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슬토재단 창업자인 손태장 회장. 일본 최대 온라인 게임개발사 겅호(GungHo) 창업자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동생이다. ⓒphoto CNBC.com
미슬토재단 창업자인 손태장 회장. 일본 최대 온라인 게임개발사 겅호(GungHo) 창업자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동생이다. ⓒphoto CNBC.com

지난 4월 26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소셜벤처 공유오피스빌딩 ‘헤이그라운드’ 지하 1층이 북적북적했다. 100여명이 모인 행사 이름은 ‘미래를 여는 시간’(일명 미여시) 오픈포럼. ‘미여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후원하고 아쇼카한국이 기획·운영하는 교육혁신가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이날 내한한 연사들은 일본과 중국의 교육혁신 재단인 ‘미슬토(Mistletoe)’와 ‘이단상재단(Yidan Prize Foundation)’의 운영자들. 이들 재단은 당대 최고의 IT기업 창업자들이 투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슬토’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동생이자 일본 최대 온라인 게임개발사 겅호(GungHo) 창업자 겸 회장인 손태장(Taizo Son)씨가 이끄는 재단이다. ‘이단상재단’은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공동창업자인 천이단(陳一丹)이 2016년 교육혁신을 위해 만들었다. 김범수, 손태장, 천이단 등 한·중·일 IT 갑부들은 왜 교육혁신에 투자하는 것일까. 이들의 활동 스토리를 듣기 위해 내한한 재단 운영자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미슬토, 어린이 메이커스 공간 등에 투자

‘미슬토’는 나무에 기생해서 사는 기생식물로 흔히 ‘겨우살이’라고 불린다. 미슬토의 에미 다케무라(Emi Takemura) 교육혁신부문 총괄디렉터는 미슬토의 의미에 대해 “새처럼 날아다니는 스타트업들이 힘들면 나뭇가지에 와서 쉬라는 의미로 손태장 회장이 직접 지었다”고 했다. 5년간 동남아시아에 1억달러(1130억원)를 투자, 동아시아 내 실리콘밸리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투자와 교육, 인큐베이팅 등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7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한국의 스타트업 한 곳에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아직 이름을 공개할 순 없다고 했다.)

미슬토는 9가지 핵심투자 분야가 있는데, 이 중 교육혁신의 주제는 ‘셀프 디렉티드 러닝(self-directed learning)’이다. 스스로 배운다는 뜻이다. 에미 다케무라 디렉터는 “작년에 미네르바스쿨을 일본에 도입했고, 이를 손태장 회장에게 소개하면서 그와 인연을 맺었는데 교육혁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미네르바스쿨은 캠퍼스 없이 교수와 학생들 간의 수업이 화상으로만 진행되는 대학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독일 베를린, 서울 등 전 세계 7개 도시에 기숙사를 두고 학생들은 3~6개월 동안 각 도시를 순회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2016년 306명을 뽑는데 1만6000명이 지원(합격률 1.9%), ‘전 세계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라고 불린다. 일본에서도 올해 120명이 지원했으나 24명만 합격했다고 한다.

미슬토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생애주기별 교육혁신 모델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3월 미슬토가 100% 지분 투자를 한 비비타(VIVITA)이다. 일본 도쿄로부터 1시간45분 정도 걸리는 지바(千葉)현에 위치한 어린이 메이커스 공간(Maker’s Space)으로, 작업실과 놀이터를 결합한 이색빌딩이다. 에미 디렉터는 “이곳에선 커리큘럼도 없고, 교사도 없는 게 특징”이라며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자신들만의 규칙을 만들듯이, 진공청소기든 집이든 이곳에서 스스로 모델링하고 만들어보면서 창의력과 진짜 배움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은 아이들이 만들 수 있는 도구와 자료 등만 제공할 뿐이다.

“일본 공교육은 너무 융통성이 없고 변화가 더디다. 손태장 회장과 우리 팀은 공교육 내에서 혁신을 시도하기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공교육 바깥에서 다양한 교육혁신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에미 다케무라 디렉터)

미슬토가 투자한 또 다른 교육혁신 벤처는 ‘민트플래그(mintflag)’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일본의 모든 아이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IT와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해 영어교육을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마그나와 신비한 소녀’라는 이야기가 마치 RPG게임(일명 롤플레잉게임으로, 가상세계에서 모험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처럼 이뤄져 있어서, 게임을 하려면 계속 영어를 쓰도록 설계돼 있다. 에미 디렉터는 “일본 영어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드는 것인데, 이 앱은 ‘펀 러닝(fun learning)’이 가능해서 인기가 많다”며 “최근에는 아예 연극단체와 함께 공교육 현장인 학교로 들어가 이 스토리를 공연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라이프 이즈 테크’(Life is Tech·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래밍 IT스쿨), 메이커스 대학(Makers University·미래 혁신가들이 모여 함께 만들고 배우는 학교), ISSJ라는 과학고등학교 등을 설립해 아시아 전역에서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에미 디렉터는 “우리는 테크놀러지(기술)에 기반한 벤처에 투자하되, 학생들의 성적 향상이 목표가 아닌 자기주도성과 창의력을 키우는 곳에만 투자한다”며 “가장 큰 핵심은 ‘교사가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언스쿨링(Unschooling)의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교사가 아닌 학생이 중심이 되어 배우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배움의 환경디자인을 새롭게 해야 한다. 어른(교사)의 역할과 환경은 어때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어떻게 배움의 동기를 부여할 것인지 등을 새로 규정해야 한다.”

손정의·손태장 형제를 키워낸 부모들의 교육방식은 자유로움이었다고 한다. 일본 경제지 ‘주간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손태장 회장이 10살 무렵 아버지가 대형 파친코를 새로 출점하게 됐다. 전단지가 필요했는데, 당시 인쇄소에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마음에 안 들어 아버지는 초등학생인 그에게 직접 전단지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온갖 고민 끝에 만든 전단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손태장은 “보통이라면 무리라고 생각할 일도 이렇듯 성공한 체험이 있으면 ‘혹시 나라면 가능할지 몰라’ 하고 여기게 된다. 흔히 혁신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분야를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중·일 IT 갑부들이 왜 공통적으로 교육혁신에 관심을 갖는가”라는 질문에, 에미 디렉터는 이렇게 말했다. “손태장 회장도 나도 IT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손 회장은 먼저 소셜임팩트에 관심을 가졌는데, 자본주의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기술 발전에 따라 빈부격차도 덩달아 심해지는 상황에 주목했다. 기술이 그 격차를 더 강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교육이 빨리 변해야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급함을 갖고 있다. IT기술이 교육혁신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 분야도 사일로(silo·회사 안에서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부서 간 현상)가 만연한데, 우리는 서로 다른 커뮤니티에 속한 멤버들을 만나서 네트워킹하는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

이단상재단, 40억 상금 주고 교육미래지표 발표

2016년 설립된 ‘이단상재단’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 텐센트의 창업자가 왜 교육혁신을 목적사업으로 내걸었는지 이 재단 클라이브 리 대표에게 물었다.

“한국에서도 교육에 관심이 많듯, 중국 기부자들도 교육 투자에 관심이 높다. 100년 전에 비해 아시아가 경제발전을 이룬 것은 교육 덕분이다. 아시아에서 교육은 가족이나 사회, 기업 등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테크놀러지(기술) 덕분에 많은 분야가 바뀌어왔음에도, 교육은 계속 뒤떨어지고 있다. 예전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산업혁명이 우리의 생활을 바꾼 것처럼, 다양성과 기술 기반으로 교육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텐센트 창업자도 이같은 교육혁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재단의 심벌은 ‘단(丹)’이라는 한자인데, 가운데 붉은 점은 ‘교육자의 심장’을 뜻하는 것으로 교육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헌신을 뜻한다고 했다. 클라이브 리 대표는 “원래 엔지니어였는데,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때 대학생들과 함께 자연재해 복구를 위한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일을 한 후 30개국을 돌아다니며 NGO와 사회적기업, 기업사회공헌 등을 이끌어왔다”며 “텐센트의 창업자가 6개월 동안 ‘함께하자’고 설득했는데 싫다고 했다가, 2시간 동안 교육 이야기를 하면서 설득당해 재단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뭐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리 대표는 “재단에 합류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로켓을 달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이단상재단은 두 가지 대표사업을 한다. 하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교육의 변혁을 이끈 인물들을 선발해 상을 수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월드와이드 교육 미래 지표(Worldwide Educating For the Future Index)’를 연구 조사하는 것이다. 재단의 기부금 규모는 3500억원 정도다.

우선 이단상을 보면, 연간 딱 두 명에게만 상을 주는데 상금 규모에 놀란다. 교육리서치(education research) 및 교육개발(education development) 부문으로, 각각 40억원가량의 상금이 주어진다. 클라이브 리 대표는 “지난해 96개국에서 수천 건의 지원이 몰렸는데, 전(前) 대통령이나 총리, 글로벌 국제기구의 리더, 정책담당자, 사회적기업가, NGO 대표, 교육기관, 학생들까지 다양했다”며 “심사기준은 지속가능성, 미래지향적 비전, 변혁과 혁신 등 4가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교육리서치 부문 수상자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한 캐럴 드웩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였다. 캐럴 드웩 교수에 따르면, 자신이 어떤 지능이나 재능을 타고났다고 믿는 ‘고정된 마인드셋(fixed mindset)’을 지닌 학생에 비해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학생은 실패나 실수에 관대해 ‘못해요’ 대신 ‘아직이요(not yet)’라며 자신감을 내재화하고 배움을 즐거움으로 느낀다. 캐럴 드웩 교수의 책 ‘마인드셋’은 2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출간됐다.(한국에도 ‘성공의 심리학’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 등의 제목으로 번역·출간됐다.) 이단상 심사위원회는 “성장 마인드셋은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새로운 스킬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전 세계 다양한 학교에 확산해서 학생들이 자신감과 회복성을 기를 수 있도록 장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6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미래를 여는 시간’ 오픈포럼.
지난 4월 26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미래를 여는 시간’ 오픈포럼.

미슬토재단이 100% 지분 투자를 한 일본 지바현 어린이 메이커스 공간인 ‘비비타(VIVITA)’.
미슬토재단이 100% 지분 투자를 한 일본 지바현 어린이 메이커스 공간인 ‘비비타(VIVITA)’.

교육발전 부문은 남미 콜롬비아의 비키 콜버트(Vicky Colbert) 에스쿠엘라 누에바재단(Fundacion Escuela Nueva)의 창립자 겸 대표가 받았다. 비키 콜버트는 2004년 아쇼카 펠로(사회혁신을 이끈 체인지메이커들에게 아쇼카가 3년 동안 생활비를 지원)로 선정된 여성으로, 지난 40년 동안 3개 대륙 14개 국가에서 농촌학교의 ‘학습자 중심 교육접근법’을 성공시켰다. 그가 창안한 ‘에스쿠엘라 누에바 모델’은 대화와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지역공동체·가족·교사·연구단체 및 정책입안자를 함께 이어주는 독창적인 교육 모델이다. 이 모델은 1980년대 콜롬비아의 국가 정책이 되었으며, 세계은행(the World Bank) 및 유엔(UN)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에서 개발도상국의 가장 성공적인 공공정책 개혁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클라이브 리 대표는 “우리는 수상자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데, 이를 통해 혁신적인 모델을 확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단상재단은 또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와 함께 ‘월드와이드 교육 미래 지표’를 발표한다. 클라이브 리 대표는 “경제·사회·기술이 융합하는 시대에 다음 세대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또 주요 35개국이 이와 관련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 조사한 연구”라며 “아웃풋(예를 들면 시험성적)이 아닌 인풋(예를 들면 교육예산)을 조사했다는 점에서 다른 리서치와 다르다”고 말했다. 조사대상은 전 세계 GDP의 88%, 전 세계 인구의 77%를 차지하는 선진·개도국 35개국이다. 총 3가지 인디케이터(정책 환경, 교육 환경,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총 16가지 지표를 갖고 평가했다. 조사를 종합한 결과 뉴질랜드, 캐나다, 핀란드가 최상위권을 차지했고, 한국은 12위, 중국은 31위였다. 리 대표는 지표를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상세히 설명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정책과 교육 환경에서는 선두권인데, 사회경제적 환경이 26위로 매우 낮다. 핀란드의 경우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1등을 차지했다. 교육 정책은 싱가포르가 1등, 교육 환경은 뉴질랜드가 1등이다. 한국의 경우 교육자의 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교사들이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전략을 갖추기 좋은 환경이다. 반면 문화 다양성이나 젠더(gender) 다양성 등에서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표상으로 봤을 때 핀란드 교육시스템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지위와 명성(reputation)이 높은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젊은이들이 교사를 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교사에 대한 존중이 연봉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교사 연봉으로만 보면 독일이 핀란드보다 더 높지만 독일은 등수가 낮다. 핀란드에선 교사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 있기 때문에 교실 안에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리 대표는 이어 “미래세대에는 지금과 다른 6가지 역량(여러 학문의 융합, 창의력과 분석력, 기업가적 역량, 리더십 역량, 디지털 기술 역량, 글로벌 시민의식 등)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경우 사회적 규범을 바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시도하거나, 커리큘럼을 바꿔 경쟁이 아닌 협력적 배움을 목표로 하는 방법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단상재단은 이 같은 아시아권의 교육혁신 사례를 통해 ‘동아시아의 지역 콘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단상 수상자 2명을 모시고 하버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방문했는데, 그곳 연구자들이 ‘아시아에 교육혁신 자체가 있는지’ 물어보더라. 좀 화가 났다. 전통적으로 아시아권에 있는 분들은 서양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빌 게이츠 같은 기업가는 오히려 동양에서 배우고 싶어 하지 않나. 아시아의 경제적 업적은 모두 교육자들의 노력이 만든 결실이다. 우리는 우리의 업적을 축하해야 하고, 앞으로 뭘 할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해야 한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의 교육혁신 사례 4곳도 함께 소개됐다. 미래산업과학고 발명특성화사업단장인 신재경 교사는 “발명수업을 통해 다양한 메이커교육을 해보니, 국내 대학에서 다 탈락한 학생이 중국 칭화대에 1년 전액 장학금까지 받으며 입학하기도 하고, 창업자가 3명이나 나왔다”며 “자녀를 믿어주는 부모의 철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거꾸로 캠퍼스와 미래교실네트워크를 통해 교육혁신을 진행 중인 정찬필 사무총장은 “솔루션을 눈에 보이게 하고, 교사들이 피어러닝(peer learning)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했다. 설리번교육연구소 김동우 대표는 “IT나 코딩에 관심 있는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는 경험을 하도록 해보니, 훨씬 더 효과가 높았다”고 했다. 가출청소년을 위한 공동체를 운영 중인 ‘세상을 품은 아이들’ 명성진 이사장은 “문제아를 문제해결자로 바꿨더니 7명이 소셜벤처를 창업했다”며 “지금은 공교육 안에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아쇼카한국 이혜영 대표는 “한·중·일에서 IT 기반 기업형 펀더(funder)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의 공통점은 교육, 스타트업·기업, 사회를 아우르는 에코시스템(Ecosystem)을 구축한다는 점”이라며 “‘에코시스템’적 접근은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강조하며 다양성과 상호의존성이 공존하는 교육생태계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박란희 공익플랫폼 ‘더퍼블리카’ 대표, 전 조선일보 공익섹션 ‘더나은미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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