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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6호]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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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통신]중국發 新공항 쓰나미 한국 항공업계 준비돼 있나?

백춘미  통신원 

▲ 베이징신공항 photo 바이두
‘공항에서 기차 기다리기’.
   
   떠나간 연인을 기다리는 일의 부질없음을 말한 중국식 비유다. 비행기가 오가는 공항에서 생뚱맞게 기차를 기다리니 올 리가 없다. 하지만 이 말은 적어도 상하이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상하이 서쪽 훙차오(虹橋)공항 2터미널을 지으면서 기차역인 훙차오역과 붙여버렸기 때문이다. 훙차오공항과 붙어 있는 상하이 최대 기차역 훙차오역에서는 시시각각 발착하는 고속철을 골라 탈 수 있다. 상하이에서는 “훙차오공항 2터미널의 설계자가 짝사랑하던 연인에게 바람맞은 그 남자”란 우스갯소리가 한동안 회자됐었다.
   
   상하이는 중국 항공교통의 허브다. 중국 2위 항공사인 동방항공과 계열 상하이항공, 양대 민영항공인 길상(吉祥)항공과 춘추(春秋)항공이 모두 상하이를 모항으로 한다. 단일 공항만 놓고 보면 지난해 기준 연간 95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이 최대지만, 상하이는 푸둥공항과 훙차오공항 두 곳의 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다. 단일 공항공기업이 모두 운영하는데, 지난해 기준 동쪽 푸둥공항은 연간 7000만명, 서쪽 훙차오공항은 4100만명의 여객을 처리했다. 합치면 연간 1억1100만명으로 베이징(9500만명)을 능가한다. 지난해 6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한 인천공항의 거의 2배다.
   
   최근 푸둥공항 남쪽에는 새 터미널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년 6월 개장 예정인 탑승동이다. 탑승동이라지만 실상은 신여객청사다. 연면적만 62만㎡로 지난 1월 개장한 인천공항 2터미널(38만㎡)의 2배에 가깝다. 여객처리량만 3800만명으로, 탑승동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란 것이 공항 측의 설명이다. 기존 푸둥공항 1·2터미널의 설계용량은 4200만명이지만, 지난해 7000만명을 처리했을 정도로 포화가 심각했다. 탑승동이 개장하면 여객처리규모가 8000만명(4200만+3800만)으로 늘면서 넉넉해진다. 푸둥공항 활주로 건너편에는 상하이동역(가칭)이라는 고속철역도 들어설 예정이다. 훙차오공항과 같이 공항과 기차역을 결합한 모델이다.
   
▲ 상하이 푸둥공항 새 탑승동 모형 photo 바이두

   상하이 서쪽 훙차오공항 1터미널 개조 작업도 막바지다. 훙차오공항 1터미널은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등 근거리 국제여객을 처리하는 국제선 청사다. 서울로 치면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 비견된다. 1972년 미국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에어포스원’의 첫 기착지로 ‘죽(竹)의 장막’을 연 곳이지만, 시설이 낡고 열악해 상하이의 대표 관문 중 하나로 부족함이 많았다. 현재는 연말 전체 완공을 앞두고 부분 개장했을 뿐인데, 공항 내 면세점은 5배로 커지고, 탑승구역에는 아기들을 위한 놀이터까지 들어서는 등 몰라보게 달라졌다.
   
   신공항 건설붐은 상하이뿐만 아니라 전 중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난 5월에는 중국 3대 관문으로 65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한 광저우 바이윈(白雲)공항 2터미널이 새로 개장했다. 최근에는 중국 공항 건설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인 베이징신공항도 CCTV 등 중국 관영 언론에 위용을 드러냈다. 내년 6월 준공하고 9월 개항하는 베이징신공항은 개항 초 연간 4500만명, 오는 2025년까지 7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하게 된다. 장기 목표는 연간 1억명, 세계 최대 공항이다.
   
   중국 1, 2위 항공사인 남방항공과 동방항공이 신공항으로 옮겨간다는 항공사 배치표도 나왔다. 사실상 남방항공과 동방항공이 속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전용터미널로, 기존 서우두공항은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을 위시한 스타얼라이언스 전용터미널이 된다. 이 밖에 칭다오, 다롄, 청두, 샤먼에서도 각각 신공항을 건설 중이다.
   
   중국 각지에 신공항이 들어서고, 이를 모항으로 하는 중국항공사의 경쟁력이 강화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한국이다. 그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같은 국적항공사들은 중국인 여행객의 인천공항 환승 수요에 편승해 재미를 봐왔다. 2013년 아시아나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 때 탑승객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인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13억 항공수요를 자국 공항에서 자국 항공사가 자체 처리하면 한국에 떨어지는 콩고물은 더 이상 없다.
   
   한국에서 요즘처럼 항공업계가 주목을 받은 적도 드물다. 대한항공은 땅콩회항에 이어 물컵투척 사건으로 오너 일가가 검찰에 줄소환됐고, 계열 저가항공사 진에어는 면허취소가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미탑재 논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양사 직원들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비행기 추락과 같은 치명적인 항공사고도 없었는데 분명 이례적인 위기다.
   
   
   무비자 체류시간 인천의 2배
   
   항공정책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부 때 국제용역을 통해 결정된 김해신공항은 집권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앞장서 흔들고 있다. 지방 환승객 편의를 위한 인천공항 KTX는 운행중단에 이어 노선폐지를 검토 중이다. 지방 환승객 편의를 위해 공항에다가 아예 기차역을 붙여버린 상하이 훙차오공항이 부럽기만 할 뿐이다.
   
   국적항공사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인천공항이 중국의 변방공항으로 전락하면 직접 피해 당사자는 한국 국민들이다. 요즘 여름 휴가철을 맞아 호주나 뉴질랜드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 중 동방항공이나 남방항공을 이용해 상하이 푸둥공항이나 광저우 바이윈공항에서 환승하는 승객이 부쩍 늘었다. 상하이 푸둥공항의 환승객 무비자 체류시간은 무려 144시간(6일)으로 인천공항(72시간)의 2배다. 한·중 간 환승 역전 현상은 벌써 현실화됐다.
   
   항공 경쟁력은 스튜어디스의 미소와 맛있는 기내식 같은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노선과 저렴한 운임, 편리한 공항 삼박자로 판가름난다. 상하이 교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천~푸둥, 김포~훙차오 노선만 해도 그렇다. 중국 항공사의 뻣뻣한 서비스와 맛없는 기내식을 욕하다가도 편리한 시간대와 저렴한 운임에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상하이 한인타운과 가까워 교민들이 선호하는 김포~훙차오 노선의 경우, 중국 측 운항사인 동방항공과 상하이항공이 2009년 합병으로 같은 회사가 되면서 시간대 선택폭도 한국 항공사에 비해 넓다.
   
   상하이 푸둥공항 확장과 베이징신공항 개항이 예정된 내년은 중국 항공업계의 중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 용량이 커지면 중국 항공사의 고질병인 출도착 지연도 상당히 해소된다. 반대로 중국 노선 의존도가 크고 중국 항공사와 직접 경쟁을 벌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남 일이 아니다. 중국 3대 항공사는 이미 규모에서 양사를 압도한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내년 9월 베이징신공항 개항 시 스카이팀에 속한 남방항공, 동방항공과 함께 신공항 이전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베이징의 한인타운인 왕징(望京)과 가까운 서우두공항에서 수십 년간 구축한 영업기반을 송두리째 상실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베이징 교민사회도 적지 않은 불편이 예상된다. 구(舊) 공항인 훙차오공항 인근에 형성된 상하이 한인타운이 1999년 신공항인 푸둥공항 개항 후 타격을 받은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여파는 2007년 김포~훙차오 노선 부활 때까지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중국발 신공항 쓰나미에 한국 항공사들과 항공당국은 제대로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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