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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22호]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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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박 시장의 다음 행보는

그가 움직일 때마다 부동산도 들썩?

신정선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 강북 ‘옥탑방살이’ 한 달을 마친 박원순 시장이 지난 8월 19일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최근 한 달간 세간의 관심을 가장 많이 모은 정치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22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30㎡(9평) 옥탑방에 들어가며 ‘강북살이’를 시작했다. 직접 살아보면서 강남·북 균형 개발정책을 모색해보겠다는 취지였다. 박 시장은 옥탑방에 들어가며 “시민의 현장 한복판에 정치가 있어야 변화가 있다. 그래서 제가 삼양동에 왔다”고 했다.
   
   이후 한 달간 옥탑방 앞은 밤낮으로 북적였다. 민원인이 피켓을 들고 문을 두드리고, 박 시장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자며 찾아오고, 출퇴근 장면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일부 정치인은 “이런 쇼가 어딨느냐” “옥탑방에 꼭 살아봐야 서민 힘든 걸 아느냐”고 비판하고, 박 시장 측은 “쇼면 어떠냐”고 맞받아쳤다. 이런 공방까지 빠짐없이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을 탔다.
   
   
   대권 후보 박원순의 최대 호재
   
   강북살이는 박 시장의 아이디어였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강북구 유세를 돌던 박 시장이 “이 동네에서 한 달간 살아보면서 지역을 살릴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흔히 내놓는 공약 중 하나로 여겨졌다. 그러나 박 시장은 3선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최우선으로 이행에 들어갔다.
   
   현장에서 행정을 챙기겠다는 박 시장의 의지는 대권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박 시장이 벌써 대권 행보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시 내부에서도 “탁월한 정치감각에서 나온 발상”이라는 반응이었다. 박 시장의 강북살이는 정치적 관점에서 봤을 때 여러 호재가 따랐다. 때마침 덮친 더위는 옥탑방 생활의 고됨을 알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배경이 됐다. 박 시장은 에어컨이 없는 방에서 지내며 “샤워하면서도 땀이 난다”거나 “전국에서 답지한 부채 수십 개가 있다”고 너스레를 부렸다.
   
   방 두 칸 중 한 칸은 보좌진이 돌아가며 지냈다. 부인 강난희 여사는 시시때때로 옥탑방을 찾았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27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옥탑방에 선풍기를 보내줬다. 아내가 신접살림에 전자제품 하나 장만한 것처럼 좋아서 어찌할 줄 모른다’는 글과 함께 선풍기 사진을 올렸다. 시청 안팎에서 ‘옥탑방까지 찾아온 문심(文心) 홍보’라고들 했다.
   
   끊이지 않는 화제를 낳았던 강북살이는 지난 8월 19일 ‘강남·북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 발표로 정점을 이뤘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달 살이를 마무리하며 “수십 년간 이뤄진 (강남·북 격차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결단과 투자, 혁명적 정책 방향 전환 없이는 과거와 같은 정책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며 “강북 우선투자라는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선 강북권 교통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했다. 주된 카드는 경전철이다. 면목선(청량리〜신내동), 우이신설 연장선(우이동〜방학역), 목동선(신월동〜당산역), 난곡선(보라매공원〜난항동) 4개 노선을 시에서 나서서 착공하겠다고 했다. 이들 노선은 수년째 민자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사업성이 부족해 착공이 지연돼왔다. 4개 노선의 총사업비는 2조8000억원이다. 이 중 시비로 60%(1조6800억원)를 부담한다. 나머지 40%(1조1200억원)에는 국비가 필요하다.
   
   모노레일과 곤돌라 등 비탈길을 쉽게 오를 수 있는 새 교통수단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모노레일은 강북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 설치된다. 2020년까지 서울 5개 권역에 하나씩 설치하고 2022년까지 25개 모든 구에 하나씩 짓겠다고 했다. 강남에 본사가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강남구 개포동)·서울연구원(서초구 서초동)·서울시 인재개발원(서초구 서초동) 등 산하기관 일부를 강북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육아정책도 내놨다. 2022년까지 신설할 돌봄시설의 90%를 강북에 집중 배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4058억원(국비 포함)을 투입한다. 현재 공공 돌봄시설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259곳, 비강남권 21개구에 1239곳이 있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2022년까지 시의 공공 돌봄시설은 강남 4구에 413곳, 비강남권에 2633곳이 된다. 시에서는 강북 발전을 위해 투입할 균형발전특별회계로 1조원을 따로 책정했다.
   
   이들 정책은 모두 ‘2022년’에 시기가 맞춰져 있다. 박 시장 임기 내에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임기 내 시동을 걸더라도 실제 진행은 차기나 차차기 시장 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 “실효성은 간과하고 차기 대권을 겨냥해 선심성으로 쏟아놓은 정책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이유다.
   
   
   다시 고개 든 강북 갭투자
   
   3선 시장의 작심 발표에 부동산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주춤했던 강북의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발표가 나온 지난 주말 이후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단지 등에는 갭투자 문의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힘들게 억제시킨 집값을 박 시장이 하루 만에 무장해제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바꿔 말하면 3선 서울시장의 ‘힘’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박 시장의 강북 정책을 두고 “비강남권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상당수가 기존에 발표됐거나 진행 중인 사업들로 크게 새로운 호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4개 경전철의 기본 노선은 2015년에 발표됐다. 5년 전 서울시의 자체 분석에서 ‘투입비용 대비 수익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최초의 경전철인 우이신설선만 해도 하루 이용객이 7만명 선으로 예상치인 13만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앞서 누적적자 3600억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한 의정부경전철의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현재 전국 지자체가 운영하는 경전철은 서울과 경기 의정부, 용인, 대구, 부산, 인천 등 6곳에 있다. 개통 이후 수익을 내는 경전철은 단 한 곳도 없다. 모두 적자 상태로 해마다 수백억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주거환경 개선의 핵심인 교육정책이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 시장은 강북 정책 발표 당시 “강북에 예산을 지원해 명문 중·고교를 육성하겠다”고 했다. “강북의 유명한 대학을 중·고등학교와 잘 연결해서 명문학교가 될 수 있도록 시 예산을 투입하겠다”며 “이렇게 되면 교육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 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보다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앞서 박 시장은 “올겨울에는 금천구에서 한 달 살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남쪽 끝에 있는 금천구는 준공업지역 지정 등으로 각종 개발제한 규제를 받아 발전에 뒤처졌다는 평가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금천구는 강남·북 균형발전의 모델이 될 만한 지역”이라며 “박 시장께서 어디든 오셔도 된다”고 반색했다. 벌써부터 일부에서 “겨울에 금천구 옥탑방에서 보일러 없이 지내는 서울시장을 보게 되는 것이냐”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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