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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2532호]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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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통신] 인터넷 업계 뜨거운 11월

택배배송원 300만명 광군제 총동원령

백춘미  통신원 

▲ 지난 11월 7일 중국 우전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 photo 뉴시스
상하이에서 차로 2시간쯤 떨어진 곳에 우전(烏鎭)이란 작은 마을이 있다. 행정구역상 저장성 통샹시에 속한 인구 8만명의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이곳은 중국 강남의 10대 수향(水鄕)마을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과거 오나라와 월나라의 경계에 위치했던 곳으로 1300년 된 역사를 자랑하는 고진(古鎭)이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처럼 좁은 수로 사이로 유유자적 노 젓는 배를 타고 다니며 펼쳐지는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광에 주말이면 늘 관광객들로 들끓는다.
   
   하지만 이 마을은 지난 주말 관광객들에게 문을 걸어 잠갔다. 지난 11월 7일 개막한 세계인터넷대회 준비 때문이다. 2014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5회째 매년 11월이면 열리는 이 대회 덕분에 인터넷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1300년 역사의 이 마을은 전 세계 인터넷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곳이 됐다.
   
   우전의 비좁은 골목길과 허름한 차관(茶館)에서 중국 인터넷 업계의 거물들과 수시로 마주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개막을 하루 앞둔 11월 6일부터 우전과 1시간 거리인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비롯해 중국 인터넷 업계의 거물들이 우전에 속속 집결했다.
   
   지난해 대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윈을 비롯해 중국 최대 메신저 텅쉰(텐센트)의 마화텅,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리옌훙 등 중국 인터넷을 이끄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텅쉰)의 총수가 모두 모였다. 이 밖에 ‘중국판 아마존’ 징둥의 류창둥, 중국 최대 O2O(온라인 대 오프라인) 업체 메이투안의 왕싱, ‘중국판 우버’ 디디의 청웨이, 왕이의 딩레이, 터우탸오의 장이밍, 샤오미의 레이쥔 등 기라성 같은 중국 인터넷 업계의 ‘다거’들도 우전에 총출동했다. 중국 무협지 속 각 문파의 장문인들이 무림대회에 참석해 일합을 겨루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다.
   
   우전에서 누가 논의를 주도하고 밥과 술을 사는지는 중국 인터넷 업계의 판세를 읽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지난해 대회 때는 텅쉰의 마화텅을 비롯해 징둥의 류창둥, 메이투안의 왕싱 등이 일제히 한자리에 모여서 밥을 먹었다. 둥근 테이블의 가장 상석에는 텅쉰의 마화텅이 앉았고, 좌우측에는 각각 징둥의 류창둥, 메이투안의 왕싱이 자리 잡았다.
   
   당시 자리에 중국 인터넷 업계의 최대 거물이자 중국 1위 부자인 알리바바의 마윈은 쏙 빠져 있었다. 이 장면 하나로 사람들은 텅쉰의 마화텅을 주축으로 한 반(反)마윈 연합군의 결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인터넷 업계는 알리바바의 마윈 대(對) 텅쉰의 마화텅을 필두로 한 반마윈 연합군 사이에 제3자 지불결제 시장과 각종 인수합병 건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11월은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달이다. 11월 7일 우전의 세계인터넷대회 개막에 앞서 지난 11월 1일부터는 중국의 거의 모든 인터넷 쇼핑몰들이 대대적인 가격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중국 연중 최대 쇼핑데이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를 앞두고 미리 견제구를 날리는 것이다.
   
   작대기 네 개가 각자 홀로 서 있는 형상인 11월 11일은 원래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독신자의 날을 뜻했다. 원래 난징과 베이징의 일부 대학 기숙사에서 독신자들끼리 스스로 위안하는 날로 시작됐다는 광군제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알리바바가 솔로들을 위해 쇼핑하는 날로 재정의하고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면서 미국 최대의 쇼핑축제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능가하는 날이 됐다.
   
   요즘 11월 11일은 ‘광군제’보다는 ‘쌍십일(雙十一)’이라고 불리며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참가하는 중국 최대의 쇼핑축제 시즌으로 바뀌었다. 자연히 파격적인 할인행사 기간도 11월 11일 하루에 그치던 것에서 최장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로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징둥, 쑤닝, 웨이핀후이 등 거의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쌍십일’ 간판을 내걸고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광군제 택배물량 8억개
   
   광군제 쇼핑행사를 처음 기획한 알리바바는 매년 신기록 작성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알리바바 계열의 B2C(기업 대 소비자) 쇼핑몰인 톈마오(티몰)는 거래금액 기준 1682억위안(약 27조원)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광군제 행사 첫해인 2009년 거래금액이 5200만위안(약 84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682억위안은 3000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지난해 징둥, 쑤닝 등 11월 11일 ‘쌍십일’을 전후한 할인행사에 참가한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작성한 거래금액까지 합치면 2359억위안에 달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10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알리바바 한 개 업체가 예상한 광군제 당일 거래금액만 2500억위안(약 40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택배물량 처리를 위해 50대의 화물기와 20만대의 간선 택배차량, 300만명에 달하는 배송원들에게도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지난해 광군제 기준 발생한 택배 물량만 약 8억개로, 알리바바는 당시 일주일에 걸쳐 전부 소화해냈다. 8억개의 택배 물량은 2006년 중국에서 한 해 동안 처리한 것과 맞먹는 막대한 물량이다.
   
   상하이에서 열려 주요 방송과 인터넷이 생중계하는 광군제 전야제도 볼거리다. 광군제 전야제는 유명 스타들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쇼핑 분위기를 띄우는 행사다. 알리바바 측은 2015년부터 이 행사를 열어왔다. 2015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선전(2016년), 상하이(2017년)로 돌아가면서 열었는데,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재차 상하이가 개최지로 결정되며 중국 최대 소비도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상하이는 지난해 개별 도시 기준 광군제 거래금액 1위를 기록했다. 상하이의 뒤를 베이징, 항저우, 광저우, 선전 등이 차례로 이었다.
   
   올해 광군제의 각종 신기록 경신 여부도 주목거리다. 지난해 광군제 때는 11월 11일 0시 행사 시작 11초 만에 거래금액 1억위안(약 162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8초 만에 10억위안, 3시간1초 만에 100억위안, 9시간4초 만에 1000억위안(약 16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지금까지 추세만 보면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얼마나 앞당기느냐도 주목거리다.
   
   11월 들어 연이어 열리는 세계인터넷대회와 광군제에서 보듯 요즘 중국 경제는 철저히 인터넷 기업들이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수출 제조기업들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지만, 이들 인터넷 기업은 마치 무풍지대에 있는 듯하다. 백화점과 쇼핑몰 손님이 줄어들었다지만, 13억 소비시장에서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은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더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상품을 더 빨리 받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시장은 덩치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점차 우리에게 버거운 상대가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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