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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29호]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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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대통령 절친’ 총재 취임 후 북 비판 성명 3건 뿐… 정체성 논란 자유총연맹

▲ 서울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본부. photo 연합
“반일불매운동에 앞장섰던 한국자유총연맹, 북한의 수많은 무력도발에도 입 다물고 있다가 국정감사 지적 후 성명 몇 개 끄적이는 한자총, 심지어 회사 바로 앞 국립극장에 북한 김여정과 김영남이 오는데 찍소리조차 내지 않은 비겁한 한자총, 정치중립을 포장 삼아 정권과 결탁만 해 있는 지금의 한자총은 그 존재이유조차 흔들리는 중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지난 7월 한국자유총연맹(이하 한자총)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퇴사를 결정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다. 한자총에서 3년간 일했다는 이 직원은 “부족함 없는 직장을 퇴사하겠다고 마음먹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며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한자총에 입사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현실은 너무도 어둡고 안타깝다”고 했다. 한자총이 기존의 정체성에서 벗어나는 것에 회의감을 느껴 퇴사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최대 보수단체인 한자총이 현 박종환 총재 부임 이후 △정체성 상실 △연차수당 과잉 지급 △국정감사 자료 허위 제출 등 여러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2018년 4월 취임한 박종환 총재는 충북지방경찰청장, 경찰종합학교장 등을 역임한 경찰 출신이다. 경희대 법학과 72학번인 박 총재는 대학 동기인 문재인 대통령과 대학 시절 하숙집에서 함께 지낼 만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1954년 ‘한국반공연맹’으로 출범한 한자총은 1989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자총은 전국 17개 지부와 3389개의 분회, 해외에 30개의 지부가 있고 총 회원수가 3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자총은 단체 성격상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고보조금을 받는 관변단체여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국감 도마 위에
   
   이번 국회 정기 국정감사에서도 한자총의 ‘정체성 상실’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1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종환 총재를 향해 “지금 한자총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침묵을 지킨 채 정권에만 발맞춘 행보로 그 설립이념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비판이 위원실에 쇄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 근거로 “이전 총재가 재임하던 2017년에는 32건의 성명서를 발표한 반면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현 한자총이 발표한 성명서는 단 3건뿐”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한자총은 북한의 막말과 도발 등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한 차례도 발표하지 않아 야당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때문인지 한자총은 2019년 11월 북한의 연이은 군사도발과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등에 대해서는 규탄 성명을 냈다. 김용판 의원은 “한자총 직원들 사이에서는 ‘총재가 정치적 중립을 핑계 삼아 정권이 싫어하는 일은 방관하는 조직으로 만들어놨다’ ‘총재가 대통령 친구인데 제대로 할 리가 있느냐’는 등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한자총 고위급 직원들에게 연차수당을 과하게 지급하고, 이에 대한 자료도 허위로 기재해 제출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컨대 한자총이 최대 주주로 있는 한국전력산업개발 사장으로 옮겨간 김모 전 사무총장은 2018년, 2019년 연차수당 2년치 606만원을 지난 3월 한 번에 수령해갔다. 한 국장급 직원 역시 같은 2년치 연차수당 1140만원을 수령해 ‘과잉지급’ 논란이 나왔다. 야당에서는 “일반 직원들에게는 연차를 소진하라고 지시하고, 간부들은 정반대로 연차수당을 많이 받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악덕기업들의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자총은 지난해 본래 연차수당으로 책정된 예산 3000만원을 훌쩍 넘은 총 6500만원을 지급했다.
   
   
▲ 박종환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지난 10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연차수당 과잉 지급 논란
   
   한자총은 국정감사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잘못 기재하거나 누락해 ‘허위 제출’이라는 질타도 받았다. 야당 의원실에서 처음 제출받은 자료의 수치에 문제가 있어 보여 재차 요구하니 한자총이 그때서야 맞는 자료를 보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컨대 한자총의 ‘2020년 변호사 법률자문비 및 소송비용’ 관련 자료의 경우 2차 자료에는 강제집행 관련 비용 2240만원이 적시되어 있지만 1차로 제출한 자료에는 없었다.
   
   한자총이 지난해 5월 7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 자산을 매각한 사실을 두고도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자총은 2012년 9월 재정수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으로 사모부동산펀드에 366억원을 투자했다. 이 자산은 매해 50억원 안팎의 배당수익을 내 마땅한 고정수입원이 없었던 한자총에는 수익 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박종환 총재는 2018년 4월 취임 직후부터 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 부동산 자산을 판 돈으로 한자총의 다른 차입금 등을 갚아 ‘마이너스통장’을 없애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자총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알짜배기 자산을 팔아치우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그 돈으로 향후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자총의 한 현직 직원은 “경영상의 권한은 총재와 이사회에 있지만, 그들의 임기는 한정적일 뿐”이라며 “20년 가까이 일한 조직이 생명력과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한자총은 대표적인 관변단체로 줄곧 ‘정권의 전리품’처럼 여겨졌다. 자체 선거를 통해 총재를 선출하지만 그 과정에 정권이 개입해 특정 인사를 밀어주는 관행이 공공연했다. 총재는 명예직으로 보수를 받지 않지만 매달 9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다. 한자총의 전직 고위관계자는 “한자총 총재직은 늘 당시 정권과 가까운 사람들이 맡아왔지만, 독이 든 성배와 같은 자리”라며 “지금까지 총재들 중 상당수가 정권이 바뀌면 공금횡령·비자금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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