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임시병상. ⓒphoto 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임시병상. ⓒphoto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창궐로 ‘죽음의 도시’로 변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버려진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이 같은 의문은 지난 1월 26일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의 기자회견에서 촉발됐다. 당시 저우셴왕 우한시장은 “우한시의 상주인구는 1100만명에 달하고, 호적인구는 990만명에 달한다”며 “유동인구는 500만명인데, 춘절과 역병(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500만명이 도시를 떠났고 약 900만명이 아직 도시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생긴다. 1100만명의 상주인구를 가진 도시에서 500만명이 떠났는데, 어째서 900만명이 아직 도시에 그대로 남아 있을까. 중국에서 상주인구는 호적과 비(非)호적을 막론하고 도시에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인구를 뜻한다. 상주인구 1100만명에서 500만명이 떠나면 산술적으로 (900만명이 아닌) 600만명이 도시에 남아 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우한시의 최고행정책임자인 우한시장은 자신의 입으로 “상주인구가 1100만명인데, 500만명이 도시를 떠났고 아직 900만명이 도시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제2도시 부산(340만명) 정도에 해당하는 300만명이나 되는 인구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1월 23일 도시봉쇄와 함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우한의 정확한 피해를 산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지표다. 우한시장의 말을 역으로 계산했을 때,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宿主)’가 된 우한에 사는 사람이 1100만명이 아니고 실제로 1400만명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알려진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우한 외부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300만명의 차이는 ‘관리인구’라는 키워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관리인구’는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인구지표로 쓰이는 ‘상주인구’보다 취업상황, 사회보장, 교통이용, 휴대폰 숫자 등 보다 정확한 통계를 반영한 인구를 말한다. ‘실제관리인구’라고도 하는데, 우한시가 자체적으로 추정하는 ‘관리인구’가 1400만명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과거 우한의 한 매체는 “우한의 관리인구가 1400만명”이란 보도를 내보낸 적이 있다.

중국에서는 우한 등 인구 1000만명 이상의 ‘초(超)대도시’들은 막대한 인구를 관리하기 위해 상주인구와 함께 ‘관리인구’라는 개념을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관리인구는 상주인구보다 수백만 명가량 높게 나오는 경향을 보인다. 쓰촨성 청두(成都)의 상주인구는 1600만명이지만 관리인구는 2100만명, 광둥성 선전의 상주인구는 1300만명이지만 관리인구는 18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각각 500만명씩이나 더 많은 셈이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경우도 상주인구는 1000만명이지만 관리인구는 1300만명으로 300만명이 더 많다. 우한의 관리인구가 실제 1400만명이라면 상주인구(1100만명)보다 300만명 더 많은 셈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2월 6일 오전 8시 기준 후베이성의 사망자는 549명으로, 우한 사망자만 414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체 사망자는 564명(홍콩 1명 포함)이다. 도시인구에서도 300만명의 차이가 나는데, 실제 사망자 수에는 과연 차이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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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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