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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0호]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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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의 현장일지]코로나19 걸리면 변호사 시험 못 본다? 법적 근거 있나

정재욱  변호사ㆍ법무법인 주원 파트너변호사 

▲ 2016년 1월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에서 제5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돼 응시생들이 시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photo 장련성 조선일보 객원기자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시험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11월 23일 법무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제10회 변호사시험 응시자 유의사항이다. 시험 진행 중 발열 또는 기침 등의 증상 발생 시 시험이 중지될 수 있다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다. 단 확진자가 아닌 자가격리자의 경우 관할 보건소와 협의 후 별도의 장소에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즉 법무부 발표에 의하면, 수험생이 코로나19에 걸리는 경우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곧 시행되는 제10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가 될 수 없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자는 당연히 판사, 검사도 될 수 없다.
   
   한 개인에게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게 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고려하면 그 정도는 부득이한 조치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변호사시험의 경우 응시기간과 횟수에 제한이 있다. 변호사시험법상 변호사시험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예정) 시점으로부터 5년 이내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 한해 응시기간을 유예할 수 있을 뿐, 다른 예외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임신, 출산, 육아는 물론 암, 뇌출혈 등 중증 질환이 발생하거나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로 인하여 장기간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그 예외는 인정되지 않는다. 5년이 경과하거나 5번 떨어지는 경우, 다시는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법원은 이러한 변호사시험 응시기회 제한 조항을 최초 학위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주어진 기회 내에 합격하지 못하면 재응시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로스쿨에 재입학을 하더라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행법상 질병으로 인한 응시기간 유예, 응시횟수 추가 부여는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법무부 방침으로 인하여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되는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의 경우 응시기간, 횟수가 그대로 차감된다. 응시기회를 1회만 남겨두고 있는 수험생의 경우 제10회 변호사시험 이전에 코로나19에 걸리면 앞으로는 영원히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될 수 없다. 법무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응시횟수는 법에 규정되어 있어서 향후 법개정을 해야 구제 가능하다고 답하고 있다.
   
   
   법무부의 응시금지 방침, 법적 근거 있나
   
   법무부는 방역 방침으로 인하여 코로나19 확진자가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방역대책본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한 시험 방역관리 안내’를 살펴보면, 시험 주최기관이 준비 기간 및 시험 과정 중 방역조치 시행이 곤란하고 밀폐 협소한 공간이 시험장인 경우 시험을 연기 또는 취소 등 조정하여 시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을 뿐, 그 어디에도 확진자의 시험 응시를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지침은 보이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12월 시행된 대입 수학능력시험(수능)의 경우, 코로나19 확진 수험생도 응시할 수 있었다.
   
   변호사시험법 제6조에서는 변호사시험 응시 결격사유를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정하고 있는데, 그 어디에도 질병, 감염병으로 인한 응시 결격사유는 찾아볼 수 없다.
   

   1. 피성년후견인
   2. 금고 이상의 실형(實刑)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집행이 끝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3.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4.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
   5. 탄핵이나 징계처분을 받아 파면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6. ‘변호사법’에 따라 제명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7. 징계처분으로 해임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8. ‘변호사법’에 따라 영구 제명된 사람
   

   관련 법령 그 어디에도 질병이나 전염병에 걸린 사람의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진환자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변호사시험 응시를 금지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한국청년변호사회 등 유관 기관·단체에서는 이러한 법무부 방침의 문제점을 인지하여, 법무부가 코로나19 확진환자 변호사시험 응시금지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이들이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구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진환자 응시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위한 개별조치를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 수험생에게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취지다. 응시기간, 횟수 제한으로 인한 문제는 추후 국회의 법률 개정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그 공을 국회로 돌리고 있다.
   
   의료진 및 시험장 확보 등이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이미 수개월 이상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했고 대입 수학능력시험 등 참고할 만한 선례도 존재했다. 특히 변호사시험의 경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5년 내 5회라는 응시기간, 횟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그 확진환자가 불이익을 보지 않고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별도 시험장 마련 등의 조치를 각별히 취할 필요가 있었다. 법무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확진환자의 응시를 위한 조치가 나오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구제책 마련 절실
   
   수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영원히 변호사가 될 수 없다는데, 그 어떤 수험생이 의심증상을 섣불리 말하거나 공개할 수 있을까? 실제 일부 수험생 사이에서는 열이 나면 해열제라도 먹고 시험을 치겠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변호사시험발 대규모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변호사시험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응시 결격사유가 있는 자가 아니라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서 최대한 행정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이라도 법무부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구제 대책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국회에서도 조속히 변호사시험 응시제한 예외사유 확대에 대한 입법적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법 개정 필요성도 분명 있다. 부디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단 한 명이라도 코로나19에 확진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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