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12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photo뉴시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12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photo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 3894억원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됨에 따라 현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재판장 임정엽)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등과 관련한 정 교수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며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3894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입시 비리 관련 혐의는 모두 유죄, 사모펀드와 증거인멸 관련 혐의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총 15가지 혐의 중 11개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번 1심 판결은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직후부터 시작된 ‘조국 사태’에 대한 첫 사법적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조 전 장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1심 재판부는 정 교수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서류 위조, 부산 아쿠아팰리스 호텔 인턴 서류 허위 작성,‘동양대 사무실 PC’ 증거은닉 교사 혐의 등 3가지 대해 조 전 장관과 공모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 21부에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및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로 기소돼 있다.

여권 주요 인사들은 검찰의 조국 일가 수사를 두고“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교수에 대한 사법부의 유죄 판결에 따라 그러한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교수의 유죄 판결을 두고“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을 쉴 수가 없다”며 “세상 어느 곳 하나 마음 놓고 소리쳐 진실을 외칠 수 있는 곳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지난 12월 2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최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2월 21일부터 12월 2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보다 2.1%포인트 떨어진 37.4%이었다. 부정평가는 1.4%포인트 오른 59.1%이었다.

시기상 정 교수가 받은 유죄 판결이 이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의 코로나 백신 늑장 대처 논란,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의 고 김용균군 폄훼 발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관련 의혹 등 최근 연속된 악재에 이어 정 교수에 대한 사법처리 결과는 여권에게 또 하나의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조 전 장관의 1심 판결,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관련 대법원 판결 등 여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판결이 남아있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관련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에 대한 재판도 곧 시작된다. 여권에게 줄줄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재판 결과에 따라 국민적 여론 또한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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