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앞은 문을 열기도 전인 새벽부터 수백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커다란 가방을 메거나 캐리어를 든 이들은 ‘다이궁(代工)’이라고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다. 다이궁들이 면세점에 줄을 서가면서 입장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면세점은 인기 화장품의 경우 판매량을 1인당 5~10개씩 선착순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인기 화장품을 차지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기다릴 만큼 다이궁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다이궁은 개별적으로 일하는 ‘개인형’과 여행사 등에 소속된 ‘기업형’으로 나뉜다. 기업형은 중국 여행사가 중국에서 여행자를 모집해 한국에 데려온 뒤 물건을 사게 하고, 중국으로 돌아가 이들이 산 상품을 매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이궁 덕분에 한국 면세점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약 15억6009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9억3195만달러보다 67.4%나 증가했다. 사상 최대 증가치였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러한 회복세와 더불어 중국의 사드보복조치 해제로 인해 유커가 본격적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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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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