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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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어려움에 부닥칠 땐 컨시어지(Concierge)를 찾으면 된다. 컨시어지는 고객서비스 전담맨이다. 특급호텔은 대부분 컨시어지팀이 있고 로비에 별도의 데스크를 두고 있다. 그중 재킷에 골든키를 달고 있다면 최고 베테랑 컨시어지다. 그 사람을 통하면 안 풀리는 문제가 없다. 한국컨시어지협회 김현중 회장(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지배인) 의 재킷에도 골든키가 꽂혀 있었다. 골든키는 한국컨시어지협회의 심사를 거쳐 주어진다. 로비근무 5년 이상, 컨시어지 3년 이상, 협회활동 3년 이상의 조건을 모두 갖춰야 지원할 수 있다. 국내에는 골든키 컨시어지가 22명 있다. 한국을 방문한 수퍼리치들을 가장 가까이서 접촉하는 이들이 바로 컨시어지들이다.

“컨시어지는 호텔 예약, 교통 안내, 관광, 비즈니스 조언 등 도덕적이나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국내에서는 컨시어지의 포지션에 대한 인정을 아직 못 받고 있지만 유럽 등은 진즉부터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만큼 고객들도 존중을 해줍니다.”

김현중 회장은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만 18년을 근무했다. 고객 걸음걸이만 봐도 무엇이 필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그도 매일이 새로울 만큼 VVIP들의 요구는 다양하다.

“과거엔 정보가 담긴 다이어리 하나 들고 추천만 해주면 끝났는데 요즘엔 넘쳐나는 정보를 분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만큼 새로운 트렌드를 꿰고 있어야 합니다. 때론 비즈니스 관련 업체를 알아봐주고 연결해주는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VVIP들의 요청은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이다. 가장 어려웠던 미션을 물었더니 외국 대통령 영부인이 투숙했을 때의 경험을 꼽았다. “쇼핑을 원해서 어렵게 한 백화점 면세점을 섭외했습니다. 통째로 홀 하나를 비우고 준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렵게 진행을 했는데 스케줄이 바뀌는 바람에 곤혹을 치렀습니다. 한류스타 공연 티켓 구하는 것이 요즘엔 제일 어려운 미션입니다.”

김 회장의 서비스 철칙은 ‘죽은 정보는 절대 고객에게 주지 마라’이다. 직접 맛보고 경험을 해야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새로운 정보와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컨시어지협회는 매달 세미나를 열고 회원 교육을 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컨시어지는 VVIP 고객을 가장 가까이서 접촉하고 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만큼 민간외교의 최전선에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말이다.

70여개국의 컨시어지들이 내년 한국에 온다. 4월 5~10일까지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가 열린다. 한국에서 처음 개최하는 행사로 450~6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총지배인급 등 컨시어지 대표들이 방문합니다. 이들의 영향력은 SNS를 능가합니다. 총회와 함께 관광일정을 진행하고 한국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업, 정부 지원이 필요한데 컨시어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습니다.” 김 회장은 총회 준비로 정신없이 바쁘다면서 “한국 브랜드를 알릴 절호의 기회”라며 거듭 관심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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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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