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뉴스 인 뉴스] 이재용 항소심 재판 방청記
  • facebook twiter
  • 검색
  1. 사회
[2495호] 2018.02.12
관련 연재물

[뉴스 인 뉴스] 이재용 항소심 재판 방청記

▲ 지난 2월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며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2월 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보다 대폭 감형된 형량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353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0차 독대’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른바 ‘0차 독대’는 항소심에서 등장한 중요한 쟁점이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원심과 항소심을 포함해 4차례나 공소장을 변경했다. 특검이 마지막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던 공판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6차 공판이었다.
   
   지난해 12월 22일 항소심 16차 공판에서 서류증거조사가 이뤄졌다. 당시 기자는 항소심 16차 공판이 열린 법정의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오전 9시50분 검은색 정장을 입은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 안으로 들어왔다.
   
   이 부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법대와 방청석에 차례로 눈길을 주면서 종이컵에 담긴 물을 마셨다. 정형식 재판장이 법정에 들어서자 이 부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짧게 목례를 했다. 오전 10시 재판이 시작되자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의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특검은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승마 지원 혐의에 제3자 뇌물죄를 예비적으로 추가했다. 예비적 추가란 한 혐의를 우선적으로 보되 유죄 인정이 안 될 경우 다른 혐의를 추가 적용해 달라는 의미다.
   
   특검은 안종범 전 비서관의 진술을 토대로 ‘0차 독대’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안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18일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단독면담했던 시기는 정확하게 기억을 못 하고 있지만 하반기 정도로 기억되고 이때 이재용 부회장도 한 번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공판에서 재판부는 특검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당시 삼성 측 변호인은 “2014년 9월 12일 단독면담에 대해 이재용(부회장)뿐 아니라 최지성(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도 기억에 없고 삼성 내부 자료를 봐도 흔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항소심 내내 ‘0차 독대’는 없었다는 것이 삼성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런데 항소심 최종 판결이 있던 지난 2월 5일, 재판부는 1심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이 부회장에게 상당수 무죄 판결을 내렸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0차 독대’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황성수 전 전무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삼성 관계자들은 모두 구속을 피하게 됐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일단 항소심에서 형량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뇌물로 인정된 금액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뇌물로 인정된 금액 대폭 감소
   
   재판부는 개별 현안들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인용하면서도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를 전제로 박 전 대통령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포괄적 현안을 전제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훈련 지원 77억9735만원 중 72억9427만원을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16억2800만원)에 대해선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반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 204억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과 같이 두 재단에 준 출연금은 모두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판단에 따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승마훈련 지원과 관련해서는 마필과 차량의 소유권이 여전히 삼성 측에 있다고 보았다. 최씨가 이를 무상으로 사용한 이익을 뇌물공여로 보고 36억3484만원에 대해서만 뇌물로 인정했다. 이 때문에 1심에서 인정한 뇌물액 89억2227만원은 항소심에서 36억3484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승마 지원을 위해 해외계좌에 약 78억9430만원을 불법 송금한 혐의(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에 대해서는 코어스포츠 계좌에 입금한 36억원을 유죄로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로 판단했다. 용역대금 명목의 송금액은 이 부회장 등의 행위가 도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마필 계약서 등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는 1심과 같은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1심과는 달리 재판부는 마필과 차량의 구매대금을 뇌물이나 횡령한 재물로 보지 않아 용역대금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2016년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와 정씨를 몰랐다고 답변한 위증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때 재단 기부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부분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항소심 양형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부회장 등은 정씨에 대한 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거절하지 못한 채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다. 비록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거절하기 힘든 것이었다고 해도 적법한 행위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무죄가 될 수는 없다. 뇌물 공여와 횡령 액수도 치밀하고, 공무원 부패범죄에 조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국민으로서 부담하는 법적인 의무이고 국내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 경영진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항소심 선고 직후 곧바로 석방 절차를 밟았다. 이 부회장은 석방 직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 1년간 나를 돌아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됐다.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 구치소에서 나온 이 부회장은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한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까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