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옛 피아노 거리) 초입에 있는 한 상가건물 1층에 커다란 ‘임대’ 표시가 붙어 있다. 과거 청바지로 이름을 날렸던 ‘뱅뱅’ 매장이 입점해 있어 ‘뱅뱅 빌딩’으로 불리던 건물이다. 종로는 조선왕조 500년을 포함해 약 600년간 한반도 상권의 중심이었다. 조선 8도에서 사람과 재물이 끊임없이 모여들어 ‘구름처럼 사람이 몰려든다’는 뜻에서 ‘운종가(雲從街)’란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운종가’란 이름은 이제 교과서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보신각(종각)이 서 있는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종로3가역에 이르는 약 800m 남짓 거리 곳곳에서는 ‘임대’ 표시를 한 상가 건물들을 수시로 마주칠 수 있다. 과거 약속장소로 이름을 날렸던 종각역 앞 ‘빠이롯트 빌딩’ 역시 수년째 공실로 나와 있다. 종각역 서쪽 광화문 일대가 대대적인 재개발을 통해 고급 오피스타운으로 변모한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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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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