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조선일보 C스퀘어 1층에서 개강한 ‘8주 마음챙김 명상’의 한 장면.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1월 8일 조선일보 C스퀘어 1층에서 개강한 ‘8주 마음챙김 명상’의 한 장면.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러분 지금부터 1분30초 동안 ‘흰색 북극곰’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마세요.”

수강생들은 열심히 눈을 감고 명상을 하면서 흰색 북극곰에 대한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애썼다. 이윽고 교수가 물었다.

“흰색 북극곰이 떠오르지 않은 사람은?”

36명 중 단 한 사람만 손을 들었다.

교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바로 이것이 생각의 역설입니다.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 나는 법이죠. 오늘날 우리는 온갖 자극과 스트레스, 생각의 홍수 속에 포위돼 삽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은 이런 나를 그대로 보고, 지금 무엇을 하는지 알아차리게 함으로써, 놀랍게도 잡념에서 벗어나고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주게 하는 마음기술(mind skills)입니다.”

지난 1월 8일 오후 7시30분 광화문 조선일보 C스퀘어 1층 ‘스페이스 라온’에서 진행된 조선토크의 ‘8주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의 첫날, 덕성여대 심리학과 김정호 교수는 간단한 심리 실험을 통해 현대인들의 ‘생각병’을 쉽게 설명했다.

그는 한국심리학회 회장과 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장을 지낸 권위자로서 오는 2월 26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명상과 마음챙김, 긍정훈련을 가르친다. 올해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지난 1월 2일자 조선일보에 소개되자마자 전화통이 북새통을 이뤄 단 하룻새 정원 36명이 신청 마감됐다. 지금 한국인들의 어려운 마음 상황을 반영해주는 듯했다.

수강생들은 전직 국회의원을 비롯 정신과 의사, 유치원 원장, 화가, 전·현직 대기업 임원, 은퇴자 부부, 회사 직원 등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대부분이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 출신들로 2시간 내내 김 교수의 말을 집중해 경청했고 또 필기했다.

참여한 이유는 다양했다. “직장생활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40대 회사원), “창작 생활과 바쁜 활동에 너무 자신을 소모해 재충전하려고”(30대 화가),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60대 방송인), “은퇴 후 찾아오는 허무감을 극복하기 위해”(60대 전직 대기업 간부), “직장에서 심리상담을 보다 전문적으로 잘하기 위해”(30대 심리상담가)….

김 교수는 이어 “마음은 사회다”라고 했다. 즉 내 마음속에는 많은 ‘나’가 살고 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어떤 특정한 나만을 고집할 때 부정과 억압, 불행이 마음속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욕구나 생각도 할 수는 있죠. 이를 배척하면 할수록 ‘흰색 북극곰’ 효과처럼 더 떠오르게 된답니다. 따라서 마치 그런 것들을 하늘에 떠가는 구름처럼 생각해 지나가게 만든다면, 다시 말해 마음챙김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각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우린 훨씬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향후 2개월마다 계속 진행되며, 독자들의 적극적 호응에 따라 2월에도 새 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수강료는 45만원이며 조선일보 및 자매지 정기구독자는 40만원이다. 문의는 조선뉴스프레스 문화사업팀(조선토크) (02)724-6752, 6733.

함영준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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