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문둔갑 사주풀이의 공저자인 손혜림씨와 딸 방주연씨.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기문둔갑 사주풀이의 공저자인 손혜림씨와 딸 방주연씨.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올해 대통령 선거는 오리무중이다. 2007년은 야당 후보(이명박)가 득세하는 형국이었고, 2012년 대선은 나라의 우두머리 자리에 꽃 한 송이가 앉아 있었다. 꽃은 여성을 의미한다. 올해 국운의 경우 이렇다 할 징조나 세력이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백성을 상징하는 자리가 강하다는 점에서 국민과 함께하고, 상생이나 화합을 말하는 세력이 권력을 잡을 것 같다.”

지난해 12월 국내 기문학(奇門學) 계승자 중 한 명인 손혜림(61)씨가 그의 딸(방주연)과 함께 ‘기문둔갑 사주풀이’라는 제목의 두툼한 책을 펴냈다. 총 700쪽에 달하는 이 책의 1권에는 워런 버핏·빌 게이츠·스티브 잡스 등 세계적 명사 45명의 사주를 담았고, 2권에는 ‘세기의 살인마’로 알려진 50여명의 흉악범들을 기문둔갑 사주로 풀었다. 손씨는 25년간 고(故) 이기목씨로부터 기문둔갑을 배웠다. 2001년부터 경희대 사회교육원에서 기문학을 강의해왔고, 현재 동국기문학회 대표를 겸하고 있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딸 주연씨는 어머니의 사주풀이를 책으로 엮었다.

2017년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의 형국이다. 지난 1월 16일 기문둔갑 계승자를 자처한 손씨 모녀를 서울 서초구의 손씨 사무실에서 만났다. 기문둔갑을 소재로 모녀가 책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씨는 “유명인사를 기문둔갑으로 풀이한 결과 그들이 걸어온 삶이 시기별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기문둔갑을 이렇게 정의했다. “사주의 시간(연월일시)과 공간(구궁팔괘)을 동시에 해석하는 학문으로 국가의 안위와 개인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중국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정치가 겸 전략가인 제갈공명은 ‘기문둔갑의 대가’였다고 한다. 제갈공명은 바람과 구름 그리고 땅의 지세 등 자연에 존재하는 구성물의 섭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이를 병법에 적용, 조조의 대군(大軍)을 적벽에서 물리친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기문둔갑술은 기문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의 기문학은 사주명리학, 관상학 등과 함께 역술 세계에서 학문으로 전승되었다.

손씨는 “기문둔갑 사주와 명리 사주는 정확도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일반 명리가 사주의 여덟 글자만 놓고 해석한다면, 기문둔갑은 구궁 속 수많은 글자(변수)를 더해 풀기 때문에 명리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다.”

지난 1월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그는 일부 무슬림 국가로부터 미국으로 유입되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연초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의 행보는 북핵문제를 안고 있는 한반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어디로 튈지 모를 트럼프의 올해 운세를 손씨가 기문둔갑 사주로 풀어봤다.

“기문둔갑 최고의 살성(殺性)인 정격삼형(政格三刑)이 나타나고 등사요교(요사스러운 뱀의 기운)라는 골치 아픈 흉격이 있다. 이런 사주를 가진 사람은 남녀문제, 문서로 인한 논란, 송사 등의 사건에 얽히게 된다. 트럼프는 올해 자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북한을 타깃으로 하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손씨는 “한국의 기문학은 명맥이 끊긴 중국과 달리 자산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기문학은 오랜 세월 실증을 통해 정리된 학문이다. 1년을 365일5시간48분64초로 규정한 기문력은 현대인이 쓰는 태양력이나 태음력에 비해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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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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