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
[2466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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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10년간 사라진 직업, 탄생한 직업

김민희  차장대우 minikim@chosun.com 

10년, 3650일이라는 시간. 2007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10년의 사회 변화는 유독 컸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어젠다가 부상했고, 수명증가와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인구구조가 변화했으며, 저성장 기조로 돌아서면서 한국 사회 구석구석에 영향을 끼쳤다.
   
   직업의 세계 또한 마찬가지다. 출렁임이 크다. 통계청은 이런 변화를 반영해 지난 7월 3일 ‘한국표준직업분류’를 개정 및 고시했다. 10년 만의 개정이다. 한국표준직업분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국제표준직업분류(ISCO)의 분류 체계를 따르면서 국내 노동시장 직업 구조를 반영했다. 이번 개정은 7차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면서 인터넷을 통한 대국민 의견수렴, 920개 협회 및 조합,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한다. 한국표준직업분류는 국가에서 작성하는 다양한 통계 분류의 기본이 된다. 이번에 수정된 분류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시기는 2018년 1월 1일부터다.
   
   이 분류를 보면 뜨는 직업, 지는 직업이 한눈에 보인다. 예상대로 △4차 산업혁명 등 ICTs(정보통신기술) 기반의 기술 융·복합 분야 △문화·미디어 콘텐츠 분야 △사회 서비스 일자리 관련 직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분야로 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분야의 신설이 가장 많았고(13개 직종), 서비스 종사자(5개), 사무 종사자(4개)가 그 뒤를 이었다. 기계조작 분야는 축소·통합되는 경향이 강했다.
   
   먼저 신설된 직업을 보자.<표 1 참조> 데이터 분석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 산업 특화 소트프웨어 프로그래머도 어엿한 하나의 직종으로 이름을 올렸고, 로봇공학 시험원, 보조공학사도 신설됐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사회 서비스 관련 직종이 판연히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요양 보호사, 노인 및 장애인 돌봄 서비스 종사원, 보육 관련 시설 서비스 종사원, 의료 서비스 상담 종사원이 분류표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 관련 직종 신설도 눈에 띈다. 놀이 및 행동치료사, 교육 교구 방문강사, 입학사정관, 대학 행정조교가 리스트에 올랐다. 문화 및 예술 분야에는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가 새로 올랐고, 공연·영화 및 음반 기획자, 문화 관광 및 숲·자연환경 해설자도 신설됐다.
   
   반려동물 훈련사, 개인생활 서비스 종사원도 생겼다. 개인생활 서비스 종사원은 고령사회가 낳은 새로운 일자리다. 대표적인 직업은 말벗이 돼 주는 사회복지사. 공공일자리를 통한 창출이 많다. 혼자 사는 독거노인 등 1인 가구를 주기적으로 찾아가 안부를 묻고 말벗이 돼주는 일이다.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일은 반복적·일상적 업무로 ‘단순노무 종사자’에 속하지만, 말벗이 돼주는 사회복지사는 ‘서비스 종사자’에 속한다.
   
   반면 사라지거나 비중이 축소된 직업도 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직종은 기계 관련 직종이다. 생산시설이 정교화되고 통합되면서 각 라인별로 존재했던 조작원이 확 줄었다. 과일과 채소 가공업 종사자의 경우 과거엔 통조림기 조작원, 살균기 조작원, 냉장기 조작원, 건조기 조작원이 따로따로 직업으로 존재했다면 이번 개정에서는 ‘과실 및 채소 가공 관련 기계 조작원’으로 통합됐다. 섬유 제조 분야의 경우 8개 분야(연조기, 조방기, 정방기, 권사기, 섬유혼합기, 소면기 및 래핑기, 화학섬유 및 생산기, 그 외)가 ‘섬유 제조 기계 조작원’으로 통합됐다. 점점 사라져가는 도서 및 비디오테이프 대여원은 ‘도서 및 영상 기록 매체 대여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의료계 전망 밝고, 관리자 직군 어둡고
   
   그렇다면 새로 생긴 직업이 많을까, 아니면 없어지거나 줄어든 직업이 많을까. 이에 대해선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윤석천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새로운 일자리는 계속 생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면서 직업의 수가 줄 거라고 예상했지만 반드시 그렇게 보긴 어렵다. 자동화, 기계화로 사라진 직업도 많지만 반면 복지 수요가 늘면서 소셜워크(사회적 일자리)가 계속 생기고 있다. 또 내가 직접 하던 일을 나보다 더 잘하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개인 서비스 업종도 늘고 있다.”
   
   윤 교수는 한국표준직업분류의 속성에 대해 직업 전망보다는 사회의 현상을 반영한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직업 전망을 분석한 자료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년마다 발간하는 ‘한국직업전망’이다. 지난 4월에 발간한 ‘한국직업전망 2017’에서는 17개 분야 195개 일자리에 대한 상세 정보를 수록하면서 향후 10년간 직업의 전망을 다섯 단계(증가/다소 증가/유지/다소 감소/감소)로 나누었다. 95개 직업은 ‘유지’로 전망했고, ‘증가’가 예상되는 직업은 26개, ‘다소 증가’는 58개였으며, ‘다소 감소’는 17개, ‘감소’는 3개였다.<표 2 참조>
   
   향후 10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26개 일자리는 다음과 같다. 간병인, 간호사,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수의사, 의사, 치과위생사, 치과의사, 임상심리사, 한의사, 영양사, 응급구조사, 네트워크시스템개발자, 컴퓨터보안전문가, 웹 및 멀티미디어 기획자,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 물리 및 작업치료사, 사회과학연구원, 사회복지사, 에너지공학기술자, 산업안전 및 위험관리원, 상담전문가 및 청소년지도사, 변리사, 변호사, 한식목공 등. 직업들을 살펴보면 간병 및 의료인, IT 관련 직업이 대다수였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일자리는 3개로, 낙농 및 사육종사자, 어업종사자, 작물재배종사자였다.
   
   그렇다면 향후 10년간 전망이 가장 밝은 ‘직군’은 어느 분야일까. 한국표준직업분류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서비스 종사자’가 꼽혔다. 2005년 이후 20년간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5.4%(2005년 15.7%→2025년 21.1%), 사무 종사자는 2.4%(2005년 14.8%→2025년 1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무 종사자는 현재 직업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연평균 3.3%)을 보였으나 2015년 이후 증가 추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표 3 참조>
   
   눈여겨볼 부분은 ‘관리자’ 직군이다. 관리자 직군은 2000년대 들어 가장 감소세가 크다. 2005년 전체의 2.6%를 차지했던 관리자 직군은 매년 서서히 감소해 2025년에는 1.3%로 확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불과 2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는 예측이다. 판매 종사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13.7%에서 2025년 11.6%로 2%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구조가 1차 산업에서 2·3차 산업으로 고도화되고 기술 발전 등으로 근로자의 직무가 첨단화된 결과다.
   
   고용시장을 좌우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고용정보원은 크게 8가지의 요인을 꼽았다. △인구구조 및 노동인구 변화 △산업특성 및 산업구조 변화 △과학기술 발전 △기후변화와 에너지 부족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변화 △대내외 경제 상황 변화 △기업의 경영전략 변화 △정부정책 및 법·제도 변화 등이 그것. 그중 몇 가지만 파고들어 보자. 고용시장에 영향을 주는 국내외 상황은 긍정적 지표보다 부정적 지표가 훨씬 많다. 국내 경제의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 중국 경제의 성장, 저임금의 중국과 첨단기술의 일본 사이에 낀 넛-크래커(nut-cracker) 상황, 글로벌 경쟁의 심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브렉시트 이후 유럽 경제의 불안 등은 국내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동화 생산시설의 확대나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 기업 인수·합병 역시 악재다.
   
   

   고용시장 좌우하는 8가지 요인
   
   한편 유망 신산업 개발 및 투자 확대, 유연근무제 확대 등은 호재가 된다. 과학기술 발전 역시 청신호다. 1년, 2년 후를 예측하기 힘든 첨단산업 기술의 발달은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연구개발 인력은 물론 새롭게 창출된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드 기술, 컴퓨터 연산기술 및 빅데이터 발달, 신재생에너지, 사물인터넷(iot), 공유경제, 첨단로봇 발달과 자율주행,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 신소재, 생명공학 등은 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호재로 작용한다.
   
   또 하나,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직업 세계에 끼치는 영향력이 깊고, 넓은 요인이 있다. 바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변화’다. 이 요인은 직업 세계의 변화에 서서히 영향을 끼치지만, 삶 곳곳에 파고들어 장기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최근 들어 새롭게 뜨는 트렌드가 많다. 이 트렌드를 잘 들여다보면 미래 직업이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꼽은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다음과 같다.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 증가: 이용산업, 헬스케어 산업 성장 △생활환경 및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 증가: 환경산업과 신재생에너지산업 성장 △착한 소비 추구: 친환경상품 및 공정무역 상품 수요 증가 △합리적 소비 추구: 가성비 높은 제품 및 B급 제품 선호, 소유가 아닌 공유 증가 △혼족문화 증가: 1인용 제품, 1인 소비 수요 증가 △얼리어답터 증가: 젊은층 중심으로 자기중심적 소비 경향 강화 △안전의식 강화: 안전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산업 성장 △애견문화 확산: 애견(애묘) 관련 분야의 성장 △공동체주의 지향: 개인주의 확산 및 인간성 상실에 따른 반작용으로 동호회나 공유주택 등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집단의 증가 △귀촌·귀어 인구 증가: 도시에서의 경쟁 심화와 고용시장 악화로 농촌이나 어촌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증가.
   
   세상은 빠르게 변화한다. 그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져 가속도 그래프를 그린다. 아무리 세상이 빨리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직업 선택의 기준이다. 만고 불변의 기준은 바로 ‘나’ 자신이다. 세상의 변화 속도와 방향을 예의주시하되, ‘내가 좋아하는 일’이 직업 선택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진리는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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