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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77호]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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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경심 펀드’ 자금 종착지 ‘다인스’ 찾아가보니…

▲ 전북의 한 공단에 위치한 다인스 모습. photo 조동진 기자
조국(55)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Co-link PE·이하 코링크)가 조국사태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코링크로부터 시작된 거액의 자금이동과 관련해 눈에 띄는 기업 하나가 새롭게 등장했다. 코링크가 인수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해온 WFM에서 수십억원의 현금이 건너간 ‘다인스(DAINS)’라는 곳이다. 취재 결과 WFM에서 다인스로 건너간 돈은 확인된 것만 2018년 6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최소 54억원이다. 하지만 WFM과 다인스 간 거액의 돈이 건네진 거래가 정상적인 것으로 이해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코링크와 WFM이 벌인 사업과 관련해 다인스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8년 6월이다. 그해 6월 8일 WFM과 IFM은 ‘2차전지 음극재 사업의 효율적 수행과 원활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두 회사가 맺어온 기존 계약을 수정했다. 당시 둘 사이 계약 수정의 핵심은 ‘IFM을 대신해 2018년 6월부터 다인스라는 곳이 WFM에 2차전지 음극재 SiOx 제조장비를 납품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2017년 11월 WFM은 소규모 영어교육 사업을 하던 ‘에이원앤’이라는 기존 회사 이름을 WFM으로 바꾸면서 ‘2차전지 음극재 관련 사업을 하겠다’며 나섰다. 그러면서 IFM이라는 회사와 ‘2차전지 음극재 개발 및 양산 등을 위한 공동사업협정’을 맺었다. 당시 두 회사가 맺은 사업 규모는 계약금·중도금·잔금을 합쳐 110억9750만원에 이른다.
   
   WFM과 회사명이 영문 앞 글자 하나만 다른 IFM은 2017년 6월 만들어진 자본금 1억원짜리 회사다. WFM이 설립된 지 채 4개월밖에 안 된 신생기업과 ‘2차전지 음극재 개발·양산 사업을 함께하겠다’며 무려 111억원짜리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계약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 2018년 9월 30일까지 IFM이 2차전지 음극재 SiOx 제조장비를 WFM에 납품하고 설치해주면, 그 대가로 WFM이 IFM에 총 110억9750만원의 현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후 WFM과 IFM은 두 기업 간 공동사업 기간을 더 늘리고 대금지급 방식 등을 바꾸는 등 총 7번에 걸쳐 계약 내용을 수정했다.
   
   
   다인스와 IFM 주소지 동일
   
   실제로 WFM과 IFM, 두 회사 간에는 거액의 돈이 오갔다. 그런데 두 회사 간에 오간 돈의 흐름도 정상적이라고 하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일단 WFM은 IFM과 2차전지 음극재 개발·양산 사업 계약을 맺은 바로 당일 날, 20억원을 IFM에 준 것이 확인됐다. 그런데 12월 말 갑자기 ‘사업 대금 지급 방법을 바꿨다’며 이번에는 IFM이 한 달 반 전 받았던 20억원을 WFM에 그대로 돌려준다. 한 달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2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서로 주고받는 희한한 자금 거래가 벌어진 것이다.
   
   이후 WFM은 계약에 따라 ‘IFM으로부터 설비를 납품받았다’며 2018년 2월 4억원, 4월 19억원 등 두 번에 걸쳐 총 23억원을 IFM에 다시 건넸다.
   
   이렇게 WFM과 IFM이 벌이던 2차전지 음극재 사업에 ‘다인스’라는 이름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 2018년 6월이다. 취재 중 기자는 주목할 만한 사실을 확인했다. 만들어질 때부터 WFM과 한 몸처럼 움직여온 IFM의 주소지가 다인스와 동일했다. 2017년 7월 20일부터 2018년 7월 4일까지 약 1년간 IFM 지점 주소지가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산하기관 건물 5층이었다. 같은 기간 다인스 주소도 바로 이곳으로 동일했다.
   
   어쨌든 WFM의 거래처가 다인스로 바뀐 후 WFM에서 다인스로 수차례에 걸쳐 거액이 흘러들어갔다. 당장 다인스의 이름이 처음 등장했던 계약 수정 당일(2018년 6월 8일), WFM은 다인스에 ‘LINE 1호기 착수금’이란 명목으로 12억원을 준다. 그리고 20일 뒤인 2018년 6월 28일, 이번에는 ‘중도금’을 이유로 다시 24억원을 건넸고, 두 달 뒤인 8월 31일에는 ‘잔금’이라며 추가로 4억원을 재차 줬다. 다인스라는 이름이 계약에 처음 등장한 6월 8일부터 8월 31일까지 불과 두 달여 사이 WFM에서 다인스로 빠져나간 현금만 무려 40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WFM에서 다인스로의 자금이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8년 10월 1일에는 ‘LINE 2호기 착수금’이라며 다인스에 3억원을 줬고, 2019년 2월 22일에는 ‘2차 착수금’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한 번에 11억원을 다인스에 다시 건넸다.
   
   이렇게 2차전지 음극재 장비 납품 명목으로 2018년 6월 8일부터 2019년 2월 22일까지 불과 8개월 만에 WFM에서 다인스로 빠져나간 자금 규모가 무려 54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취재 결과 WFM은 다인스에 이보다 더 많은 돈을 주려고 했었다. 2019년 7월 31일 9억9000만원, 9월 30일 4억8000만원 등 두 번에 걸쳐 14억7000만원을 더 주려는 자금 집행 계획이 있었다. 만약 이 계획대로 됐다면 WFM은 다인스에 실제로 건넨 54억원보다 훨씬 많은 68억7000만원을 다인스에 주게 된다.
   
   하지만 WFM이 다인스에 추가로 지급하려던 14억7000만원은 실제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목할 점이 있다. 우연일 가능성이 더 크겠지만 14억7000만원이 다인스로 이동하지 않은 시기(2019년 7월 31일 이후)와 조국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2019년 7월 말 사직서 수리)에서 물러나며 이른바 조국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한 시기가 묘하게 겹친다는 것이다.
   
   WFM이 2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2017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1년3개월 동안 WFM에서 IFM과 다인스, 두 회사로 빠져나간 돈은 총 77억원이다. 이 시기 WFM의 경영 상황은 어땠을까. 먼저 IFM에 20억원을 줬다가 돌려받았던 2017년 WFM은 매출 약 128억원에 영업적자가 37억원에 육박했다. 이해 당기순적자 역시 무려 80억원에 이를 만큼 경영 상태가 엉망이었다.
   
   본격적으로 거액의 자금이 빠져나간 2018년 상황은 더 심각했다. 86억8000만원으로 매출이 폭락했고, 영업적자가 46억6700만원으로 급증했다. 당기순적자는 43억8000만원이나 됐다. 더 심각한 것은 부채비율이다. 2017년 28.6%이던 부채비율이 2018년 208.2%로 폭증했다. 기업의 자금동원력을 엿볼 수 있는 유보율은 2018년 18%밖에 안 됐다. 마지막으로 다인스로 11억원이 빠져나간 2019년 1분기에도 WFM의 매출은 18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영업적자는 23억원에 육박했고, 당기순적자는 32억원을 훨씬 넘는 상태였다. 부채비율도 246.2%로 늘어났고, 유보율은 -3%로 폭락했다.
   
   요컨대 경영실태와 재무상태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회사가 ‘문재인 정부 테마’로 떠오른 2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벌였고, 이후 불과 1년3개월 만에 무려 77억원의 현금이 다인스와 IFM이라는, 단 두 회사로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계약금이 중도금·잔금 합친 것보다 커
   
   기자는 편견을 차단하기 위해 ‘코링크·WFM·IFM·다인스’라는 회사명을 가린 채 한 회계사에게 이러한 자금흐름과 사업 내용들을 보여줬다.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이 회계사는 “이런 형태로 계약하는 사업은 처음 본다”며 “대금지급 방식 등 계약 내용이 1년 반 사이 6~7번 바뀌는 것을 ‘정상적’ 또는 ‘일반적’ 계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계약 당사자들 간 돈이 건네지는 방식도 정상적인 사업 파트너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자금거래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회계사는 2017년 11월과 12월 WFM과 IFM 간 20억원의 돈을 서로 주고 받았던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계약금이라고 20억원을 줬는데 단지 ‘대금 지급 방식을 바꿨다’는 이유로 한 달 반 뒤에 20억원을 고스란히 되돌려주는 기업 간 자금 거래는 어떻게 설명하기가 힘들다”며 “통상 대금 지급 방식이 바뀌어 계약이 수정되면 이미 지급이 완료된 돈이 아니라 앞으로 줘야 할 돈의 지급 일자나 규모를 조정하는 게 일반적인 자금거래 형태”라고 했다.
   
   계약 조건과 방식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통상 기업 간 거래에서는 초기 자금인 계약금보다 중도금과 잔금의 규모가 더 큰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WFM과 IFM, 다인스 사이에 벌어진 자금 거래는 독특하게도 계약금(착수금)의 규모가 중도금과 잔금을 합친 것보다 훨씬 크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형태”로 평가했다.
   
   경제 전문 한 변호사는 “IFM과 다인스가 1년3개월 안에 2차전지 음극재 생산 장비를 개발해 납품, 설치까지 마칠 수 있는 기술, 생산능력을 가진 곳인지부터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능력이 없는데도 110억원(최초 계약 기준)이 넘는 거액의 계약을 했고, 수십억원의 자금이 이들 회사로 실제로 빠져나갔다면 그건 분명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인스 “취재 응할 생각 없다” 취재 거부
   
   실제 IFM은 사실상 2차전지 음극재 SiOx 관련 제조장비 개발과 양산능력이 없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WFM의 2차전지 사업에 2018년 6월 갑자기 등장해 불과 8개월 만에 54억원을 가져간 다인스는 어떨까.
   
   기자는 전라북도 지역 공단들을 뒤져 다인스를 찾아냈다. 다인스가 위치한 전북 지역의 한 공단은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전체적으로 평탄했지만 주변에 잡초가 무성했다. 공장 부지로 조성되고 있는 듯한 구역들에서는 드문드문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인스가 위치한 구역 역시 앞뒤로 잡초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기자는 외관이 단층 가건물 형태로 만들어진 다인스를 직접 찾았다. 다인스 관계자들에게 “WFM 및 IFM과의 관계, 2차전지 음극재 SiOx 관련 제조장비 개발과 양산능력이 있는지, 또 WFM으로부터 받은 수십억원의 돈은 어떻게 사용했는지, 대표이사 박○○씨의 행방” 등을 물었다. 다인스 관계자들은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겠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사진촬영까지 완강히 막는 등 취재 자체를 거부했다. 수차례의 연락과 수소문 끝에 다인스 대표이사 박모씨와 전화 통화를 했다. 하지만 박씨 역시 “기자의 질문에 답할 생각이 없고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WFM과 다인스 측은 지난 9월 30일 갑자기 ‘WFM의 2차전지 음극재 생산 장비 납품 계약과 사업을 축소해 종료하겠다’면서 WFM이 다인스에 이미 지급한 돈 중 14억원은 ‘협의를 통해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과 회계 전문가들은 WFM이 내놓은 이 내용이 더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WFM은 ‘코링크 사건으로 경영활동에 각종 어려움 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2차전지 음극재 생산장비 납품 계약과 사업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대로라면 WFM과 다인스 간 계약 파기의 귀책 사유가 WFM에 있다. 이런 WFM이 2018년 10월과 올해 2월 ‘다인스에 준 14억원을 협의 등을 통해 되돌려 받겠다’고 한 것이다. 이 역시 기업 간 정상적인 사업 관계에서는 좀처럼 벌어지기 힘든 구조다. WFM과 다인스, IFM 사이에 있었던 사업 계약과 장비 납품, 자금 거래 등과 관련한 궁금증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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