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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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으로 시작한 벤처기업이 꼭 10년 만에 인터넷 공룡 네이버의 경쟁자로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성장하며 모바일 시대 일상의 많은 부분들을 바꿔 놓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이지요.”

IT·인터넷 분야 전문기자 장윤희씨의 말이다. 2010년 아이폰이 몰고온 스마트폰 혁명만큼이나 모바일 메신저는 한국인에게 일상의 혁명적 변화를 불러왔다. 모바일 메신저가 불러온 이 변화를 주도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을 만들어낸 카카오가 2016년 12월로 꼭 10년이 됐다. 장윤희씨는 지난 12월 중순 카카오의 지난 10년을 분석한 ‘커넥트 에브리씽’이란 책을 펴냈다. 장씨는 카카오 10년을 분석한 커넥트 에브리씽을 쓴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끊임없이 네이버와 비교되지만 정작 카카오와 네이버를 정교하게 분석한 자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한국에서조차 네이버는 물론 구글, 텐센트, 페이스북 등 해외 IT·인터넷 기업들을 다룬 자료보다 한국 기업 카카오 관련 자료가 훨씬 적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사실입니다. 그래서 카카오 10년을 되짚어 본 겁니다.”

현재 카카오는 2010년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발판으로 게임과 쇼핑, 영화, 음악, 택시, 대리운전, 미용실, 주차장은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과 간편결제 같은 금융업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생활 영역 곳곳에 카카오가 흔적을 남기며 ‘카카오 공화국’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장윤희씨는 “모바일 시대 ‘카카오 공화국’을 대변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카카오 생태계’”라며 “일상의 상당 부분을 카카오톡으로 처리할 만큼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실생활에서까지 카카오톡 의존도가 커진 게 현실”이라고 했다. 전화나 문자보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가족·친구들과 소통하고,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버스와 지하철 속 무료함도 카카오톡 게임으로 지우고 있다. 번잡한 도시의 밤, 무수한 취객들의 틈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기보다 스마트폰 속 카카오톡을 몇 번 터치하는 것으로 택시와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게 익숙해진 세상이다. 그렇게 카카오를 통해 한국인의 일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

장 기자는 카카오 공화국과 카카오 생태계에 대해 “스마트폰 사용자의 24시간을 촘촘한 모바일망에 집어넣겠다는 꿈에서 출발한 카카오의 사업 전략 중 하나”라며 “카카오의 사업 전략에 우리가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를 말할 때 함께 등장하는 이가 있다. 카카오 오너이자 사실상 최고 경영자인 김범수씨다. 카카오와 네이버를 오래 취재해온 장 기자에게 김범수에 대한 평을 부탁했다. “성공에 대한 집념이 큽니다. 당장의 시장보다 미래의 시장을 더 고민하는 성격이지요. 그의 이런 면이 카카오 경영 전략과 사업 방향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친구이자 동업자였고 경쟁자인 네이버 이해진 의장과 늘 비교돼왔다. 그 연장선에서 카카오와 네이버에 대해 장 기자는 “신중하고 꼼꼼한 네이버의 모습이 이해진의 색깔이라면, 투박하지만 과감한 카카오의 행보가 김범수 색깔”이라며 “두 사람이 가진 색깔 그대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성장해 온 것”이라고 했다.

장 기자는 “네이버도 있고, 구글과 페이스북도 있지만 한국 모바일시장에서만큼은 카카오의 영향력이 크다”며 “이런 카카오의 변화와 행보를 살피는 게 한국 모바일시장의 미래 모습과 성장 방향을 전망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조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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