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모습 ⓒphoto. 뉴시스
독감백신 모습 ⓒphoto. 뉴시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늘고 있다.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독감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독감백신 상온 노출, 백색 입자 검출 등의 사고도 잇따랐던 만큼 불안감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23일 0시 기준 독감백신 접종 사망자는 32명을 기록했다. 10월 16일 인천에서 17세 청소년 사망자가 나온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자 대다수는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이다. 여기엔 동일 제조번호의 백신 접종 사망자도 일부 존재한다. 11·22번째(스카이셀플루4가 제조번호 Q022048), 13·15번째(스카이셀플루4가 제조번호 Q022049) 사망자가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22일 오후 처음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전까지만 해도 독감백신 접종 사망자들의 피접종 백신 제조사, 제조번호, 주거지역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들어 당장 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란 입장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해 “현재까지 전문가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예방접종과 사망의 연관성이 낮다고 발표했지만 많은 국민이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방역당국은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하나하나 철저히 규명하고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알려달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같은 제조번호 백신에서 추가 사망자가 확인되면 해당 백신은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 중단 조치를 결정한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정 청장은 23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계에선 독감백신 접종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22일 “예방접종 후 사망 보고에 대하여 아직 백신-접종-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관련 모든 국가 예방접종과 일반 예방접종을 일주일간(2020.10.23.∼29) 유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한백신학회 측은 “아직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라면서도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계절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독감백신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령자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경우 독감으로 인한 폐렴, 기저질환 악화 등으로 사망에 처할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당국은 독감백신 예방접종 시 주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건강 상태 좋은 날 접종, 발열 등 호흡기 증상 시 반드시 접종 연기, 접종 후 15~30분 접종 기관 머물러 이상 반응 살피기, 접종 후 몸에 무리 없도록 쉬고 사흘간 몸 상태 확인, 고열·호흡곤란·현기증 증상 즉시 진료 등.’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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