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
[2462호] 2017.06.19

중국 주재 안내원들 지난 5월 전원 귀국령 北, 남한 맞을 준비?

▲ 2014년 3월 12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관계자들이 인천항에서 북한에 보낼 밀가루와 영양 콩가루 포대를 컨테이너에 싣고 있다. photo 이태훈 조선일보 기자
문재인 정부 길들이기일까, 본격적인 교류 전 숨 고르기일까. 지난 6월 8일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는 대변인 담화를 냈다. 남한의 대북 지원 단체에 잇따라 방북 거부 통보를 한 직후였다. 남한이 유엔(UN)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이상, 남한 민간단체의 교류 신청도 순수한 의도로 보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대북 지원 단체가 북한에 가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통일부에 북한 접촉신고를 한다. 일종의 민원 신청이다. 통일부는 검토 후 신고를 수리한다. 이후 민화협을 통해 북한 측과 사업 내용과 방북 일정을 조율한다. 통일부의 수리 전에 북측과 접촉하면 벌금을 물 수 있다.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중국 베이징 등 제3국에서 만나 협의하는 경우도 있다.
   
   6월 13일 기준으로 접촉신고를 한 단체는 40여곳이다. 이 중 접촉신고가 수리된 곳은 18개 단체. 이 중 두 곳의 단체가 북측과 방북을 조율하던 중 방북 거부 서신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대북 지원 단체들이 방북 거부 서신을 받은 사실을 밝히기 꺼려해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공개적으로 알린 경우다. 홍상영 국장은 그간의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6여년 전까지 말라리아 예방약 지원을 해왔다. 하던 사업을 계속하고, 한편으로는 변화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방북하겠다고 북한 측에 알렸다. 방북 초대장까지 받았다. 그 후 갑자기 방북 거부 서한이 왔다.” 정의구현사제단 출신의 박창일 신부가 이끄는 ‘평화3000’도 방북 불허 통보를 받았다. 평화3000은 ‘경평 축구대회’와 북한 미술품 국내 전시사업을 북한과 논의할 예정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단체들은 일단 분위기 변화를 살피는 중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곽영주 과장은 “북한에서 내놓은 메시지가 있는데 서둘러서 될 일인지 내부에서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모든 대북 지원 단체가 같은 입장인 것은 아니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도 북한과 접촉이 쉬운 해외 동포를 통해 지원을 이어온 곳도 있다. 북한 장애인들을 돕는 ‘국제푸른나무재단’ 같은 경우다. 7년 전에 설립됐고 북한 곳곳의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편의시설 등 12곳을 지원 중이다. 지난해 리우장애인올림픽 때는 북한 장애인선수단을 베이징에서부터 인솔해 브라질 현지에서 경기 일정 내내 지원해주기도 했다. “장애인을 위한 풋살 연습장을 지어주기로 북한 측과 논의 중”이라고 김준 목사는 설명했다.
   
   방북 거부라는 메시지를 띄웠지만 북한 당국이 이들 단체를 맞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 소식통들은 5월 29일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남한에서 온 손님들을 수행하는 북한 측 요원을 ‘안내원’이라고 한다. 통일전선부 소속이다. ‘황색 바람’에 물들지 않을 정도로 사상이 투철하고 남한 사정에 밝은 인사들로 구성된다. 그런데 안내원을 했던 인사 중 중국에 나와 있던 이들이 이날 일제히 평양에 들어간 것. 체류는 일주일간 이어졌다. 이들은 본래 매년 12월 말 북한에 들어가 구정(설)을 보내고 중국으로 나온다. 집중적으로 교육과 지시를 받고 나오는 셈이다. 이른바 1년 총화다. 이번 평양 소집은 한국의 대선이 끝나고 대북 노선에 변화가 예상되자 급히 재교육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민간 교류를 중지하고 정부 간 교류만을 추진하려는 방침을 교육하기 위한 회의 소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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