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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65호]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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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아베, 내달 ‘F-35B 탑재 항모보유국’ 선언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취재기획위원·군사전문기자 gomsi@chosun.com

▲ 일본이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로 결정한 헬기탑재 호위함 가가의 모습. photo 일본 해상자위대
일본의 이즈모급 항모 1번함인 이즈모가 최근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미군과 연합훈련을 벌이는 등 미·일 양국이 중국의 군사굴기에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5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해상자위대 호위함 가가(加賀)에 승선해 중국을 의식한 메시지를 날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요코스카 기지의 미국과 일본 동맹군은 양국의 위대한 협력관계의 오랜 힘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고 했고, 아베 총리는 “가가호가 향후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가호에서 “일본이 F-35 전투기를 100대 이상 구매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구매로 일본은 동맹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F-35 함대를 보유할 것”이라고도 했다.
   
   
   ‘항모 결전’ 벌인 두 나라가 손잡은 이유
   
   미국 대통령이 일본 해상자위대 경(經)항공모함인 ‘가가’에 승선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과 일본은 세계 전사(戰史)상 유일하게 ‘항모 결전’을 벌인 나라들이다. 일본은 1941년 12월 항모로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했다. 당시 동원된 항모 이름도 가가였다. 하지만 1942년 6월 5일 사흘간 펼쳐진 미드웨이해전에서 나구모 기동함대 소속의 가가는 미 해군 급강하 폭격기들의 공격을 받고 아카기(赤城), 소류(蒼龍), 히류(飛龍) 등 다른 항모들과 함께 수장당하고 만다.
   
   이런 치욕의 과거가 언제 있었냐는 듯 요즘 군사대국을 향한 일본의 ‘욱일승천’ 기세는 주변국들을 긴장시킬 만하다. 일본은 2019년 글로벌파이어파워(세계화력지수)에서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 전문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군사력은 세계 6위로, 지난해 8위에서 두 계단 뛰어올랐다. 한국은 7위 자리를 고수했고, 6위였던 영국이 8위로 밀려났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6%를 군사비에 쓰는 반면, 일본은 1% 미만임에도 총액은 한국보다 많다. 그런데도 일본은 ‘1% 룰’조차 깨고 현재 55조원인 연간 군사비를 2023년까지 7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일본이 70여년 만에 다시 항모전력을 보유할 전망이다. 일본 방위성은 오는 8월 F-35B 42대 도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이는 아베 내각이 사실상 F-35B를 탑재한 항모보유국 선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베 내각은 지난해 12월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발표한 ‘2019년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서 수직이착륙기(STOVL) 도입을 결정했고, 그날 NSC는 F-35A 도입 숫자를 당초 42대에서 147대로 변경했다. 147대 가운데 42대를 단거리이착륙 기능을 가진 전투기로 도입한다는 방침이었는데, 수직이착륙기의 선택지로는 사실상 F-35B밖에 없었다.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F-35B는 호위함으로 불리지만 사실상 경항공모함인 이즈모급함에 실리게 된다. 이즈모급 2번함인 가가함은 길이 248m, 너비 38m, 만재배수량 2만7000t으로 일본이 보유한 헬기탑재 호위함(헬기항모) 4척 중 하나다. 헬기 14대를 실을 수 있다. 아베 내각은 지난해 가가함 등 이즈모급함을 F-35B급 수직이착륙기를 운영할 수 있는 경항모로 개조하기로 결정하면서 비행갑판에 스키점프대까지 설치했다.
   
   이미 일본은 1998년 1만3000t급 헬기탑재 수송함 ‘오스미’를 건조한 바 있다. 이어 2008년 SH-60J/K 대함헬기를 실을 수 있는 휴가급(16DDH) 헬기탑재 호위함(만재배수량 1만3500t, 길이 197m, 너비 38m) 휴가와 이세 등 2척을 건조했고, 2013년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즈모급(22DDH) 경항모를 건조했다.
   
   
▲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photo 조선일보

   70년 만에 다시 항모전력 보유하는 일본
   
   2007년 7월 기자는 한국 기자로는 최초로 방위성의 초청을 받아 육해공 자위대 부대를 현장 취재할 기회를 가졌다. 당시 한국군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사이토 다카시(齊藤隆) 통합막료장(海將·방위대 14기)을 방위성 집무실에서 만나 “최근 자위대가 건조 중인 오스미형 수송함 2척은 공기부양정(LCAC)과 헬기 2~6대를 탑재할 수 있어 주변국은 사실상 항공모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물은 적이 있다. 당시 사이토 통합막료장은 “오스미는 인도네시아 쓰나미 재해 등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대형화한 헬기 탑재 수송함일 뿐”이라며 “한국도 독도함을 건조해 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답했었다. 당시 사이토 막료장은 한국의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해상자위대는 오일루트를 지키기 위해 연안방어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대를 줄이고 자위함대로 통합하려 한다”며 “1함대(동해), 2함대(평택), 3함대(목포) 등 3개의 함대로 구성된 한국 해군도 하나로 묶어 제주도를 중심기지로 통합하는 것이 커다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20년 전 오스미급 헬기탑재 수송함을 두고 ‘항공모함’ 운운했던 주변국들은 이제 동북아 지역에서 사실상 4척의 경항모를 보유한 일본과 맞닥뜨리게 됐다.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이 해군력을 모은다면 중국은 당해낼 수 있을까. 지난 4월 23일 중국 해군 창군 70주년을 기념하는 칭다오(靑島) 국제관함식에서 봤듯이 중국 해군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 미·일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을 드러냈다.
   
   항모전력으로만 본다면, 중국 첫 항모인 랴오닝함은 2011년 등장했다. 러시아에서 도입한 랴오닝함은 길이 304m에 만재배수량은 5만9439t이다. J-15전투기 등 30여대의 각종 함재기를 탑재한다. 중국은 첫 국산 항모인 001A형 산둥함을 올해 안에 실전배치하려 하고 있다. 2017년 4월 진수된 산둥함은 길이 312m, 폭 75m에 만재배수량은 7만t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오는 2028년까지 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6척 이상의 항모를 보유할 계획이다.
   
   
▲ 지난 6월 5일 해군 대형상륙함 2번함인 마라도함(1만4500t급)이 해군작전사령부를 지나 부산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시운전 과정을 거쳐 2020년 말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photo 조선일보

   F35-B로 일본 열도 도배하려는 미국
   
   2018년 기준, 중국 해군은 총 702척의 함정을 보유, 수적인 면에서는 한국(160척), 일본(131척), 러시아(302척)는 물론 미국(518척)보다 앞선다. 중국은 함정 총톤수(122만5812t)에서도 일본(46만2007t), 한국(19만2000t)은 물론 러시아(104만3104t)를 능가한다. 함정 총톤수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은 한국 해군의 6배, 일본은 한국 해군의 2배가 넘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345만1964t) 함정 총톤수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항공모함 등 대형 함정 숫자에서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전력 강화 계획을 보면 양국이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일본 열도에 ‘도배’하다시피 배치해 대(對)중국 항모전력을 상쇄하기 위한 ‘연합전력’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2020년 10월부터 일본 이와쿠니(岩國) 해병대 항공기지에 있는 기존 1개 대대의 F/A-18D 구형 전투기를 F-35B 해병대용 수직이착륙 전투기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미 해병대의 ‘2019년도 해병대 항공계획(Marine Corps Aviation Plan 2019)’에 따르면, 현재 이와쿠니 기지에서 운용 중인 F/A-18D 수퍼호넷을 2021년 9월까지 F-35B 전투기로 교체하면, 이와쿠니 기지에는 현재 운용 중인 1개 대대분의 F-35B와 함께 32대의 F-35B가 배치된다. 미 해병대는 종래의 F/A-18 전투기와 AV-8B 해리어 경공격기도 전부 F-35B와 F-35C로 교체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해군과 공군이 센카쿠열도에 접근하는 해상자위대 함대를 공격하기 위해 정찰기나 조기경보통제기를 투입할 때, 이즈모함에서 F-35B가 출격하면 중국 정찰기는 퇴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외교적·군사적 고립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은 이런 흐름 속에서 어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주한미군사령부의 고위 관계자 K씨는 “미국의 동북아 해양전략은 주일미군과 해상자위대를 앞세워 센카쿠 영토분쟁을 비롯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이르는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려 하는 것”이라며 “한국에는 주일미군과 해상자위대의 ‘백업세력’으로 한반도 해역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막는 역할을 부여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우리 해군도 지난해 10월 11일 거행된 2018 국제관함식에서 해군 창설 100주년을 기념해 ‘해군비전 2045’를 발표한 바 있다. ‘스마트 해군’을 목표로 한 ‘그랜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한반도 연안에서 적을 신속히 무력화하고, 독도·이어도 근해에서는 제한적 우세를 달성하고, 원해 작전능력을 보유하는 것 등이 목표로 담겨 있다. 미국의 해양전략가 알프레드 마한(1840~1914)이 수립한 ‘해양권력론(Sea Power)’의 한국식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14일 막을 내린 관함식 행사기간 직후 열린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현재의 전투지휘체계를 앞으로는 1·2·3함대사령부가 속하는 1작전사령부, 기동함대사령부·항공사령부·잠수함사령부로 구성되는 2작전사령부로 나누기로 했다”며 “1작전사령부는 기존 북한 위협에, 2작전사령부는 미래의 잠재적·비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목적을 가지고 확대 개편할 예정”이라고 했다.
   
   ‘해군비전 2045’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 해군 역시 F-35B급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는 다목적·다임무 차기 상륙함 등을 확보한다는 문구다. 해군은 2005년 7월 1만4500t급 수송함 독도함(LPH-6111)을 배치한 데 이어 독도급 2번함인 1만4500t급 마라도함(LPH-6112)을 2018년 5월 진수했다. 마라도함은 독도함과 같은 배수량 1만4000t급으로 길이 199m, 폭 31m, 최대속력은 23노트다. 상륙전 병력 1000여명과 장갑차, 차량 등을 수송할 수 있고, 헬기와 공기부양정 2대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독도급 3번함인 백령도함(가칭)은 원래 노무현 정부 때 건조 계획이 잡혔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는 주변국과의 해양 분쟁에서 미군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싸울 수 있는 해군을 건설하려 했다”며 “이에 따라 독도급 3척 건조를 결정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상대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면서 독도급 3번함 건조 계획을 취소시켰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3번함 건조사업이 기사회생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독도급 대형수송함 건조에 강한 뜻을 내비침에 따라 3번함 건조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현 정부에서 3번함 건조사업에 대한 검토는 지난해 3월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대형수송함의 함명을 동해(독도)·남해(마라도)·서해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이름으로 붙이기로 했기 때문에 3번함 이름은 백령도함이 유력하다. 이 3번함 사업은 방위사업청 ‘선행연구’를 거쳐 한진중공업에서 ‘개념연구’ 단계에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28일 아베 신조 총리와 함께 일본 해상자위대의 헬기탑재 호위함 가가에 승선해 일본 자위대원과 미 해군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photo 일본 마이니치신문

   한국도 2025년 경항모 보유국 목표
   
   대형수송함은 해병대 상륙작전뿐만 아니라 재해·재난 구조작전 지휘, 재외국민 철수, 국제 평화유지활동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일본의 예에서 보듯 해외에선 경항공모함으로 분류되는데 2000년대 들어 세계 각국에서 인기리에 건조되고 있다. 다목적 헬리콥터와 상륙전력을 탑재하는 강습상륙함 용도도 겸한 다목적함이다.
   
   만약 우리가 F35-B를 도입한다면 독도급 3번함인 백령도함에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수송함’으로 불리는 기존의 독도 1·2번함에 비해 공식 명칭이 ‘다목적 수송함’인 백령도함은 당초 2만t에서 3만t 수준으로 몸집이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독도급은 F-35B와 같은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3번함은 1·2번함과 달리 F-35B 운용 능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전투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활주로 갑판을 기존 독도함보다 더 두껍고 강도가 높은 철판으로 보강하고, 전투기를 따로 넣을 수 있는 이중구조 갑판을 채택할 수 있다”고 했다. 독도함 1·2번함은 전차나 장갑차와 전투기를 한 층에 동시에 넣도록 돼 있어 전투기를 보관할 격납공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전차 격납공간 위에 갑판을 한 층 더 올려 전투기 격납고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격납공간이 확보되면 3번함에는 F-35B 12대를 탑재할 수 있다. 최근 해병대 창설 7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한 미 해병대 고위인사도 독도급 3번함을 건조해 수직이착륙기를 운용하는 방안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스 편집장은 “항모에서 함재기를 유지·운영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친 운용 노하우를 습득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항모에서 수없이 함재기를 띄워가며 전쟁을 치렀던 일본과 우리의 처지는 엄연히 다르다. 마린온이나 오스프리 등 회전익 항공기(헬기)의 운용 노하우부터 착실하게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라도 상륙함에는 해병대원들을 태울 수리온 상륙기동헬기가 탑재된다.
   
   미국 역시 한국에 F-35B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대가 도입될 F-35A 전투기에 더해 F-35B 전투기의 추가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차기전투기(FX) 4차 사업에 해당하는 F-35A 20대 이외에 F-35B 20대도 추가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 역시 20대 안팎에서 차기전투기를 추가 구매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독도급 3번함 건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도 F-35B 20대 도입을 위해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관련 부처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2023년 무렵 이즈모급 경항모에 F-35B를 탑재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해군도 2023년 무렵 F-35B를 추가로 발주해 2025년 F-35B를 실은 경항모 보유국 대열에 들어서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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