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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떼인 임금 받아주고, 취업면접 도와주고… 대림동 ‘해결사’ 된 젊은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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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27호]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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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떼인 임금 받아주고, 취업면접 도와주고… 대림동 ‘해결사’ 된 젊은 변호사들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이주민센터 ‘친구’의 이제호 변호사(왼쪽), 이진혜 변호사.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688만명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에는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이 동네 해결사로 등장한다. 서울 대림동을 주 무대로 촬영한 영화이지만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 ‘장첸’이 이끄는 범죄조직도, 우락부락한 강력반 형사들도 이 동네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대림동 이주노동자 사이에 숨어들어가 그들과 함께 숨 쉬며 각종 어려움을 돕는 ‘현실판’ 해결사들은 따로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대림역 앞에 위치한 이주민센터 ‘친구’의 상근변호사들이 바로 그렇다. ‘친구’는 이주민센터란 간판을 달고 있지만 사실은 일종의 법률사무소, 즉 변호사 사무실이다. 여기서 일하는 상근 변호사는 6년 차 이진혜(35) 변호사와 2년 차 이제호(33) 변호사다.
   
   
▲ 2018년 진행한 ‘한글여행’ 당시 한 이주아동이 금속활자 인쇄술을 체험하고 있다.

   서울대 수석 졸업에 삼성 출신
   
   처음 이곳을 들른 방문객 입장에선, 법률사무소 간판을 걸려다가 하는 일을 한정하는 것 같아 ‘이주민센터’란 이름을 내건 것인지 혹은 원래 법률상담보단 가욋일에 더 재주가 있어 법률사무소 간판을 애초부터 달지 않은 것인지 알기 어렵다. 분명한 건, 하는 일로만 따지면 변호사 업무 외의 것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이주민 한국어 교육, 한글여행, 바리스타 교육, 청소년 오케스트라 운영…. 변호사란 직업을 갖고 다른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으니 수입도 흔히들 생각하는 변호사의 연봉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치열해진 법률시장의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이를 회피할 만큼 실력이 없는 건 아니다. 서울대 졸업 후 성균관대 로스쿨 이수, 대학 졸업은 수석, 대기업 삼성에서의 근무 경력까지. 국내 주요 로펌에 지원해도 충분히 합격하고도 남을 30대 한 청년 변호사의 스펙이다.
   
   이 정도면 판검사 내지 대형 로펌에 지원서를 들이밀 법하지만, 이들은 수년 전부터 해외이주민이 많이 살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으로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진혜 변호사는 “변호사 시험을 마치고 나에게 필요했던 것,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걸 충족할 수 있는 게 ‘친구’에서의 변호사 활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제호 변호사는 “‘법률’이란 전문지식을 수단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었다. 2년 넘게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뒀고 망설임 없이 로스쿨로 향했다. 시험 합격 후 택한 곳은 이진혜 변호사가 있는 ‘친구’였다”라고 설명했다. 두 변호사는 로스쿨 동문이자 오랜 선후배 관계이다. 두 변호사는 여느 변호사 사무실에선 볼 수 없는 유쾌함과 케미로 이주민센터 ‘친구’의 공기를 채웠다.
   
   ‘친구’는 2011년 12월에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이주민들의 인권·법률문제 상담과 법적 구제절차를 지원하는 곳이다. 두 변호사가 ‘친구’에서 정식으로 일한 지는 2~4년에 불과하지만, 연을 맺은 건 로스쿨 재학 시절 때부터였다. 당시 이들은 ‘친구’가 설립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에서 진행하는 법률 상담 봉사에 참여, 공익변호사 활동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이후엔 여타 로펌에 지원서를 내지 않고 곧바로 ‘친구’에 입사했다. 현재 ‘친구’엔 대표직을 도맡고 있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윤영환 변호사와 센터장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조영관 변호사 등 일부 비상근 변호사도 활동하고 있지만, 주된 살림은 이진혜 변호사와 이제호 변호사가 도맡고 있다.
   
   두 변호사는 66㎡(20평) 남짓의 사무실 공간에서 상근 간사, 봉사자와 함께 매일 오전 10시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주민의 임금 체불, 비자·체류 연장, 산업재해 승인 등 노동문제를 상담·지원하고 있다. 아동학대, 혼인·이혼, 출생아동 등록 등 여러 가사문제도 이들의 주 법률지원 분야다. 이제호 변호사는 “수임료는 무료다. 일부 이주민분들은 계란, 건어물 등의 현물을 대신 건네기도 한다”며 “우리의 능력을 인정하는 평가까진 모르겠지만 ‘아 저기 가면 법률 상담을 해준다’ 정도의 입소문은 나고 있다. 사건을 대리했던 이주민분들이나 여타 이주민 지원단체 등을 통해 알음알음 알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업무를 보는 사무실 공간도 조금은 특별하다. 사무실 곳곳엔 ‘솔롱고스(몽골인이 한국을 일컫던 말) 서재’라는 푯말 아래 다문화 관련 서적이 가득 꽂혀 있고, 이주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다음과 같이 서툰 한글로 쓰인 감사 편지도 여럿 보인다.
   
   ‘바쁘신 중에 인터뷰 응해주시고, 좋은 책들도 일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엔젤라 맥클레인 드림’ ‘이 깜짝 선물로 우리는 선생님들의 모든 도움과 친절에 감사드리고 싶었어요. 메리크리스마스. 리나와 단비가’ ‘변호사님이 제일 따뜻하게 설명 잘해주셨어서 꼭 한번 와서 찾아뵙겠다 다짐했었습니다. 핑크색 꽃 칼란디바 꽃말: 설렘, 프리지어 꽃말: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이주민센터 ‘친구’를 찾는 이주민들의 고향은 중국, 네팔, 베트남, 태국 등 다양하다. 이들은 매번 다양한 고민을 안고 ‘친구’의 문을 두드리는데, ‘친구’가 2019년 한 해 동안 도맡은 법률 상담 만 519건이다. 개시 사건은 25건에 이른다. 대림동을 비롯한 여타 지역 이주민들의 법률문제 상당 부분을 도맡은 셈이다. 이들 변호사가 다수 이주민들의 고민을 책임질 수 있었던 것은 여느 변호사들처럼 단순히 법률지원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업 기획으로 이주민과 ‘진짜 친구’가 되려고 노력한 덕분이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전국 최초 다문화 청소년 관악단 ‘미라클 윈드오케스트라’ 운영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변호사는 영등포구청 협치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재정 지원을 받아, 이주 아동·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4월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 이제호 변호사는 “사무실 인근에 공간을 대여해 장기간 연습을 했고 작년 말 공연을 올렸다. 성취감에 아이들이 즐거워했지만 더 좋아했던 건 이주민 부모들이다. 실제 문화활동 자체를 즐길 기회가 많지 않았고 자신의 아이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해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들은 한때 사무실 내에 카페 공간을 만들어 카페 사업에 집중하기도 했다. 당시 진행했던 바리스타 교육엔 매년 수십여 명의 이주민이 참여했는데, 서울시는 2016년 이와 관련해 ‘친구’를 비영리민간단체 공익지원사업 최우수단체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진혜 변호사는 “당시 태국에서 온 한 이주민은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서울 신월동 부근에 카페를 열기도 했다. 거기서 또 교육이 이뤄지면서 이주민들과 교류의 장이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두 변호사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이주민 자녀 영어 스터디, 의료와 법률 용어 교육에 특화한 통번역 교육, 장학금 지원, 차별금지법 제정 연대, 예비법률가 양성 등 다양한 사업도 기획·진행하고 있다.
   
   특히 추석과 한글날을 앞두고는 연휴 전후로 이른바 ‘한글여행’을 기획하기도 했다. “버스를 대절해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과 여주 세종대왕릉에 다 같이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러 소풍을 가기도 했다. 명목상으론 읽고 쓰기 어려운 한글과 친해지는 기회를 만들자는 거였지만, 다 함께 가족사진을 남기며 한데 어우러지는 것에 더 의의가 있었다. 한번은 1박2일 일정으로 파주 출판단지 인근에서 묵으며 저녁 레크리에이션을 하고, 다음 날 둘레길 산책을 하고 돌아온 적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를 중단했다는 것이 이진혜 변호사의 설명이다.
   
   초창기 법률 사업에 국한됐던 이주민센터 ‘친구’의 사업이 이렇게 다각화된 데에는 이진혜·이제호 변호사가 정식 직원으로 참여하면서 급격히 속도가 붙은 측면도 있다. 이주민센터 ‘친구’는 ‘이주민들의 든든한 벗’이 되자는 취지로 지금의 이름이 생겼는데, 어떻게 보면 지금 이를 충실히 실현해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한다.
   
   
▲ 이주민센터 친구 사무실에서 법률·의료 분야 통번역 교육을 하고 있다.

   한 달 평균 30~50건 상담
   
   하지만 두 변호사가 대학 시절 때부터 이런 변호사의 삶을 꿈꿔왔던 건 아니다. 이진혜 변호사의 경우 변호사시험 합격 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내변호사로 활동했었고, 이제호 변호사는 애초부터 로스쿨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삼성SDS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2년 넘게 일했다. 하지만 공익에 대한 관심, 틀에 갇히지 않은 다양한 사업·활동에 대한 바람이 뒤늦게 이들을 지금의 ‘친구’로 이끌었다.
   
   이제호 변호사는 당시 퇴사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교육 쪽에 관심이 많아 주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곤 했는데 이걸론 안 되겠더라. 내가 하려는 일을 좀 더 자유롭게 장려하는 데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법률이 IT계의 프로그래밍 언어처럼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전문지식 같아 보였고 사회·경제·행정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것이라 판단했다. 그때 바로 퇴사를 결심했고 로스쿨로 진학했다.”
   
   이진혜 변호사는 “솔직히 말해 ‘친구’가 초창기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다 보니 선뜻 정식 변호사로 일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부모님도 돈 잘 벌고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기를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관심 가졌던 쪽이 여기였고, ‘친구’라면 이를 좀 더 잘 충족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여느 변호사랑 비교하면 끝이 없다. 비교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지금의 처우로 내 생활을 못 꾸릴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두 변호사가 상근 변호사로 자리 잡으면서 대림동 이주민들 사이에선 이주민센터 ‘친구’가 일종의 ‘해결사’로 통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계약, 회사 면접 지원 등 작은 사안부터 임금 체불, 가사문제까지 이들의 손을 거치면 해결되지 않는 게 없다. 한 달 평균 이메일과 전화, 방문으로 들어오는 상담은 30~50건에 이르는데, 9월 기준 진행 중인 소송은 16건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소송이나 민원은 일찌감치 끝마쳤다는 이야기다.
   
   두 변호사는 가장 최근에 해결한 사건으로,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한 이주민 유학생의 사례를 거론했다. 이 유학생의 경우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등록금을 지불했지만 체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학생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학교는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두 변호사는 민사소송으로 대응했고, 소장을 받아든 대학 측은 “곧바로 등록금을 반환해줄 테니 소를 취하해달라”라고 회신했다고 한다.
   
   이진혜 변호사는 “이렇게 쉽게 해결되는 사건도 있지만, 지지부진하게 길게 이어지는 것도 있다. 한번은 인근 공장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6개월에 걸쳐 노동청 진정과 민사소송 승소, 소액체당금 신청을 통해 임금을 받아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해당 이주민이 본국으로 돌아간 상황이었고, 그곳에서 뇌출혈로 사망한 뒤였다. 어쩔 수 없이 유족들에게 이를 계좌로 송금했고 유족들은 이를 기부한다고 했다. 무척 안타까웠던 사례다”라고 했다.
   
   현재 두 변호사는 한국 국적이 없는 아동의 출생등록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친부모가 1차 출생신고 의무자인데 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아이의 부모가 나타나지 않아 출생등록이 불가한 경우, 아이의 여권 만료로 귀화를 위한 외국인 등록이 어려워지는 경우 등이 발생하면 법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진혜 변호사는 “출생등록은 모든 권리 보장의 전제라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앞서의 경우엔 등록이 어려워진다고 봐야 한다. 이때 만약 아이의 부모가 사망하기라도 하면 본국 국적 취득과 소년법 적용에 제약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주의 허가 없이 사업장을 옮기지 못하면서 이른바 ‘현대판 노예’처럼 부림을 당하는 것도 큰 문제라는 것이 두 변호사의 설명이다.
   
   
▲ 지난해 10월 12일 열린 다문화 청소년 관악단 ‘미라클 윈드오케스트라’ 창단 공연 모습. photo 이주민센터 친구

   코로나19로 드러난 편견 사회
   
   이진혜 변호사와 이제호 변호사가 대림동에서 근무하며 느낀 이주민들의 어려움은 항상 그렇듯 사회적 편견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선 여전히 이주민을 ‘이등 시민’ ‘없는 사람’ ‘부차적인 존재’ 등으로 여기는데, 이것이 각종 정책 입안 등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우선순위가 밀리다 보니 이주민을 위한 의료, 교육 등 다수의 정책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서양처럼 인종차별적 표현은 많지 않은 대신 제도적으로 무시되고 보장받지 못하는 측면이 매우 크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만 210만명에 이르는데, 정부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두 변호사는 이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라고 본다. 정부와 지자체가 각종 코로나19 대책 입안 과정에서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은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올 초 코로나19가 한창 터졌을 때 이주민들은 약국에서 마스크 자체를 구매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적 마스크 이외에 풀렸던 비싼 가격의 마스크를 구매하거나 싸구려 마스크를 사서 쓰곤 했다. 아예 마스크 자체를 쓰지 못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외국인을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자 지난 4월 ‘친구’는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된 진정을 대리했고 이에 대한 시정 권고를 인권위로부터 받아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11일 “외국인 주민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평등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 주민이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개선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했다. 이에 서울시는 당시 권고안을 받아들여 합법적으로 소득활동을 하는 외국인 주민들을 지원금 지원대상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법률활동이 적지 않은 성과를 도출해낸 셈이다. 당시 이들 변호사는 ‘아름다운재단’ ‘바보의 나눔’ ‘사랑의열매’에서 모금한 기금과 자체적으로 모금한 후원금으로 이주민 가구 29곳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고도 한다.
   
   
▲ 이진혜 변호사(왼쪽)와 이제호 변호사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뒤 책상에선 자원봉사자 정재호씨가 일을 돕고 있다.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공익변호사가 많아지려면
   
   이 두 변호사의 앞으로의 목표는 이주민센터 ‘친구’만의 캐치프레이즈와 핵심사업을 좀 더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제호 변호사는 “사실 여러 사업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있지만 인력 문제 등으로 법률 상담 이외에는 지속성 있게 가져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친구’ 하면 ‘이것’이라는 걸 만들어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이진혜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혐오, 차별 이슈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앞으로 문화사업 등을 활용해 이 부분에 좀 더 집중하려 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이진혜 변호사와 이제호 변호사의 처우부터 확실하게 보장돼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사실 이제호 변호사가 ‘친구’에서 일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시행하는 ‘공익변호사 자립지원사업’ 덕분이다. 공감은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능력과 의지가 있는 변호사와 소속 단체에 2년간 인건비를 지급하는데, 그 기한이 앞으로 반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 이후 후원으로만 재정을 충당하는 ‘친구’가 이제호 변호사의 급여를 기존처럼 책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제호 변호사는 “이후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라는 것이 해당 사업의 취지이지만 사실 나를 포함한 변호사들이 공익사업 쪽에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그래도 이 사업으로 공익활동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일단은 ‘친구’에 남을 계획이며 커리어의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진혜 변호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서울지방변호사회 공익전업변호사 양성사업을 통해 2년간 급여를 지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혜 변호사는 웃으면서 “일단 개인적인 계획은 ‘건강하자’ 말고는 없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을 위한 법률지원이 곧 두 변호사를 포함한 공익변호사들의 활동 지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대림동 안에서부터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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