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아중국어 학원 제공
문정아중국어 학원 제공

“중국어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온라인 중국어 강의를 시작했던 겁니다.”

중국어 강사인 문정아(42)씨의 말이다. 문정아씨는 중국어 학원가에서 인터넷 중국어 강의로 이름을 알린 강사다. 현재는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온라인 중국어 학원인 ‘문정아중국어’의 소장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문정아씨는 인터넷으로 중국어를 공부하려는 학생들 사이에서 알려진 강사였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일반 대중에게 문정아라는 이름은 낯설었다. 그런 문정아씨가 대중에게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린 것은 코믹한 광고를 통해서다. 2015년부터 방송인 전현무씨가 액션스타 이소룡을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인터넷 중국어 학원 광고에, 문정아씨가 같이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또 중국 소림사를 배경으로 B급 정서 가득 찬 코믹한 콘셉트의 중국어 학원 광고에 직접 출연했고, 이 광고를 지하철역, 열차 안, 시내버스 외벽 등에 대대적으로 부착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2002년부터 15년간 중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문정아씨는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했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문씨는 1999년 한국으로 돌아와 한의학 관련 벤처기업에 다녔다. 이곳에서 온라인 한방네트워크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번역 등의 일을 했다고 한다. 문씨는 중국어 강사가 되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고 했다. 그렇게 회사 생활을 하던 틈틈이 부업으로 중국어 과외를 했다. 그런 그가 학원 강사를 택한 건 직장일도 했지만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게 더 재미있었다는 이유라고 했다. 그렇게 과외를 하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2002년 중국어 강사 시작

학생들에게 중국어 과외를 했던 문정아씨는 2002년 서울 시청 근처 이얼싼 중국어 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중국어 학원가에 발을 들이게 된다. 처음부터 원하는 과목을 강의하거나 학생들이 몰리는 좋은 시간에 강의를 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당시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 강의를 한 날도 있었다. 또 초보 강사였던 그에게 학원 측이 확실한 주력 과목을 쉽게 내주지도 않았다. 문법과 회화는 물론, 중국어능력시험인 HSK 강의까지 학원에서 강의해 주기를 원하는 과목이라면 모두 맡아야 할 만큼 일이 많았다.

문씨는 당시 하루 12시간 이상 다양한 과목을 강의하며 체계성과 교재의 깊이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이를 보완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만든 것이 바로 자신의 이름을 딴 학원인 ‘문정아중국어’라고 한다. 문씨는 “당시 한국의 외국어 학원들 중에서 중국어 한 언어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드물었다”며 “중국어를 공부하려는 이들을 위해 중국어 강의에 전문성을 가진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중국어만이 아니라 중국의 문화와 역사, 인물 등 중국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에서 2003년 문정아중국어 학원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2003년 자신의 이름을 딴 외국어 학원인 문정아중국어를 만들어, 이곳에서 강의를 하며 중국어 학습 교재 역시 개발하기 시작했다. 문정아씨는 “방학 때 서울로 올라와 제 중국어 강의를 들었던 지방 학생들이 2004년쯤부터 ‘방학이 아닌 학기 중에도 서울 학원에서처럼 중국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인터넷 강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왔다”며 “이런 요청이 늘면서 학원 강의만이 아니라 인터넷용 강의를 만들어야겠다는 구상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2007년 첫 번째 인터넷 강의가 공개됐다. “당시 어법 강의를 인터넷용으로 만들어 한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강의 수입이 당시 제 월급의 10분의 1 정도나 될 만큼 반응이 좋았습니다. 더구나 따로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생각한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면서, 홍보를 하고 질을 높이면 인터넷 강의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현무 모델로 쓴 광고로 떠

2007년 선보였던 인터넷 중국어 어법 강의 이후 문씨는 본격적으로 인터넷 중국어 강의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당시 인터넷 중국어 강의는 오프라인에서 성공한 다른 유명 외국어 학원들이 문정아씨보다 먼저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인터넷 강의 상당수가 오프라인 강의를 단순 녹화한 것들이었다. 연구 없이 만들어진 이 강의들은 수강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문정아씨는 당시 대형 학원들이 했던 이런 모습을 보며 온라인에 특화된 중국어 강의들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온라인 중국어 강의를 만들면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콘텐츠 제작 기간이 길어지기도 했고, 구상했던 것과 차이 나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2년까지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중국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콩트와 노래, 여행 등을 활용한 강의들을 만들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문정아씨와 문정아중국어 학원 동료들이 함께 만든 온라인용 중국어 강의들이 인터넷을 통해 하나둘씩 공개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터넷 중국어 강의가 조금씩 알려지며 중국어 학원가에서 문씨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문정아중국어는 온라인 전용 중국어 학원으로 성격을 바꾸었다. 이렇게 인터넷 강의를 통해 중국어 학원가에서 인지도를 만들어가던 문정아씨의 이름과 얼굴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 때가 2013년이다. 전현무씨와 함께 문정아중국어 학원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면서다.

문정아씨의 인지도를 올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코믹한 학원 광고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문씨는 “2012년쯤 내부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매출 수준에 도달하면 본격적으로 광고와 홍보를 할 계획이었다”며 “2013년이 그때라고 판단했었다”고 했다. 문정아중국어 학원 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데 빠질 수 없는 사람이 광고에 함께 출연한 방송인 전현무씨다. 문씨는 전현무씨를 모델로 쓴 이유에 대해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점과 망가지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며 “중국어 공부도 해온 상태였기에 광고 모델로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광고의 효과가 컸음을 숨기지 않았다. 광고를 통해 문정아중국어를 많이 알렸고 중국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이미지를 알리는 효과를 봤다고 했다. 문정아씨는 2012년 홍보를 시작하고 2015년 광고를 내보낸 이후 문정아중국어의 회사 규모가 커졌음을 말했다. 문정아중국어 관계자는 2012년 20여명이던 문정아중국어 회사 인력이 현재 80여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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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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