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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18호]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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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스스로 생각하라!

전후 최대 교육개혁 일본의 미래 바꿀까

안순화  일본 KDDI총합연구소 애널리스트·일본 와세다대 국제정보통신학 박사 

매년 6월부터 8월까지는 일본의 각급 학교 진학설명회가 줄을 잇는다. 올해 진학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의 표정은 복잡했다. 일본 교육개혁에 따라 2021년 새로운 대학입시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학생·학부모뿐만 아니라 일선 교육현장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불투명한 내용이 많아 어떻게 준비해나가야 할지 불안감을 토로하는 학생·학부모들이 많았지만 교사들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매뉴얼 사회’에 맞는 인재 교육을 해온 일본의 교실이 바뀐다. 매뉴얼만 따르다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울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전후 최대 규모라 불리는 새로운 교육개혁이 발표된 배경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그동안 검토해온 고교·대학접속개혁안을 반영해 2020년도부터 기존 대학입시센터시험을 대신하는 새로운 입시제도를 도입한다. ‘대학입학공통테스트’로 현재 고교 1년생이 치르게 되는 2021년 1월 입시에서부터 새로 도입된다.
   

   새로운 교육개혁의 골자는 거센 변화의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질, 능력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교 교육과 대학 교육,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대학입학자 선발을 연속적인 한 개의 축으로 보고, 한꺼번에 바꾼다는 것이다. 대학입시가 변하지 않는 한 고교 교육도 변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가하는 ‘액티브러닝’이다. 기존의 주입식·암기식에서, 학생들이 토론하고 답을 찾고 에세이를 제출해 평가받는 교육으로 바뀐다. 초등교육도 달라진다. 초등학교 3·4학년 과목에는 외국어활동이 추가되고, 5·6학년부터는 영어를 정식 교과 과목으로 배우게 된다.
   
   기존의 대학입시센터시험을 대신할 ‘대학입학공통테스트’는 단순한 암기위주 지식의 재생이 아니라 사고력·판단력·표현력을 중시하는 시험 방식이다. 2015년부터 고교·대학접속개혁안을 검토해온 일본 문부과학성은 그동안 시행해온 난해한 대학입시 문제가 실제 대학이나 사회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대학입시뿐만 아니라 그에 맞게 고교와 대학 교육을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개별적인 사립대학 입시 시험에서도 다면적인 능력과 적성을 평가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현행 AO입시와 추천입시방식은 종합형 선발과 학교추천형 선발로 바뀌고 학력평가가 중시된다. 일반선발의 경우에도 필기시험 이외에 조사서, 지망이유서, 소논문, 면접 등이 각 대학의 필요에 따라 실시된다.
   
   구체적으로 바뀌는 부분은 기술식 문제 출제, 영어 4기능 평가, 민간 영어인증시험 활용 등이다. 지금까지 실시해온 대학입시센터시험은 마크시트식 출제형식에 영어의 경우 듣기·읽기 2가지 기능 평가만을 해왔는데 여기에 더해 말하기와 쓰기가 도입된다. 또한 이같은 4기능을 적절히 평가하기 위해 토플·토익·영어검정시험 등 민간의 영어자격·검정시험의 성적을 입학 선발에 활용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를 위해 대학입시센터는 일본영어검정협회의 ‘영검’ 등 7개 단체의 8종류 시험을 인정시험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새로 도입되는 대학입학공통테스트의 국어·수학 시험에서도 회화내용, 데이터, 그림 등 다양한 내용을 해석하고 여러 정보를 조합하여 이를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기술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어려웠다. 기술식 문제를 푸는 데 30분이나 걸렸다. 이런 문제가 실제로 출제된다면 전혀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대학입시센터가 지난해 11월 처음 실시한 새로운 대입 시험의 시행조사(프레테스트)에 참가했던 고교생들의 반응이다. 1회 시행조사에는 전국 약 1900개 학교, 총 19만명의 고등학생이 참가했다. 지난 3월 발표한 프레테스트 채점결과는 이같은 우려를 확인해줬다. 전체적으로 지문 등 문제량이 늘어 해답을 내놓는 데 시간이 걸렸고 참가한 고교생의 성적도 기존 대학입시센터시험보다 더 낮아졌다. 국어 기술식 문제는 회화문과 자료를 독해한 후 25자, 50자, 120자의 기술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는데, 120자 기술식 문제의 정답률은 불과 0.7%에 그쳤다. 수학 기술식 문제의 경우 3문항이 출제되었는데 정답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데다 수험생의 절반가량이 손도 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의 경우 불안과 혼란은 더한 상황이다. 당초 문부과학성은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영어는 모두 민간 검정시험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추진했지만 대학과 고교의 요청 등을 고려하여 현재의 마크시트식 시험을 4년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대학입시를 치르게 되는 2024년도부터 민간 시험으로 바뀌기 때문에 현재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가나가와현에 거주하는 유치원생을 둔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에 영어수업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학교 교육만으로 듣기·읽기·쓰기·말하기 등 영어 4기능이 향상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지난해부터 자녀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학생·학부모 불안·우려 확산
   
   우려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민간 영어시험 활용을 둘러싸고 도쿄대 이시이 부학장은 지난 7월 19일, 내년 대학모집요강을 발표하는 회견에서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채 도입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민간 영어검정시험 성적은 국제적 영어지표인 CEFR로 환산되어 대학입시센터를 통해 대학에 제시된다. 그러나 애초 시험 목적이 각기 다른 검정시험을 지표에 맞춰 환산해서 입시에 활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많다. 시험에 따라서는 실시방법과 실시장소, 응시료도 천차만별이어서 지역 간 격차와 가정형편에 따라 응시횟수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교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고생해가며 가고 싶은 대학을 목표로 하느니, 갈 수 있는 대학에 응시하는 게 낫다’는 안전지원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무시험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일명 ‘에스컬레이터식’ 중·고일관교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고교입시가 없는 중·고일관교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등 6년간 자유도 높은 수업전개가 가능한데다 대학부속일 경우 새로운 입시의 영향도 받지 않고 대학 진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교육개혁에 발맞춰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새로운 움직임도 일고 있다. ICT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학습을 비롯해 탐구학습 등 수업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졸업 때까지 논문 한 편을 쓰도록 하는 고등학교도 늘고 있고 영어프레젠테이션을 도입하는 학교도 생기고 있다. 일본의 새로운 교육개혁이 일선 현장에 자리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행착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입시개혁이 일본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교육현장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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