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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2540호]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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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2인자가 사라졌네!

금융권 인사 키워드 ‘세대교체’와 ‘1인자 체제’

조현주  기자 

▲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photo KB금융지주 / 허인 KB국민은행장 photo 뉴시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photo 신한금융지주 /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photo 신한금융지주
최근 국내 5대 금융그룹(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 인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금융권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젊은 피를 대거 수혈했다는 점이다. 인적 쇄신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세대교체’로 풀이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좀 더 복잡한 셈법이 담겨 있다. 특히 국내 금융그룹 1, 2위를 다투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이번 인사로 내부 서열정리가 한층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연말 인사로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하면 1950년대생 임원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 앞으로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장 가운데 60대는 함영주(62) 하나은행장뿐이다. 임원들의 나이는 더 낮아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의 상무, 부행장보급 이상 143명의 임원(CEO 제외) 가운데 36명이 올해 신규 선임됐다. 전체 임원 4명 가운데 1명꼴로 젊은 피를 수혈한 셈이다.
   
   이로써 지주나 은행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55세가량으로 1963~1965년생이 주축이 됐다. 1970년생 임원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4일 NH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한 서윤성 전 준법감시인은 1970년생으로 현재 은행권 부행장 가운데 가장 젊다. 주요 금융그룹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던 것은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KB, ‘원펌(One firm)’ 전략 구축
   
   1인자와 2인자의 경계가 명확해졌다는 것 또한 이번 금융권 인사에서 두드러진 점이다. 우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부문장’직을 대거 확대하고 이 자리를 핵심 계열사 CEO들에게 고루 맡겼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27일 조직개편과 함께 경영진 인사를 통해 지주사 산하 사업부문장직을 4자리 늘렸다. 기존 부문장은 WM(자산관리), CIB(기업·투자은행), 자본시장 등 3명이었으나 이번에는 디지털혁신, 개인고객, SME(중소기업), 보험 부문장을 새롭게 만들었다.
   
   부문장엔 그룹 내 자산 1~4위 핵심 계열사 CEO들을 대거 선임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디지털혁신부문장을 맡게 됐고,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WM부문장에서 자본시장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보험부문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개인고객부문장에 각각 선임됐다. 다른 부문장은 은행 임원들이 맡게 됐다. 오보열 KB국민은행 부행장이 CIB부문, 김영길 전무가 WM부문, 신덕순 전무가 SME부문을 각각 담당하게 됐다.
   
   이번 조직개편이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은 그룹 내 서열 2위들의 경쟁구도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계열사 CEO들이 차기 회장에 오를 핵심 후보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역량 검증을 위한 완벽한 시험대가 마련된 것이나 다름없다. KB금융 이사회는 회장 내부 후보군 기준으로 그룹 2개 이상의 회사 및 업무 분야를 경험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경험 또는 3년 이상의 부행장급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정한 바 있다. 박정림 사장(지주·은행·증권), 양종희 사장(지주·은행·손보), 이동철 사장(지주·은행·생명·카드)은 계열사를 두루 경험한 반면 허인 행장은 그동안 은행에만 몸담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지주사를 비롯한 전 그룹의 협업을 총괄하게 되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서의 자격을 충족하게 됐다.
   
   후계자들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윤종규 회장 특유의 인사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처음 회장직에 오른 뒤부터 지금까지 주력 사업부문에서 지주와 계열사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원펌(One firm)’ 전략을 강조해왔다. 이번 조직개편 역시 원펌 전략의 일환이긴 하나, 계열사 대표들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지주 회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던 4명의 CEO 모두 비슷한 역할과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뚜렷한 2인자가 없다는 기조가 다시금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실 KB금융그룹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전설로 통한다.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에 올라서다. 그의 첫 취임과정이 순탄했던 것도 아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 및 KB국민은행장에 취임했다. 당시 KB금융은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은행장이 내분을 일으킨 이른바 ‘KB사태’의 여파로 어수선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KB사태’를 겪으면서 내홍이 있었고 상처는 아직 남아 있다”며 “1인자와 2인자의 권력다툼으로 조직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강력한 2인자를 키우기보다 차기 후보군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리더십을 강화하기에 더 좋을 수 있다”고 전했다.
   
   
   1인자 노리는 2인자 ‘不許’
   
   국내 금융권에서는 각 그룹 계열사 대표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향한 내부 권력다툼이 ‘리스크’로 작용하는 일이 많았다. 신한금융그룹 또한 지난 2010년 이백순 당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촉발된 이른바 ‘신한사태’로 인한 상흔이 짙었다. 최근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권 채용비리’로 인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며 고비를 겪고 있는 사이에 2인자였던 위성호 신한은행장과의 경쟁구도가 그려지면서 그룹 안팎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역시 연말 인사를 통해 지배력을 더욱 다지며 이 같은 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번 인사로 그동안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던 인사들이 대거 그룹을 떠나게 됐고, 2인자 자리를 놓고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새 신한은행장으로 확정했다. 행장 연임이 점쳐지던 위성호 신한은행장을 대신해 진 내정자가 새로운 수장으로 떠오른 것을 두고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진 내정자는 1981년 덕수상고를 졸업한 후 기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고 1986년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선린상고),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군산상고),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덕수상고)으로 연결되는 신한의 ‘고졸 신화’를 이어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진 내정자는 신한은행 근무 32년 가운데 14년을 일본에서 보낸 ‘일본통’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오사카지점장을 지내면서 2009년에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일본 금융당국으부터 인가를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SH캐피탈 사장을 역임하면서 국내 은행에서 흔하지 않았던 부실채권 판매시장에 뛰어들어 신규 수익채널을 구축하기도 했다. 진 내정자는 앞으로 신한은행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재일동포 주주들과 조용병 회장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새로운 2인자로 진옥동 내정자를 지목한 것을 두고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병(61) 회장은 2020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의 1년 후배인 위성호(60) 신한은행장과의 라이벌 구도가 짜였다. 하지만 진옥동(57) 내정자는 조 회장보다 4살이나 어리다. 또 그동안 지주 부사장을 맡아와 조 회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위성호 행장과 조용병 회장 간 경쟁구도가 팽팽했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이번 인사로 (신한금융 내) 강력한 2인자가 사라지면서 (조 회장의) 연임 행보에 큰 걸림돌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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