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대학에 갈 수 있어요? 아니, 좋은 대학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교사들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우리나라 학생, 학부모의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이고 빈번하게 들어오는 상담 내용이기도 하다. 단순한 답을 해주기에는 뭔가 아쉽고, 정확한 답을 해주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어렵고, 답하지 않고 외면하기에는 너무 절실한 주제다. 교사들이 흔하게 답하는 내용은 “목표를 분명히 하고, 대학이 요구하는 중점 선발 내용에 맞춰 준비하고, 수능을 위해 핵심을 정리하여 집중 학습하라”이지만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대학마다 학과마다 다양한 입학생 선발 방식이 존재하고, 학생들의 적성과 기질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각양각색이다.

교사들은 이름이 알려진 대학을 찾지 말고 너의 미래를 이어갈 학과를 선택하라고 조언하지만, 학생에게 진짜 도움이 되려면 고등학교 3학년이 아닌 1학년 때부터 각 학생들의 인생 맵을 설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리드해주어야 한다. 중학교 때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이라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어느 정도 간파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탐구와 연구가 이어지는 것은 값진 경험이다.

대학 입학에서 수시의 비중이 커지면서 학생부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특히 각 대학에서는 고등학교 3년간 특정 분야에 깊이 있게 탐구한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높다. 급조된 한 학기의 결과가 아니라 3년의 꾸준한 연구 노력은 환영받는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바로 관심 영역을 정해 탐구할 것을 추천한다. 관심 분야를 정하고 창의적인 주제를 찾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대학 입학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학기 중에 너무 바쁘다. 방학은 학생들이 평소 진행하기 어려웠던 탐구와 프로젝트 학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학습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한 가지가 ‘주제 찾기’라고 한다. 창의적인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 시작을 할 수 없다는 학생이 많다. 나는 이런 학생들에게 방학 동안 몇 가지 테마를 선정하여 체험과 탐방을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왜 숭례문에 불이 난 것을 빨리 발견했지만 끄지 못하고 다 태워야만 했을까’ ‘김치박물관에서 만난 김치의 종류와 역사, 그리고 어떤 과학적 요소가 숨어 있을까?’ 등.

나는 국내외 여행을 할 때마다 그곳의 박물관이나 과학관을 꼭 들러 본다. 일본 항공박물관의 점보 여객기, 대만 국립박물관에서 본 타투의 역사, 루브르 박물관 앞 광장의 유리피라미드,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앞의 거대한 규화목 등. 국내에도 많다. 여수 해양과학관이 실내에 만들어낸 갯벌 환경, 얼굴 박물관에서 본 신기한 전시물과 큰 울림을 안긴 우리의 역사 등. 상황만 된다면 학생들과 함께 곳곳을 방문하고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하고 연구 진행을 돕고 싶다. 또한 관련 도서나 자료를 읽어가며 토론하고 창의적인 지식을 만들어 나가게 하고 싶다.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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