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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2510호]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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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3D 시대? 이젠 4D!

프린팅 경쟁 2라운드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4D프린팅은 사람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크기와 모양을 바꿔 자가 조립되는 것이 핵심 개념이다. 자동차 타이어를 응용한 4D프린팅 상상도.
최근 과학계는 3차원(3D)에서 진일보한 4차원(4D) 프린팅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3D프린터가 개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4D프린팅 기술이라니 대단히 빠른 발전 속도다. 4D프린팅은 어떤 기술이고, 왜 굳이 4D프린팅을 사용하는 것일까.
   
   
   트랜스포머처럼 스스로 조립
   
   만일 3D프린팅으로 커다란 집을 출력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집과 같은 크기의 프린터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그만한 프린터를 만들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최근 3D프린터로 집을 지었다는 보도는 뭘까. 그것은 작은 조각들을 인쇄해 사람의 손으로 조립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조립해 집을 만들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시간이 많이 걸려 한 번에 빨리 물체를 출력해낸다는 3D프린팅의 의미와도 거리가 멀다. 출력할 수 있는 물체의 크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바로 3D프린팅의 단점이다. 그럼 프린터보다 더 큰 물체를 찍어낼 방법은 없을까? 그 해결사로 등장한 신기술이 바로 ‘4D프린팅(4D Printing)’이다.
   
   4D프린팅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자가조립연구소의 스카일러 티비츠(Skylar Tibbits) 교수다. 그는 2013년 4월 ‘4D프린팅의 출현’이라는 제목의 ‘TED(Technology·Entertainment·Design)’ 강연을 통해 4D프린팅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
   
   4D프린팅 기술은 물체가 스스로 조립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1차원이 선, 2차원이 평면, 3차원이 입체라면 4차원은 3D프린팅보다 한 단계 진화해 입체(3D)에 ‘시간’이라는 1차원을 더한 개념이다. ‘시간’ 추가라는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체가 온도·햇빛 등 환경 조건에 반응해 스스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자가 변형’이나 ‘자가 조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3D프린터는 특정 소프트웨어로 제작된 3차원 설계도로 실제 물건을 만들어 출력하는 프린터다. 기존 프린터가 PC에 있는 문서를 바탕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종이에 인쇄하는 것과 달리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녹여 잉크로 사용해 3차원 설계도를 바탕으로 출력한다. 잉크제트 프린터가 잉크를 뿌려서 인쇄하는 것처럼, 3D프린터는 컴퓨터로 입력받은 입체 설계도를 0.01~0.08㎜ 두께의 ‘레이어(층)’ 단위로 분석해 가루나 액체로 된 원료물질로 층층을 쌓아 올려 그릇·신발·장난감과 같은 입체형 물체를 만들어낸다.
   
   4D프린팅도 똑같이 제품 설계도를 3D프린터에 입력하고 출력한다. 그렇다면 3D프린팅과 4D프린팅은 무엇이 다른 걸까. 한마디로 프린팅 재료가 다르다. 4D프린팅 기술의 핵심은 형상기억합금 같은 스마트 재료(Smart Material)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재료는 열이나 물처럼 특정 외부 조건 아래에서 모습이 변하는 소재이다.
   
   따라서 스마트 재료를 사용하여 출력된 물체는 시간 또는 열이나 온도, 진동, 중력, 공기 같은 환경이나 에너지원에 따라 다른 모양이나 크기로 바뀐다. 접히고 구부리고 펴고 휘며 형상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자기 스스로 변형(자가 변형 또는 자가 조립)이 가능한 재료를 3D프린터로 찍어내는 게 바로 4D프린팅이다. 어떤 조건에서 어떤 모양으로 바꾸게 할지는 엔지니어가 스마트 재료에 미리 프로그래밍해둔다.
   
   예를 들어 3D프린터로 자동차의 부품들을 출력했다고 하자. 이후 자동차를 만들려면 사람이 부품을 조립해야 한다. 하지만 4D프린팅에서는 3D프린터로 출력된 압축 형태의 스마트 재료 부품들이 특정 조건(열·물·시간 등)에 놓이면 스스로 모양이 변하면서 서로 합쳐져 자동차로 바뀌게 된다.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들이 스스로 결합해 특정 모양을 갖추는 원리를 공학적으로 응용한 것이다. 사람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크기와 모양을 바꿔 자가 조립되기 때문에 커다란 물체는 물론 원하는 형태의 물체를 만들 수 있다.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공상과학영화 속의 ‘트랜스포머’ 로봇 구현도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 4D프린팅은 형상기억합금 같은 스마트 재료를 활용해 출력한 부품들이 특정 조건에 놓이면 스스로 모양이 변해 원하는 형태의 물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인체 삽입 바이오 장기도
   
   4D프린팅 연구는 당분간 소재 개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플라스틱 합성수지가 많지만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금속을 비롯해 유리, 목재 등 다양한 소재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또한 머지않아 상용화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먼저 자동차 분야를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비나 눈, 지표면(소금기 많은 도로)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타이어나 부품을 써야 한다. 그래야 타이어나 부품의 수명이 길어진다. 4D프린팅은 이를 가능케 한다. 조건별로 자가 변형할 수 있는 코팅 기술을 개발하면 되기 때문이다.
   
   군사 분야에서도 활용가치가 높다. 위장천막이나 위장복에 활용될 자가변형 천이 그것. 이를테면 물만 뿌리면 스스로 우뚝 서서 펼쳐지는 천막막사뿐 아니라 더위와 추위 등 외부 환경에 맞게 변하는 군복 등을 만들 수 있다. 미국 육군은 2013년부터 환경에 따라 색깔과 구조를 바꾸는 군용차량이나 위장천막을 만들기 위해 신소재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군도 특정 상황에서 모양을 바꾸는 비행기를 연구 중이다. 특정 조건별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면 폭격기가 레이더에 잡히면 다른 모양으로 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의료 분야의 응용도 다양해진다. 자가변형이 가능한 생체조직부터 인체에 삽입하는 바이오 장기까지 등장할 것이다. 심장·간·전립선 등 인공장기에 전기·광학·화학 반응 능력을 추가하면 조직의 형태에 맞춰 조금씩 바뀌는 인공장기가 가능해진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마이클 맥알파인 교수팀은 4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만든 실리콘 신소재를 환자의 전립선 조직에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 ‘자가조립’ 기술은 더 정교해져 암 치료에까지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다비드 그라시아스 교수팀은 몸속에서 스스로 조립돼 암세포 하나를 집어낼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한 상태이다.
   
   4D프린팅 기술을 통해 앞으로는 탈모 걱정으로부터 해방되는 순간도 올 것이다. 탈모 유전자를 교정한 모근세포를 3D바이오프린터로 만들어낸 뒤 두피에 이식하면 감쪽같이 굵고 검은 머리카락이 솟아오르지 않을까.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을 갖춘 4D프린팅 기술의 상용화는 우리 삶을 다양하게 바꿔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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