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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 뉴스] 사드보다 심각한 중거리 미사일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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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72호]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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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사드보다 심각한 중거리 미사일 각축전

▲ 지난 8월 18일 캘리포니아주 샌니콜러스섬에서 시험발사된 미국의 중거리 순항 미사일. 미 국방부는 “미사일은 지상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됐으며 500㎞ 이상을 날아 정확히 목표물을 맞혔다”고 밝혔다. photo 뉴시스
미국이 과거 소련과 맺었던 중거리핵전력(INF)조약 폐기를 선언하면서 동유럽과 태평양 지역에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하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동아시아와 태평양에서는 한국·호주·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후보국으로 떠오르면서 찬반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월 2일 INF조약 탈퇴를 결정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조약을 체결한 지 31년 만의 일이다. 이 조약에서는 사정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 크루즈 미사일과 탄두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금지하였다. 이러한 미사일들에는 핵탄두가 탑재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INF조약하에서도 미군은 공중발사 및 해상발사 미사일은 운용해왔다.
   
   미국이 이번에 INF조약 폐기를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러시아나 중국이 이미 지상발사 중거리 미사일을 적극 생산하여 실전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트럭에서 발사되는 이동식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단을 13개나 운용하고 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스커드 미사일의 후속모델로 성능을 크게 개량한 것들이다.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단 중 일부는 ‘중거리’ 이상의 사거리를 갖는 9M729 순항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INF조약 폐기한 이유
   
   INF조약에 가입한 적이 없는 중국 역시 현재 1400여기의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해 놓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배치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특히 러시아의 SSN22를 기본 모델로 제작한 대함미사일들을 태평양에서 작전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을 겨냥하여 배치해왔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자체 기술로도 고도정밀 지상발사 대함 순항미사일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또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극초음속 무기는 마하 5~10의 빠른 속도로 기존 탄도미사일과는 다른 궤적으로 날아간다. 때문에 현재의 미사일방어체계(MD)로는 요격이 어렵다. 실제 2014년 이후 중국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DF-ZF는 비행 마지막 순간에 마하 10의 속도로 날아가 미사일방어체제를 회피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 중국은 이 미사일이 바다에서 운항 중인 함정을 타격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고 주장한다. 태평양에서 활동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INF조약을 폐기하고 중거리 미사일 개발과 배치를 서두르는 두 번째 이유는 미군이 새로운 전략 환경에 처하게 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1991년 걸프전쟁 이후 수십 년 동안 미군은 테러와의 전쟁에 주력하면서 정밀유도 무기로 무장한 항공전력의 전술폭격에 크게 의존해왔다. 1991년 걸프전쟁은 가장 대표적 사례이다. 먼저 스텔스 전폭기와 해군이 발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로 이라크의 지휘소와 방공시설을 타격하여 무력화시키고 지상군 병력이 진입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전술은 2000년대 아프가니스탄전쟁 및 이라크전쟁에서도 그대로 반복되었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은 방공시설이나 레이더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 공군의 이런 전술폭격에 무방비 상태였다. “2차대전 군대를 상대로 3차대전 방식의 전쟁을 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일방적인 승리가 보장됐다. 공군이 전쟁의 주인공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육군의 중포병 시스템과 지상발사 미사일의 중요성은 외면당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군의 상대가 중국과 러시아로 바뀌면서 기존 전략에도 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른바 러시아 및 중국과의 ‘거대한 세력충돌(great power conflict)’에 대비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미군 전략가들의 생각이 급변한 것이다.
   
   
▲ 지난 3월 4일 독일 뒤셀도르프의 한 카니발 행사장에서 시민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거리핵전력(INF)조약을 파기하는 장면을 풍자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공군만으로 중·러 뚫을 수 없다
   
   우선 러시아와 중국의 방공체제는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이라크의 후세인 군대나 IS 같은 테러집단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군의 항공전력이 지상에서 접전 중인 미군과 동맹국 육군을 손쉽게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갈수록 공격적이고 강력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장악했고, 중국은 남중국해의 지배권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군사력 현대화에 매진 중이기도 하다. 미국의 전략가들이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미군의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이란은 자국 이익권에의 접근을 거부하는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Area Denial·A2/AD)’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장거리 미사일과 탐지능력 고도화가 필수적이고 잠수함, 폭격기, 기뢰 등 각종 무기체계가 뒷받침되고 있다. 수백 마일 내에 배치된 미국 해군과 공군의 무기체계를 탐지하고 파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미군은 미국의 동맹국들인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 폴란드, 대만 등이 이미 A2/AD 위험지역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령 리투아니아·폴란드에 압도적인 러시아 지상군이 침공하면 걸프전쟁 때처럼 미군의 스텔스 전투기나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격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러시아의 방공능력이 향상되어 스텔스 전폭기의 접근이 어렵고 이스칸데르 중거리 미사일로 인근에 배치될 전함이나 공군기지 등을 공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할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향상된 방공체제를 뚫고 미군 전폭기들이 중국 지상군에 선제타격을 입히기 어려워졌다. 중국군의 지상발사 미사일 때문에 미 태평양함대가 대만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이와 관련 2016년 미 육군 전략가인 맥매스터 장군은 “우리가 어떤 분야들에서는 (러시아나 중국에)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모든 부문에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1991년 이후 없었던 일”이라면서 “이는 육군이 이전처럼 타군에 의존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 육군이 공군이 들어올 문을 열어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 육군과 해병대는 어려운 목표물의 타격, 감청, 폭발물 신호탐지, 사상자 후송 등을 대부분 공군에 의존하였다. 공군의 제공권 완전 장악이 전제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A2/AD로 말미암아 미군의 항공전력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분쟁 시 전역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개전 초기에는 지상군이 이전까지 미 공군이 하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결론이 자연스레 도출될 수밖에 없다. A2/AD 지역에서는 개전 초기 지상군이 공군과 해군의 작전을 지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맥매스터 장군은 “A2/AD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육군이 근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지상에서 점차 멀리 화력을 투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A2/AD 전략은 미군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미 육군이 개전 이전에 우방국에 배치되어 먼 곳에서의 화력 투사 등 신속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면 막강한 공군력이 들어갈 문을 열어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미 육군의 이런 전략 변화는 무기 배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주력해온 패트리엇과 사드는 적의 미사일과 공군이 접근하는 것을 막아내는 방어무기체계인데 A2/AD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여기에 육군의 다양한 미사일 전력을 추가해야 한다. 우선 개량형전술미사일(ATACMS)과 장차 도입될 장거리 정밀타격 미사일로 지상에 있는 적의 미사일발사대, 레이더시설, 지휘소 등을 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바다에 있는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대함 능력도 추가해야 한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중국 해군을 겨냥한 것이다. 그리고 적의 A2/AD를 파괴할 수 있는 사이버 전자전 능력까지 갖춘다는 것이 미 육군의 계획이다. 맥매스터 장군은 “미래의 포병은 지대지, 지대공, 그리고 지대함 능력을 갖도록 통합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 육군이 한국 등 동맹국에 지상발사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게 된 것도 이런 전략 변화의 일환이다. 중거리 미사일 배치 목적은 멀리 있는 적의 목표물과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할 수 있도록 지상군에 능력을 부여하여 항공전력의 지원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거리정밀타격화력(Long Range Precision Fire)’의 확보는 미 육군이 2024년까지 330억달러를 들여 야심 차게 추진 중인 ‘6대 현대화 계획’ 중에서도 제1 과제이다. 이를 통해 수십~수백㎞ 떨어진 목표물들에 대한 지상발사 정밀타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 중국의 신형 둥펑-26 미사일. 미 항공모함을 겨냥해 실전배치되고 있다. photo 뉴시스

   개발 중인 중거리 정밀타격 미사일이 핵심
   
   이를 위해 미 육군은 먼저 1960년대 개발한 M109 자주포 팔라딘의 사정거리를 70㎞까지 늘렸을 뿐 아니라 탄두에 추진기를 다는 방식으로 사정거리를 130㎞까지 추가로 늘리고 있다. 트럭에 탑재하는 다연장로켓 M270과 M142 역시 사거리를 159㎞까지 늘리도록 개량할 예정이다. 현재 사거리 300㎞인 ATACMS 전역미사일도 사거리 500㎞로 늘리고, 향후 바다 위에서 이동하는 함정까지 타격할 수 있는 정밀타격미사일(Precision Strike Missile·PrSM)로 점차 대체할 예정이다. INF조약 폐기 이후 미 육군은 사거리 2400㎞의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는데 탐지가 극히 어려운 대함미사일이다.
   
   현재 미 육군이 개량하거나 개발 중인 장거리 정밀타격 전력의 핵심이 바로 동맹국들에 배치하려는 중거리 정밀타격 미사일이다. 이는 적군의 공군기지나 항만시설, 연료저장고, 교량 및 레이더기지 등의 타격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18t짜리 M142 HIMARS와 27.5t짜리 M270A1 등 미 육군 트럭에 탑재된 다연장로켓 발사대에서 발사된다. 본래 다연장로켓포는 탄두 안에 각각 500개의 자탄(子彈)이 실린 227㎜ 로켓으로 방대한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M31 GPS유도로켓으로 인해 정밀타격 능력까지 확보하고 있다.
   
   현재 M142와 M270A1 다연장로켓 발사대에서는 MGM-140 개량형전술미사일(ATACMS)도 발사할 수 있다. 이는 300㎞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데 오차는 50m 이내이다. 미 육군은 1991년 걸프전쟁 이후 지금까지 500발의 ATACMS를 발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은 2003년 이라크 공격 기간 동안 사용되었다. 미 육군의 ATACMS는 한국에도 배치되어 있으며, 동해안에서 시험발사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미 육군은 INF조약 폐기 전만 해도 2016년까지 ATACMS를 조약에 위반되지 않는 최대사거리 500㎞ 이내의 정밀타격미사일(PrSM)로 대체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INF조약 폐기 이후에는 사정거리 500㎞가 넘는 PrSM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 육군은 PrSM의 사거리를 700㎞까지 늘리려 하는데 미국의 레이시온사와 록히드마틴사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육군은 앞으로 PrSM을 슬림하게 만들어 HIMARS에서는 두 발을, M270에서는 4발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러한 미사일들을 동시에 발사하면 적의 방공레이더를 교란하여 요격당하지 않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미 육군은 또 GPS가 적에 의해 교란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이동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는 PrSM도 개발 중인데 잠재 목표물 가운데는 지상에서 이동 중인 전차나 트럭들은 물론 해상의 함정들도 포함된다. PrSM의 대함 능력이 태평양에서 중국과 충돌할 경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도 둥펑(DF)-21D 단거리 미사일과 DF-26B 중거리 탄두미사일로 각각 1500㎞와 3200㎞ 떨어져 운항하는 미군 함정들을 타격할 수 있다.
   
   미 육군이 추진 중인 PrSM 개발에는 이미 성과도 나왔다. 패트리엇 미사일로 유명한 레이시온사가 개발에 성공한 ‘딥스트라이크(DeepStrike)’가 대표적이다. 이 미사일은 해군의 SM3·SM6 대공미사일과 시스템을 공유하면서도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다. 한 발에 72만5000달러나 하는 ATACMS에 비해서도 저렴하다. ‘딥스트라이크’는 지난 5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록히드마틴사 역시 다연장로켓 발사대인 M270A1과 ATACMS 미사일을 이미 제작해왔기 때문에 PrSM 개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신형 PrSM에 장거리 대함미사일 기술도 통합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실전배치 계획
   
   미 육군은 PrSM의 기종 선정을 2021년에 완료하고 2023년까지 실전배치할 계획인데 배치 대상 지역으로는 동유럽에서 러시아와 접하고 있는 나토 회원국들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폴란드나 발트3국이 대표적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겨냥하여 남중국해와 접한 국가들이 대상이다. 호주, 필리핀, 베트남 등이 모두 미국과 우호적이고 중국과 분쟁을 빚고 있기 때문에 PrSM 배치 후보국이 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을 동시에 받고 있는 한국과 일본도 배치가 유력하다.
   
   중국은 한국에 새로운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중거리 미사일을 운용하는 레이더시설 등을 활용하면 중국의 방공체제가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현재처럼 핵 개발을 계속하면 수년 내에 1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전망이고 최근에는 사거리 250㎞, 400㎞, 600㎞의 신형 미사일 발사에도 성공했을 뿐 아니라 잠수함 발사 미사일까지 개발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북한의 전력이 급속히 커질 경우 한국에 배치된 기존 무기체계로는 북한을 억제하기 어려워져 결국 미 육군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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