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인터뷰] 차상민 케이웨더 공기지능센터장
  • kakao 플러스친구facebooktwiteryoutube
  • 검색
  1. 사회/르포
[2548호] 2019.03.11
관련 연재물

[인터뷰]차상민 케이웨더 공기지능센터장

“한 곳 조사해 자치구 수치로 공공장소 환기설비도 방치”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국을 뒤덮었다. 3월 7일 기준 수도권에는 7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다. 서울은 모든 자치구에서 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을 연일 기록했다. 창문 밖 풍경은 뿌옇다 못해 ‘누런’ 지경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미세먼지 30% 감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느냐”는 날 선 목소리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차상민 케이웨더 공기지능센터장은 미세먼지 전문가다. 케이웨더는 전국에 2500개 넘는 미세먼지 관측기를 보유하고 전국 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지난 3월 6일 서울 구로동에 있는 케이웨더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 시간에 5분 정도 늦은 그는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너무 정신이 없다”며 기자를 맞았다.
   
   - 지금이 정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인가. “내가 1960년생인데, 경험에 비춰보면 역대 최악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과학적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980년대 데이터를 보면 그 당시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다만 당시는 ‘미세먼지’가 아니라 ‘매연’이나 ‘스모그’라고 불렸다. 그게 ‘미세먼지’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고, 얼마나 해로운지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아졌다. 2013년 유엔(UN)이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PM2.5라는 초미세먼지는 2015년부터 수치가 발표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그냥 ‘날씨가 흐린가 보다’ 하던 게 이제는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보는 것이다.”
   
   - 왜 이렇게 심해진 것인가. “아무리 공기가 나빠도 바람이 불어서 빠져나가면 괜찮다. 지금 더 큰 문제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세먼지 정체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중순경에도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라고 불렸던 날이 있었는데, 당시 미세먼지 농도가 ㎥당 129㎛였다. 그날 풍속이 100년간 측정 이래 가장 낮은 0.9m/s였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먼지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먼지들이 한반도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인 것이다.”
   
▲ 지난 3월 6일 오전 9시 한반도 초미세먼지 대기 현황. photo ‘어스널스쿨’ 화면 캡처

   - 풍속은 왜 느려진 것인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지구온난화가 주요 원인이다.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르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지방과 대륙 간 온도 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바람 강도가 약해졌다. ‘삼한사미(일주일 중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말이 유행이다. 그중 3일이 추운 이유는 고기압이 형성되어서 북서풍이 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기압이 약해지면 바람도 약해져 4일 동안 따듯해진다. 그래서 추울 때는 날이 맑고 더울 때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것이다. 바람이 안 부니까.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사미’가 아니라 미세먼지가 7일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북서풍이 약해진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북쪽이 추워야 하는데 춥지가 않으니.”
   
   - 당분간은 계속 이렇다고 봐야 하나. “3월은 심할 수밖에 없다. 겨울 동안 난방으로 인해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축적되어 있다가 3월이 되면 황사와 함께 공기를 뒤덮어버린다. 그나마 4월이 되면 괜찮을 거라고 본다. 날이 조금 따뜻해지면 아래쪽 공기에 쌓여 있던 것들이 위로 올라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약해진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미세먼지 주의보 횟수를 보면 12월부터 3월까지는 평균 50회가 넘는데, 4월이 되면 3~4회로 줄어든다. 또 봄이 가장 좋은 점은 봄비가 내려서 미세먼지를 씻어준다는 것이다.”
   
   차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휴대폰에 ‘문 대통령, 중국과 인공강우 공동 실시 추진’이라는 속보가 떴다. 이 내용을 차 센터장에게 전하자 “그것 참, 한마디로 헛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강우로는 국지적 해결만 가능할 뿐더러 습기가 없는 지역에서는 그것도 할 수가 없다. 인공강우는 하늘에서 그냥 물을 뿌리는 게 아니라 습기를 모아 구름을 만들어서 비가 내리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 강우량은 결국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일을 이렇게 바보처럼 해도 되나”라고 덧붙였다.
   
   - 대통령은 국민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그러는데, 그런 게 있긴 한 것인가. “정부 대책은 장기·중기·단기로 나눠서 세워야 한다. 요 며칠 심하다고 말도 안 되는 정책을 후다닥 내놓으면 그건 대책이 아니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근원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 장기대책은 석탄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걸 줄이려면 신재생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 현실에서 금방 확산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가 자리를 잡아가면 그때 원자력과 하나하나 전환하면 된다. 당장 신재생에너지 보급도 안 됐는데 탈원전부터 하면 결국 부족한 공급은 석탄을 때서 할 수밖에 없다. 그럼 또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가 만들어진다. 탈원전 같은 정책은 미세먼지의 근본적 대책을 스스로 금기시해버리는 꼴이다.”
   
   - 중장기 대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뭔가. “중기 대책은 사람에게 가는 피해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보면 많게는 90% 가까이를 실내에서 생활한다. 그렇다면 어린이집, 학교, 노인정 등 공공장소에 환기설비를 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100가구 이상 주택의 경우 환기설비를 의무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 이 환기설비만 잘 해놔도 방마다 공기청정기 트는 것만큼 효과가 있다.”
   
   - 단기대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나. “현재 나에게 미세먼지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어디에서 어떻게 활동하는 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정부에서 제공해야 한다. 지금 정부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수치는 실시간이 아니라 한 시간 전 데이터다. 공기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큰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 지금은 한 곳에서 측정된 데이터가 그 자치구 전체를 대표하고 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건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 2010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대외협력관으로 일한 걸로 알고 있다. 그 경험에 비춰볼 때 정부 정책들이 실효성이 있을 거라고 보나. “지금까지 말한 장기대책부터 단기대책까지 무엇부터 체계적으로 시작할지 정부에서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를 보면 국민들 눈치 보며 당장 보여줄 수 있는 걸 하려는 과욕이 있다. 엊그제 국무총리가 ‘통렬히 반성한다’는 말을 하던데, 그런 식으로 선언적인 문구만 넘치고 구체적인 일을 하는 건 없다. 언제까지 미세먼지 발생량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약속해야 한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다. 미세먼지가 급격히 심해지니까 ‘호떡집에 불난 듯’ 즉각적인 대응만 하고 있다. 이러다가 날씨가 조금 괜찮아지면 금방 잊는다. 미세먼지가 하나의 사소한 현상 같지만, 이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고 국민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여부가 그 국가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라는 걸 두고도 말이 많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분석도 있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항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만약 나라의 위치가 바뀌어서 중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였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이 정부도 외부에 적을 하나 만들고 싶을 텐데 그게 쉽지 않다. 쉽지 않은 이유는 첫째로 지금 미세먼지가 중국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 이게 우리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반도에 날아오는 미세먼지 중 몇 퍼센트 정도가 중국의 영향인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대책을 세우고 항의라도 해야 하는데, 그냥 짐작뿐이다. 그러다 보니 환경과학원에서 ‘중국 영향은 30%에서 70% 사이’ 같은 어이없는 말이 나오는 거다. 또 하나는 중국 탓하기 이전에 먼저 우리나라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대로 한 게 있나. 중국에 뭘 어떻게 요구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도 잘 모른다. 그냥 중국 욕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 환경단체들이 유독 미세먼지 문제에는 조용한 것 같다. “환경단체는 기업이든 정부든 공격 대상이 딱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에 미세먼지는 공격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웃음) 또 하나는 미세먼지 문제를 너무 건드리면, 환경단체가 찬성했던 탈원전을 결과적으로는 포기해야 한다. ‘자승자박’인 셈이다. 대체로 환경단체들은 친북적 정서를 갖고 있다고 보는데, 사실 북한도 미세먼지 발생에 크게 한몫하고 있다. 주로 석탄을 쓰기 때문에 그렇다. 그나마 북한에서 본격적인 산업화가 아직 시작되지 않아서 덜하지만, 앞으로 북한 경제가 더 활발해진다면 결국 북한도 원전을 늘려야 한다.”
   
   차 센터장은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1993년부터 2000년까지 7년간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당시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상대하며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차 센터장은 “대학교수 친구가 학생들에게 ‘통일시켜주는 대통령과 미세먼지 없애는 대통령 중 누굴 뽑겠느냐’ 물었더니 전원이 후자를 택했다고 하더라. 정치는 거대담론에서 벗어나 사람들 생활을 실질적으로 바꿔줄 수 있어야 하는데, 미세먼지만 해도 국가 정책의 허술한 점이 여실히 드러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지호의 정안세론
  • 강인선의 트럼프 연구
  • 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
  • 박승준의 차이나 인사이드
  • 이덕환의 세상 읽기
  • 김형자의 과학 이야기
  • 권석하의 런던 통신
  • 박흥진의 헐리우드 통신
  • 박종선의 지금 이 책
  • 민학수의 all that golf
기업소식
책 주책이야
네이버 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