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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90호]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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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의 현장일지]키워드로 보는 2020 주요 법률 이슈

정재욱  변호사ㆍ법무법인 주원 파트너변호사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소기업 주 52시간제 시행을 위한 보완 대책을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손자병법’ 모공 편에 나오는 말이다. 손자병법이라 하면 흔히 싸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병법서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손자병법’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상의 승리라 보고 있다.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여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남는 것이 폐허뿐이라면 의미가 없다. 불리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여 승리를 거두는 자가 명장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진정한 명장은 불리한 상황 자체에 놓이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변호사를 하다 보면 많은 개인, 기업 간 분쟁을 접하게 된다. 당장 소장을 작성하거나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의뢰인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무엇을 해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섣불리 금전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보다는 부동산·예금 가압류를 해두고 압박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개인이든 기업이든 많은 결심과 다짐, 목표를 세우겠지만 그전에 2020년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슈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그 이슈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 기업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다를 수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법률 이슈를 정리해봤다.
   
   
   1/ 300인 미만에도 시행되는 주 52시간제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용되던 주 52시간제가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시행된다. 근로자 50~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근로자 5~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주 52시간제는 특례업종 5개(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 보건업)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용된다. 따라서 사실상 거의 모든 중소·벤처기업들이 단계적으로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 다급히 1년간 계도기간을 두어 주 52시간제 시행을 사실상 연기하고, 필요한 경우 시행규칙을 개정해 특별연장근로를 확대 시행하겠다는 보완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계도기간을 부여한다고 하여 형사처벌이 유예되거나 면제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30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재량근로시간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의 제도를 살펴보고 해당 기업에 맞는 대안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개편과 관련하여서는 아직 국회에서 합의된 것이 없어 한계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최저시급은 8590원으로 2019년 대비 2.9% 인상되는 수준에 그쳤다. 2018년 16.4%, 2019년 10.5% 상승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아진 수치다. 한편 법령 개편으로 2019년부터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식대 등) 일부가 최저임금에 산입되고 있는데, 2020년에는 그 범위가 확대된다. 정기상여금의 경우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20%(35만9062원), 복리후생비의 경우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5%(8만9765원)를 초과하는 금액이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그 결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 가명정보 도입, 개인정보 활용 패러다임의 변동?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말한다. 각 개정안의 경우 현재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상태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된 가명정보의 개념을 도입하고, 가명정보에 대해서는 일정한 사유가 있을 경우 본인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혼란과 중복규제 해소 차원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을 모두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하여 통일적으로 규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신용정보와 관련해서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MyData), 개인신용정보의 전송요구권(단순히 열람을 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데이터 자체를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전송해달라고 할 수 있는 것) 등을 도입하여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 타다,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2019년 12월 5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토교통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 사업을 ‘허가제’로 하고, 이 사업을 하려는 자로 하여금 ‘기여금’을 납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때에는 관광 목적으로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제한된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될 경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들(대표적으로 ‘타다’)이 불법이 됨은 물론 ‘허가’ 및 ‘기여금’으로 인하여 승차공유 플랫폼 시장에 새로운 업체들이 진입하는 것도 사실상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4/ 암호화폐거래소 제도화의 시작?
   
   암호화폐거래소 신고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2019년 11월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다. 특금법 개정안에 의하면 ‘가상자산 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장에게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등을 신고하여야 한다. 만약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을 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규제의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 사업자에는 암호화폐,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암호화폐거래소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보관, 관리를 해주는 커스터디 업체 등도 모두 포함된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지 못한 경우, 실명확인계좌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신고를 거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제 법 시행 시기는 2021년 초·중순으로 예상되는데, 특별한 대책 없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 시행될 경우 실명계좌 발급을 받고 있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업을 그만두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5/ 공수처, 검찰개혁 신호탄인가 권력 면죄부인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2019년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오는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될 예정이다. 사실 공수처는 일반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아니다. 하지만 공수처 설치로 검찰의 기소독점주의가 깨지게 됐다는 것은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사법체계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으로 남게 됐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한뿐만 아니라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는 기소 권한까지 부여받게 되었다. 특히 검찰,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여야 한다. 이로 인하여 수사의 신속성·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고, 수사의 중립성 훼손 및 수사기밀 누설 등의 위험성이 높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통과된 공수처법에서는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하여 업무보고,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등 그 밖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제 운영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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