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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8호]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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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통신]상하이가 최저임금에 대처하는 법

글·사진 백춘미  통신원 

상하이 양푸구(楊浦區)의 대형마트 오샹(歐尙) 앞에는 ‘1분’이란 이름의 편의점이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 매장은 상하이 최초 무인편의점이다. 매장 이용법은 간단하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위챗)의 QR코드를 매장 앞 인식기에 스캔하면 ‘철컥’ 하고 문이 열린다. 이후 매장 안에 들어가서 음료, 과자, 라면 등을 골라서 무인결제기에 직접 스캔하고 즈푸바오(알리페이)나 웨이신즈푸(위챗페이) 같은 모바일 페이로 결제하면 끝난다. 이후 무인결제기 옆에 비치된 전자저울에 구입한 물건을 올려 무게를 확인받으면, 편의점 문이 다시 자동으로 열린다. 저울은 상품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구매수량을 대조한다. 본사 점원들은 가끔씩 내방해 떨어진 물품을 보충하고 떠날 뿐이다.
   
▲ 상하이 최초 24시간 무인편의점 오샹 ‘1분’.

▲ 오샹 ‘1분’의 무인결제기와 저울.

   상하이남역(南驛) 인근의 한 오피스빌딩 1층에도 ‘젠(簡)24’란 이름의 편의점이 있다. 겉보기에 일반 편의점과 다를 바 없는 이 매장 역시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된다. ‘1분’보다 이용법은 한 단계 더 진화됐다. 지하철 개찰구같이 생긴 출입구에 바코드를 찍고 입장해서 물건을 고른 뒤 매장을 나올 때 정해진 개찰구를 통과하기만 하면 쇼핑이 끝이 난다. 상품과 수량은 매장 내 각종 센서가 자동으로 인식해 미리 등록해둔 모바일 페이에서 해당금액을 자동 출금한다. 지난 1월 일반에 개방된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의 무인편의점 ‘아마존 고’와 동일한 방식인데, 개점시기는 ‘젠24’가 지난해 10월로 오히려 더 앞선다. 요즘 상하이의 오피스빌딩에는 이런 무인편의점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오피스빌딩은 퇴근 후나 주말에는 손님이 뚝 끊기기 마련인데, 점원을 따로 둘 이유가 없어서다.
   
▲ 24시간 무인편의점 ‘젠24’.

   상하이의 무인화 실험속도는 전 중국에서 가장 빠르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최저임금 부담 때문이다. 중국은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다. 상하이의 월 최저임금은 2420위안(약 40만원)으로 전 중국을 통틀어 최고다. 소득수준이 높은 ‘1선 도시’인 선전(2200위안), 베이징(2120위안), 광저우(2100위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하이와 인접한 장쑤성(2020위안), 저장성(2010위안)보다는 20%가량 높고, 상하이로 유입되는 저임금 노동력의 최대 공급원인 안후이성(1520위안)보다는 무려 60% 가까이 높다.
   
   주변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최저임금은 업주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급기야 상하이시 당국은 지난 4월 1일 올해(2018년) 최저임금을 조정 발표하면서 지난해 최저임금(2300위안) 대비 인상률을 5.2% 선에서 묶은 2420위안으로 공표했다. 지난해 사상 최저 인상률이었던 5% 인상과 비슷한 수준에서 0.2%가량 더 선심을 쓴 셈이다. 상하이의 최저임금은 매년 상승해왔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4년 12.3%에서 줄곧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사상 최저 인상률’이란 정치적 부담을 질 수는 없었다. 최저임금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상하이시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상하이에서 무인화는 되돌릴 수 없는 추세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과 함께 키오스크(Kiosk) 방식의 무인결제기가 급속히 보급되는 것과 유사하게, 요즘 상하이 식당에는 어딜 가나 테이블 귀퉁이에 조그만 QR코드가 붙어 있다. 테이블에 앉아서 QR코드를 스캔하면 휴대폰 화면에 메뉴가 떠오른다. 휴대폰에서 음식을 고르고 수량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들어가고 종업원이 해당 음식을 테이블로 내어오는 식이다. 결제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QR코드를 스캔하고 모바일 페이로 테이블에 해당하는 결제금액을 지불하면 된다.
   
   이런 변화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아진 점도 있고, 나빠진 점도 있다. 우선 정확한 메뉴 주문이 가능해졌다. 중국 식당에는 보통 메뉴 숫자가 엄청나다. 과거 종업원이 일일이 주문을 받을 때는 주문한 음식이 1~2개씩 빠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문이 들어가니 음식이 빠지는 경우가 현저히 줄었다.
   
   나쁜 점이라면 외국인과 노인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주문과 결제방식이란 점이다. 이미 익숙해진 20~30대 현지인들에게는 편하기 그지없지만, 중국 현지에서 쓸 수 있는 휴대폰이 없거나 현금이나 카드만 들고 있다면 여간 낭패가 아니다. 식당에서 주문을 못 할 뿐만 아니라, 계산도 할 수 없다. 식당 종업원들이 두 눈 뜨고 멀쩡히 서 있는데, 휴대폰을 꺼내서 메뉴를 고르고 모바일로 결제까지 하고 있으면 뭐하는 짓인지 스스로 어이없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반면 종업원 입장에서는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바일로 이뤄지니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주문받고 수금하는 번거로움이 현저히 줄었다. 중국 식당은 앉은 자리에서 계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업원이 테이블로 와서 돈을 받아 가져가고, 거스름돈을 다시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식이다. 반면 중국은 위폐가 많이 유통돼 지폐를 받으면 꼭 앞뒤로 뒤집어 불빛에 비춰 보는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무인화 등 IT에 막대한 투자
   
   이런 과정이 생략되니 점주 입장에서도 주문과 결제에 배치하던 종업원을 덜 고용해도 된다. 다량의 현금을 종업원에게 맡기는 위험부담도 덜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식당을 비롯한 전 소매업장에서 현금 수취를 거부하는 경우가 요즘 부쩍 늘었다. 거스름돈이 없다는 핑계로 모바일 결제를 유도하기도 한다. 현금으로 계산하면 거스름돈까지 고스란히 내어줄 판이다. 테이블에서 느긋하게 식사하고 앉은 자리에서 돈을 던져주면 거스름돈을 가져오던 시절은 아름다운 추억이 된 지 오래다.
   
   상하이의 점포 임대료는 중국 최고 수준이다. 업주 입장에서는 매장 규모를 줄여 임대료를 낮추든가, 인건비 부담을 1명이라도 줄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 소비자들 역시 가격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QR코드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철밥통’으로 불리는 국영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에서는 직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줄여주는 IT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상당수 구매활동이 ‘O2O(온라인 대 오프라인)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상하이에서 생존을 위한 IT 투자는 필수다.
   
   다행히 IT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실업과 같은 최저임금의 역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오히려 새로운 영역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무인화의 급속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의 실업률은 2016년 4.1%에서 2017년 3.9%로 떨어졌다. 상하이시 당국은 올해 초 실업률을 공개하면서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서울의 실업률은 4.2%(2016년)에서 4.5%(2017년)로 올랐다. 중국과 달리 전국 동일 최저임금 인상률 16.4%가 일괄 적용되는 올 연말 받아들 성적표는 두렵기만 하다. 서울은 상하이와 같은 무인화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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