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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커스]  알짜배기 700억 부동산 펀드 매각 왜? 술렁이는 자유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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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28호]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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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알짜배기 700억 부동산 펀드 매각 왜? 술렁이는 자유총연맹

▲ 서울 중구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본부 photo 연합
한국자유총연맹(한자총)이 지난해 5월 7년째 보유하고 있던 7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 자산을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자산은 매해 50억원 안팎의 배당 수익을 내고 있어 한자총이 이를 매각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자총은 2012년 9월 재정 수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으로 ‘아주케이티엠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에 366억원을 투자했다. 서울 목동 KT 사옥의 지분을 매입하는 투자였다. 이 KT 사옥은 지하 3층에 지상 24층, 연면적 9만㎡(2만7288평) 규모로 1998년 지어졌다.
   
   당시 KT는 유동성 자산 확보 등을 이유로 ‘세일앤드리스백(보유하던 건물을 팔고 재임차)’ 방식으로 목동사옥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내놓은 빌딩은 지금은 정리된 아주그룹의 계열사 아주자산운용이 3.3㎡당 850만원, 총 1300억원가량에 매입했다. 아주자산운용은 이 중 732억원을 펀드 설정액으로 정했고, 한자총은 이 중 절반인 366억원을 투자했다. 매입대금은 대출을 받았고, 투자를 통해 얻는 배당금으로 대출이자를 갚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366억원을 투자한 부동산 펀드는 한자총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다름없는 존재였다. 주간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한자총은 출자배당금으로 7년간 총 29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었다. 2012년 4억1761만원을 시작으로 2016년 48억5936만원, 2017년 52억7746만원, 2018년에는 57억5994만원의 배당을 받았다. 2019년 한자총의 한 해 예산은 114억원이었다. 한 해 예산이 100억원 안팎인 한자총으로선 예산의 40% 가까운 수익이 발생하는 ‘알짜배기 자산’이었다.
   
   하지만 한자총은 현 박종환 총재 취임 직후 이 자산을 매각하는 방침을 세웠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인 2018년 4월 취임한 박종환 총재는 충북지방경찰청장, 경찰종합학교장 등을 역임한 경찰 출신이다. 경희대 법학과 72학번인 박 총재는 대학 동기인 문재인 대통령과 대학 시절 하숙집에서 함께 지낼 만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부동산 펀드에서 매년 50억 가까운 배당
   
   한자총은 2018년 7월부터 사무총장, 기획본부장 등 내부인사를 비롯해 변호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 외부인사가 포함된 KT 목동사옥 투자 관련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려 매각을 준비했다. 이런 논의 과정 끝에 한자총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공실 증가 △소방법 개정에 따른 건물 관리비용 지출 증가 등을 이유로 해당 자산을 매각했다. 주간조선이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자총은 이 자산을 미래에셋대우에 총 703억5000만원에 팔았다. 매각 사유로는 ‘수익 감소 우려 및 운용상의 리스크 판단’이라고 했다. 한자총 관계자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그때 파는 것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공실률이 늘어나 건물 가치 하락이 우려되었고, 시설물 관리 등에 추가로 돈이 들어갈 상황이어서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6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임원 초청 오찬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박종환 총재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대통령 친구가 총재로 온 후 활동 줄어”
   
   그러나 전·현직 한자총 직원들은 이러한 자산 매각과 관련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해 50억원 넘는 수익을 안겨주는 자산을 700억원에 팔았으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현 한자총 지도부가 별다른 계획 없이 무작정 매각부터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2012년 당시 이 자산 매입에 관여했던 전직 한자총 고위 관계자는 “한자총은 회원들의 회비와 주차장 임대료 외에는 특별한 수입원이 없어 두 달에 한 번씩 들어오던 배당금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700억원의 큰돈을 어디에 쓰려고 팔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한자총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친구가 보수단체 총재로 온 이후 단체 성격에 맞는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었을 뿐더러 알짜배기 자산까지 팔아 한자총을 공중분해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든다”고 했다. 한자총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 계획을 세우지도 않은 채 주요 세입원이 되는 자산을 매각한 건 조직의 미래를 없애는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자총은 700억원의 매각대금으로 매입 당시 대출금을 비롯해 대주주로 있는 한전산업개발 등의 운영에 든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자총에 따르면 이 차입금을 갚는 데만 630억원가량이 들었고, 남은 돈은 운영비 명목으로 사용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한자총 관계자는 “박종환 총재가 취임한 이후 ‘마이너스통장’ 경영을 하는 건 건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이를 갚는 방편 중 하나로 자산 매각도 고려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새로운 수익사업을 위한 계획을 현재로선 마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저것 (사업을) 알아보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착수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한자총이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자총은 KT목동 사옥 투자금 366억을 비롯해 한전산업개발 인수 자금 90억원, ‘기타 운영자금’ 178억원 등을 갚는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총 634억원의 대출금을 갚는데 사용한 것이다. 상환 후 잔액은 59억원으로, 이는 정기예금으로 예치했다고 한다.
   
   
   “빚 값는 데 썼다, 새 사업 알아보는 중”
   
   한자총의 2020년 사업계획 및 예산명목서에 따르면 한자총은 올해 임대수입으로 18억6000여만원, 주차수입(장충동 본부 주차장) 8억5000만원, 국고보조금 4억원 등을 받는다. 주요 세출 내역으로는 자유민주가치홍보활동 3억5000만원, 자유수호활동조직지원 등에 20억원을 지출한다. 올해 세입세출 명목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운영비 중 ‘이월금’ 명목의 돈이 지난해 15억원에서 62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KT 목동사옥 자산 매각대금 일부가 운영비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자총은 서울 장충동 본부를 비롯해 인천, 충남, 광주 등 총 8곳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한자총 본부 또는 지부·지회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다. 한자총 보유 자산의 가치는 2016년 1324억원에서 2018년 1203억원, 2019년 912억원, 2020년 895억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1954년 ‘한국반공연맹’으로 출범한 한국자유총연맹은 1989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자총은 전국 17개 지부와 3389개의 분회, 해외에 30개의 지부가 있고 총 회원수가 350만명에 달한다. 한자총은 단체 성격상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관변단체여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현 박종환 총재 역시 선임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전임 김경재 총재가 배임과 공금유용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와중 사퇴했고, 새 총재 임명 과정에서 이세창 당시 총재 권한대행이 “행안부가 문 대통령 친구를 신임 총재로 앉히려고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작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자총이 정부의 정치적 성향에 맞춰 활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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