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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437호]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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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제2회 선학평화상 수상 지노 스트라다·사키나 야쿠비

700만명의 생명을 구하고 3000명의 소녀들을 깨우다

▲ (좌) 지노 스트라다 박사. (우) 사키나 야쿠비 박사. photo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엔난민기구의 ‘2015년 글로벌 리포트(UNHCR Global Report 2015)’에 따르면 분쟁과 박해로 피난길에 오르는 사람이 매일 3만4000여명씩 발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에 등록된 난민 수는 1610만명이지만 매일 발생하는 실향민과 비호(庇護) 신청자를 포함할 경우 전 세계 강제 이주민의 숫자는 653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만으로 나라를 세운다고 가정할 경우, 지구상에서 21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
   
   이들 난민들은 지구촌의 아픔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특히 병마에 시달리는 난민들을 치료하고 고향을 떠난 난민들의 자녀를 가르치는 일은 지구촌의 과제다. 난민들의 기초 인권이라 할 수 있는 ‘의료권’과 ‘교육권’ 보장에 앞장서온 인물들이 있다. 전 세계 난민의 의사와 교사로 불릴 수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지노 스트라다(Gino Strada·68) 박사와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사키나 야쿠비(Sakena Yacoobi·66)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11월 29일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에 의해 제2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공동 선정됐다.
   
   선학평화상은 미래세대의 평화와 복지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를 발굴하여 매년 시상하고 있으며, 단일 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00만달러(11억원 상당)의 상금을 수상자에게 수여한다. 수상자들은 2017년 2월 3일, 선학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서울을 방문한다.
   
   
   세계 난민들의 의사 지노 스트라다
   
   “강해져, 더 참아줘 딸아. 너는 새롭게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심장 질환을 발견한 지 2년이 지난 후, 후원자들이 모금한 수술비로 아프리카 소녀가 수술대에 오른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녀의 귀에 의사의 청진기가 걸린다. “네 심장 소리가 들리니?” 머리가 희끗한 의사의 질문에 소녀는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2013년 지노 스트라다 박사의 의료구호 활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오픈 하트’의 한 장면이다. ‘오픈 하트’는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본선 후보로 지명된 바 있다. 스트라다 박사는 이탈리아 외과의사로 25년간 중동 및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난민들에게 긴급 의료 구호를 펼치고 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에서는 1000명당 2명의 어린이가 5세가 되기 전 사망하는 데 반해, 내전으로 얼룩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는 1000명당 120명의 어린이가 5세 전에 목숨을 잃는다. 5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이 가장 높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선진국의 약 12배에 달하는 어린이가 5세가 되기 전에 사망한다.
   
   지노 스트라다 박사에게는 굳은 신념이 하나 있다. ‘치료받을 권리는 기본적이고 양도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인권’이라는 것이다. 그는 1994년 국제 긴급의료단체인 ‘이머전시(Emergency)’를 설립했다. 2016년 현재 이머전시는 아프간과 수단 등 16개국에서 60개가 넘는 의료시설을 운영하며 지금까지 700만명 이상의 생명을 살려냈다.
   
   그는 인권의식 고양에 앞장서기도 했다. 2008년 공공 의료에 대한 인식이 희박한 아프리카 12개국(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지부티, 이집트,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르완다,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수단, 우간다) 정부로부터 국민의 무료 의료복지를 약속하는 ‘의학에 기반한 인권’ 서명을 받아낸 것이 대표적이다. 2007년 남 수단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장외과센터를 건립했으며 전문 치료를 담당하는 11개의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으로 급격히 유입되는 난민 구호 활동뿐 아니라 반전(反戰)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시대의 탁월한 인도주의자로 회자되는 지노 스트라다 박사는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여성 교육 실천가 사키나 야쿠비
   
   “사람들이 잠재력을 꽃피우는 모습이 너무 놀랍습니다. 사랑과 신뢰와 정직으로 그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사키나 야쿠비 박사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한 이슬람 사회에서 “소녀를 교육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것”이라는 혁신적인 생각으로 여성 교육에 매진한 교육가다. 그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 ‘교육’으로 난민 재정착의 해법을 제시했다.
   
   야쿠비 박사는 중산층이었던 부모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끝없이 전쟁이 이어지는 고국의 거리에서 매일 여자들과 아이들이 무덤으로 가는 것을 지켜봤다. 결국 그녀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위해 의사가 되고자 결심했다. 그녀는 의대를 합격했지만 아프가니스탄에는 여학생 기숙사가 없었다. 그렇게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197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로 유학을 떠났다.
   
   학업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는 체계적 난민 교육을 위해 1995년 ‘아프간학습연구소(AIL·Afghan Institute of Learning)’를 설립하여 1300만명의 난민들에게 교육 및 직업훈련을 제공했다. 특히 그녀는 여성 교육이 엄격히 금지된 탈레반 정권 아래에서도 목숨을 걸고 약 80개의 비밀 학교를 운영하면서 3000명의 소녀들을 교육시켰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 세계에서 초등학교에 가지 못한 어린이 5900만명 중 52%인 3200만명 정도가 여자 어린이다. 또 전 세계에서 글을 읽지 못하는 15~24세 인구 1억1500만명 중 59%가 여성이기도 하다. 이런 여성 교육의 대표적인 불모 지역이 아프가니스탄이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그녀가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과 사회적 지위를 크게 향상시킨 공로를 높이 샀다. 현재 그녀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난민 위기 해결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야쿠비 박사는 2005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지낸 이집트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은 “2차 대전 이래 가장 많은 난민들과 직면하고 있는 오늘날, 난민 위기는 이 시대의 매우 중요한 평화 이슈로 다루어져야 하며, 세계 시민들은 인류를 하나로 이어주는 인간다움의 가치를 떠올리며 감동적인 국제적 연대와 협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난민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시점에, 제2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는 난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 인권인 ‘의료권’과 ‘교육권’ 보장에 앞장선 이 시대의 위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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