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
[2473호] 2017.09.04
관련 연재물

[스페셜 리포트] 릴리안을 위한 변명

김민희  차장대우 minikim@chosun.com 

▲ 지난 8월 24일 여성환경연대가 연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현행 일회용 생리대 허가 기준뿐 아니라 유해화학물질 조사 강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photo 연합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과학적 해석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번 릴리안 생리대 사태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표출되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온 화학물질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으로 쏠린 모양새다. 릴리안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의 후기가 넘쳐나면서 급기야 릴리안 제품 전량회수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이런 초유의 사태를 맞는 과정에서는 제대로된 과학적·객관적 검증 과정이 없었다. 피해자들의 집단 피해소송 움직임까지 있어 50여년간 이어온 토종기업 ‘깨끗한 나라’는 막대한 규모의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합리적으로 의심해 보자. 과연 생리주기 변화, 생리통, 여성질환 등의 원인을 릴리안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물론 일회용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부인과 질환의 원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유독 릴리안 사용자들의 부작용이 넘쳐나는 것을 허투루 들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인과관계를 밝히려면 수많은 변인(變因)과의 상관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시간관계상 역학조사는 무리더라도 전량회수 조치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흐르기 전에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는 밝혀졌어야 한다. 부작용 사례자의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야 하고, 릴리안 피해사례 접수 시 다른 제품 사용자의 피해사례도 동일하게 접수받아 사용자 비율 대비 피해사례를 비교대조했어야 했다. 생리대의 시장점유율이 분명하니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귀인오류(歸因誤謬)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릴리안 사용자 중 생리불순, 생리통, 부인과 질환 등을 앓는 여성은 그 원인을 릴리안 탓으로 돌리는 듯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여성 7명 중 1명꼴로 생리불순을 겪는다. 생리불순의 원인은 복잡다단하다. 스트레스, 과도한 다이어트, 환경변화도 원인이 되고, 피로나 염증 관련 약물복용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릴리안 생리대 사용 후 이상이 생겼다고 릴리안 탓으로 돌리는 것은 희미한 상관관계로 이어진 연결고리를 그대로 믿어버리는 형국이다.
   
   생리대 파문 진행 상황을 간략하게 보자. 파문의 시작은 여성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소비자들의 부작용 호소가 이어지면서부터다. 이에 여성환경연대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팀에 의뢰한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부각됐다. 11개 제품에서 200여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방출됐고 그중 10여종은 독성화학물질이었다.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인데…
   
   여성환경연대의 발표는 여기까지였다. 애초 여성환경연대 측의 의도는 ‘안전한 월경’ 추구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행해지지 않는 현실에 경각심을 불어넣고 체계적인 유해성 연구를 통해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여성환경연대 측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보니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한 뒤 따끔따끔하고 자주 헌다는 응답이 생각 외로 많았다. 왜 아무도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지 않는가”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다 최근 김 교수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릴리안’ 실명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릴리안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농도가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릴리안 부작용을 호소하던 여성들은 흥분했고, 분노했다. 안전하지 않은 생리대를 향한 분노는 릴리안으로 꽂혔다. 여성환경연대는 “‘깨끗한 나라’는 논란이 된 일회용 생리대를 판매중지하고 전량 수거하라”고 하는 한편, 식약처 측에는 △피해여성들의 사례를 접수하고 건강역학 조사를 실시 △일회용 생리대 허가기준뿐 아니라 각종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전반적 조사 등을 촉구했다.
   
   여성환경연대의 식약처를 향한 요구는 타당했다. 하지만 릴리안만의 문제가 아니었지만 릴리안만 실명이 공개되면서 ‘릴리안 죽이기’가 됐다. 미디어 과잉시대, 대부분의 언론은 릴리안이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의 주범인 것처럼 기사를 썼고, SNS에서는 이를 퍼다나르기 바빴다. 릴리안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었든 겪지 않았든 간에 릴리안은 혐오 대상이 됐다. 그동안 잘만 써오던 릴리안은 한순간에 당장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대상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릴리안에 함유된 성분이 유독 문제가 심각할까. 그렇게 단정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만구 교수가 ‘릴리안’ 실명을 거론한 이유는 릴리안에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었다. 즉 유해물질 방출농도의 총량 기준이었다. 중요한 것은 독성이 강한 성분의 농도이지 총량이 아니다. 개중에는 발암독성이 있는 벤젠, 스티렌 등도 포함돼 있었고, 생식독성이 있는 톨루엔, 헥산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덜한 VOCs도 물론 있다. 조사 대상이 된 10개 제품 중 발암독성 물질인 벤젠은 3개 제품에서 검출됐는데, 릴리안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생식독성이 있는 톨루엔은 6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은 무려 51, 50인 것도 있었는데, 릴리안은 6 수준이었다. 헥산은 릴리안에서 검출됐지만 다른 2개 제품에서도 나왔다.
   
   시험 결과만 놓고 봐도 릴리안만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릴리안만 실명 공개하고, 다른 제품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또 다른 분노를 키웠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건은 다른 양상으로 커지는 중이다. 여성환경연대 이사 중 한 명이 유한킴벌리 임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모론’도 제기됐다. 흡수력 좋고 가격 저렴한 릴리안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자 ‘유한킴벌리의 시장점유율 1위를 굳히기 위한 릴리안 죽이기’라는 설도 파다했다.
   
   여성환경연대 측은 ‘△지난 3월 이미 제품명이 포함된 검출결과를 식약처에 전달했으며 현재 식약처에서 전수조사가 착수됐으므로 정보 공개는 식약처에 일임한다 △유한킴벌리 임원 중 한 명이 여성환경연대 이사 5인 중 한 명인 것은 맞지만 검출시험과 공개 여부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았다 △검출시험 비용은 소셜펀딩으로 마련했으며, 유한킴벌리를 포함해 기업 측의 후원은 일절 없었다 △릴리안뿐 아니라 일회용 생리대 전반이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만구 교수는 지난 8월 24일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성환경연대에 시험결과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독성과 위해성은 기초실험을 하지 않아 아직 모른다. 시험은 여성이 살면서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뒤늦게 식약처가 대처에 나섰다. 릴리안뿐 아니라 현재 유통되는 모든 생리대(56개사 896품목)에 대한 전수조사와 ‘생리대 안전검증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제가 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해서는 “국내 주요 생리대 제조업체 5곳(유한킴벌리·엘지유니참·깨끗한 나라·한국피앤지·웰크론헬스케어)이 동일한 제조소에서 공급받는다”면서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모든 제품이 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릴리안의 전량회수 조치를 발표한 뒤였다.
   
   
▲ 지난 8월 23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점포 관리직원이 유해물질 검출 논란을 빚고 있는 ‘깨끗한 나라’ 릴리안 생리대 제품을 매대에서 치우고 있다. 이날 주요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했다. photo 김연정 조선일보 객원기자

   우지(牛脂) 파동과 쓰레기만두 사건의 데자뷔
   
   대체로 이번 사태의 흐름은 이렇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혹 발생→ 비판 없는 언론의 퍼나르기→소비자의 공포 확산→제품 불매→해당 기업 치명적 손실.
   
   데자뷔 같다. 공업용 우지 파동과 일명 쓰레기만두 사건을 기억하시는지. 1989년 발생한 공업용 우지 파동은 검찰로 날아든 한 장의 투서가 계기가 됐다. 삼양식품이 공업용 우지(소기름)로 면을 튀겼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위해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인체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단계에서 검찰은 삼양식품, 삼립유지, 서울하인즈, 오뚜기식품, 부산유지 등 5개 식품회사 대표와 실무자 10명을 구속 입건했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공업용 소기름을 식품에 사용했다는 성명을 발표, 해당업계의 사과, 제품의 전량 수거, 재발방지를 위한 보건사회부의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고, 해당 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국립보건원 측에서 우지 사용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공식발표를 하면서 잠잠해졌고, 장장 5년8개월간의 재판 끝에 무죄판결을 선고받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문화적 차이가 낳은 오해다. 미국에서는 내장과 사골 등을 먹지 않으므로 우지를 공업용으로 분류한다.)
   
   ‘라면의 원조’인 삼양라면이 입은 타격은 컸다. 100만상자 이상의 라면을 폐기처분하고, 직원의 3분의 1이 떠났으며, 시장점유율은 30%대에서 10%로 곤두박질쳤다. 삼립유지, 서울하인즈는 롯데삼강에 시장을 양보했고, 부산유지는 부도를 내 회사가 공중분해됐다. 개별 회사뿐 아니라 4000억원에 달하는 라면시장 전체가 얼어붙게 됐다. 이 사건의 최대 수혜자는 우지 대신 팜유를 사용하는 농심이었다.
   
   쓰레기만두 사건은 검찰이 무말랭이 만두소로 만두를 만든 유통업자들을 구속하면서 발단이 됐다. 당시 식약청은 불량만두소를 이용한 생산업체 25개 명단을 공개했고, 신문과 뉴스에서는 쓰레기 더미에 무말랭이가 너저분하게 쌓여 있는 장면을 보도했다. 그러다 한 신문에서 이 만두를 ‘쓰레기만두’로 표현하면서 만두시장 전체가 얼어붙게 됐다. 만두 제조업체들은 줄줄이 도산했고, 한 업체의 30대 사장은 자살을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문제의 장면은 만두소 재료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 모아둔 진짜 쓰레기였다. 잘못된 짜깁기 방송이 부른 폐해였다. 1년 후 대부분의 만두 업체들은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때는 늦었다.
   
   우지 파동과 쓰레기만두 사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식품업계의 부끄러운 흑역사다. 전자는 검찰의 무지가, 후자는 언론의 과장 및 사실확인 없는 보도가 초래한 비극이었다. 그 이면에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근거를 무턱대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촘촘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현재는 더하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가 SNS망을 타고 광속으로 퍼져나간다. 이나미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는 사이비 과학주의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SNS가 너무 촘촘하게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걸러낼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정보에 노출돼 있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휩쓸리기 쉽다. SNS의 무분별한 정보와 언론의 보도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식약처 “김 교수의 실험 신뢰 어려워”
   
   마감 중인 8월 30일, 식약처에서 새로운 뉴스가 날아들었다. “김만구 교수의 실험 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독성 전문가, 역학조사 전문가, 여성환경연대를 포함한 소비자단체 관계자 8인으로 구성된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의 논의 결과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전달한 김 교수의 시험결과는 상세한 시험방법과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peer-review)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이를 근거로 한 정부나 기업의 조치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여성환경연대에서는 반박 자료를 준비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릴리안 사태가 우지 파동이나 쓰레기만두 사건과 나란히 ‘반성해야 할 흑역사’로 이름을 올리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잊으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공포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이 돼 버린 현재, 외양간을 확실하게 고쳐야 한다. 여성계에서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없다는 문제제기를 끊임없이 해왔으나 소용없었다. 사태가 커진 이후에야 식약처에서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생리대 안전과 관련한 국민의 불안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다.
   
   생리대는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인 여성들이 수십 년간 사용해야 하는 생필품이다.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에 바란다. 현재 대한민국 여성은 일회용 생리대의 화학물질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식약처에서는 일회용 생리대의 독성에 대한 제대로 된 실험 및 기준 마련을,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인터뷰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착용 시간이 진짜 문제일 수도”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의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에 대해 “공신력 있는 연구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성들이 호소하는 부작용은 생리대에 있는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때문이라기보다 흡수성 좋은 생리대를 장시간 착용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김만구 교수의 검출시험 결과를 봤나.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시험 방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밀폐된 유리통에 생리대를 넣고 온도를 높여서 휘발성 성분을 빠져나가게 한 후 양을 측정하는 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 이 경우 방법상 문제가 있다. 구조상 일회용 생리대의 접착제 부분은 인체에 해를 가할 확률이 낮다. 방수필름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연구는 접착제에 포함된 독성물질까지 전부 대상으로 했다. 생리대 외부의 접착제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 VOCs가 없는 접착제는 거의 없다.”
   
   - 접착제 성분이 생리혈에 녹아 피부에 닿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던데. “구조상 접착제 성분이 방수막을 통과할 수는 없다.”
   
   - 접착제뿐 아니라 향 성분에서도 VOCs가 나올 수 있나. “거의 모든 생리대 포장에는 VOCs가 없다고 돼 있고, 식약처 고시방법으로 실험했다고 써 있다. 만약에 들어갔다면 비의도적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이 시험 결과를 보면 같은 제품에 따른 결과의 오차범위가 크다. 이 경우 두 가지다. 제조사의 품질관리가 문제이거나 시험과정이 문제이거나.”
   
   - 만약 이 교수가 이 검출시험을 의뢰받았다면 어떤 방법을 쓰겠나. “이렇게 설명하겠다. 화학에서는 ‘분석’이라고 한다. 분석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분석기계와 직원. 기계의 성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고, 훈련된 직원이 있어야 한다. 분석결과가 인정받으려면 실험실의 분석능력을 공인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학실험실은 공인을 받지 않는다.”
   
   - 대학교수가 진행한 시험 결과가 종종 발표되는데. “식약처의 실험은 법으로 고시되고, 법에 따라 그 실험 결과가 인정받는다. 대학교수가 실험실 결과를 인정받으려면 논문을 내야 한다. 그래야 학술적으로 인정받는다. 이 실험 관련 논문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논문 없이 결과를 발표한 황우석 교수가 과학계에 던진 교훈을 잊으면 안 된다.”
   
   - 논문 발표 전 시험 결과를 발표하면 안 되나. “실험한 교수는 자신이 한 최초의 연구를 알릴 수는 있다. 휘슬 블로잉(Whistle Blowing)이라고 한다. 식약처가 전달받았으면 제대로 확인했어야 했다. 이제야 하겠다고 하니 늑장 대처다. 이 자료는 개연성을 이야기한 것이지 공신력을 얻을 만한 근거는 없다.”
   
   - 릴리안과 이로 인한 부작용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나. “릴리안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리대 전반의 문제로 말하겠다. 이번에 생리대 사태를 거치면서 중요한 발견을 했다. 주변 여성들에게 일회용 생리대 평균 착용시간에 대해 물어봤다. 6시간이라는 답이 많았다. 놀랐다. 이렇게 길지 몰랐다. 길면 무슨 일이 생길까. 1980년대에 릴라이 탐폰 사건이 있었다. 탐폰이 수분흡수력이 좋아서 장시간 착용이 가능했다. 그랬더니 포도상구균이 증식하더라. 그 세균 때문에 독성쇼크증후군(TSS)이 생겨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만약 일회용 생리대 때문에 부작용을 겪었다면 장시간 착용으로 인한 부작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면 생리대 사용 후 부작용이 크게 줄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사용시간이 달라졌을 것이다. 면 생리대는 흡수성에서 한계가 있으니 6시간 착용이 어렵다. 영유아 기저귀도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장시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소변이나 분비물이 묻은 채 습도와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6시간을 견디는 것은 비위생적이다. 권장사용시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사례가 줄을 잇는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식약처뿐 아니라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는 에피데믹(epidemic·유행성 전염병, 현상의 급속한 확산)으로 봐야 한다. 사회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는 질병의 경우 역학조사를 하게 돼 있다. 지금은 VOCs로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역학조사를 통해 환자들이 있느냐 없느냐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이고, 가장 중요하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 V30

맨위로

2484호

2484호 표지

지난호보기 정기구독
유료안내 잡지구매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호르반
경북도청
삼성전자 갤럭시 s8
부산엑스포
경기안전 대동여지도
조선토크 브로슈어 보기

주간조선 영상 more

이어령의 창조이력서 연재를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