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
[2458호]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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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窓 | 교사의 窓] 학생도 교사도 행복한 5월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sciencekk@hanmail.net 

기다리고 기다리던 5월, 신나고 재미있는 5월이다! 학교는 5월이 가장 행복하다.
   
   4월 말 1차 마지막 지필평가가 끝난 순간 아이들은 환호성으로 해방감을 표현했다. 교사들도 그랬다. 우리는 모두 3, 4월 열심히 공부했고 가르쳤다. 5월은 다양한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나눔과 통합의 수업과 행사들이 이어진다. 학교는 늘 바쁘지만 특히 5월은 즐겁게 바쁘다.
   
   5월 첫째 주 우리 학교 3학년은 일일체험학습으로 남산을 올랐다. 최근 체험학습은 대부분 체험관 방문이 위주였으나 이번에는 도시락을 싸서 남산을 오르는, 전통 방식의 소풍을 가기로 했다. 남산 한옥마을에서 전망대까지 트레킹 코스를 따라 줄지어 올랐다. 남산은 초록을 가득 품고 있었고 나뭇잎들은 햇빛을 받아 반짝였으며 굽이굽이 이어진 나무 계단 길은 아름다웠다. 향긋한 냄새가 숲속 가득 퍼졌다.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힐링하기에 충분했다.
   
   12시 즈음 아이들은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옹기종기 모여 점심식사를 했다. 어머니들의 정성 가득한 김밥 도시락을 서로 나눠 먹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남산타워로 오르는 마지막 코스는 꽤나 높고 길어 우리는 모두 땀을 한 바가지 쏟아냈다. 몇몇 덩치 큰 아이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여기 뭐하러 온 거예요? 2학기에는 그냥 놀이동산이나 가요”라고 항변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세월이 흐른 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할 것을 알고 있었다. 깔깔거리며 웃고 평소보다 몇 배로 수다스럽게 떠들며 서로를 바라봤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이 있는 5월, 학교의 연례행사인 편지쓰기는 학부모님과 교사를 행복하게 해준다. 행사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나는 시간이다. 학생들이 서툰 표현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들을 읽으며 교사들은 행복해하며 다시 한 번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며칠 전 체육대회가 있었다. 남자 중학교인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행사다. 이날만큼은 모든 학생이 등교해 오랫동안 무단결석을 하는 아이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아이들은 미친 듯이 집중하고 경쟁력을 발휘하여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새로운 영웅들도 종종 탄생한다. 올해 우리 학교에서는 팔씨름 영웅이 탄생했다. 평소 얌전하고 야리야리한 체구를 가져 눈에 띄지 않던 학생이 스포츠광들은 물론 덩치들을 제치고 최종 우승을 거머쥐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체육대회의 꽃은 역시 이어달리기이다. 담임 선생님들은 모두 뛰어나와 학생들이 달리는 옆에서 함께 달리며 소리 질러 응원했다. 학생들이 달리던 중 넘어졌다 일어나면 탄식과 환호성이 합창으로 이어진다. 나는 이를 악물고 뛰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미래를 보았다. 깊이 잠재돼 있는 그들의 가능성은 크고 또 크다. 다음 주에는 동아리 활동이, 그 다음 주에는 오페라 관람이 계획돼 있다. 우리의 행복한 5월은 계속된다.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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