양 특성화 종합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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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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